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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한량 Sep 06. 2017

삼성 장충기와 언론, 과연 그들만의 책임인가?

최근 삼성 장충기 사장과 주요 언론사 간부들의 문자가 공개되며 많은 파장이 일었다.

사회 비판 기능을 담당한 언론이 나서서 기업의 사장에게 청탁을 하고 대가성 기사로 보답한다고 했다.

때로는 대놓고 광고를 요청하기도 하고 좋은 지면으로 보답하겠다는 시그널도 보냈다.



MBC, KBS 파업과 맞물려 언론의 공정성에 대한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누구나 짐작하고 알고 있는 내용이었지만,

허상이 실체가 되었을 때의 충격은 상상 이상이었다.


많은 이들이 이들을 비판했고,

언론을 삼성의 개라고 비난했다.



과연 이 문제가 비단 그들만의 문제일까?

언론이 삼성의 개가 된 이유가 그들에게만 있을까?


개인적으로 이 문제의 큰 축 중 하나는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그들을 비난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당신은 신문을 구독하고 있습니까? 언론의 중립을 위해 당신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습니까?'


언론사도 돈이 있어야 굴러간다. 기자들에게 월급을 주어야 하고 전기세를 내야 하고 휴지도 사야 한다.

그들에게는 돈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가 많은 돈을 벌기를 꿈꾸듯이 그들도 돈을 벌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정보 = 무료"라는 생각이 작금의 문제를 일으켰다고 생각한다.


최근 개인적으로 즐겨 듣는 팟캐스트 프로그램이 유료화를 선언했다. 

편당 700원. 평균 업로드 콘텐츠를 생각하면 월 5~6,000원가량. 이를 두고 기존 팬들의 반발이 있었다.

초심을 잃었다. 돈에 환장했다. 유료화가 되면 듣지 않겠다.

그동안 그들이 제공하는 정보에 열광하던 이들이 돌아섰다.

그들은 자선 사업가가 아니다. 돈을 벌어야 한다. 

우리가 매일 아침 일어나 지옥철을 타고 출근해서 월급날만을 기다리는 것처럼

그들도 수익이 필요하다. 


예능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를 보기 위해 봐야 할 15초짜리 광고에 흥분하고 불만을 표시한다.

광고가 보기 싫다면 POOQ, TVING 등을 통해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된다.

YOUTUBE RED에 가입해 광고 없이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해 거부감을 갖는다.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정보를 원하는 우리에게는 아무 책임이 없을까?

언론사가 기업의 광고에 기대지 않고 오로지 구독료만으로 운영될 수 있다면 수익을 만들 수 있다면

그들이 삼성의 개가 되었을까?


물론, 그들의 행태를 옹호하고자 하는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다.

비난받아야 하고 바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행동이 따르지 않는 외침은 공허한 메아리로 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보 = 무료"라는 인식이 사라지고 많은 이들이 정보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할 때

새로운 가치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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