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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거인 May 21. 2018

길목

#11. 짐바브웨

 전 날, 새끼 코끼리와 함께 있는 어미 코끼리를 발견하지 못하고 죽을 고비를 넘겼다. 이 사건으로 우리는 계속 여행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하고 한국으로 돌아갈 순 없었다. 카중굴라, 카사네에서 짐바브웨 국경까지는 약 5km 밖에 되지 않는 거리였으나 하루 만에 트라우마를 떨쳐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마을 사람들의 도움으로 20분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였지만 차를 타고 국경으로 이동했다.

 보츠와나 여행을 마치고 짐바브웨로 발을 디딘다. 보통은 보츠와나에서 잠비아로 배를 타고 넘어가는 듯하다. 나는 2011년 봉사자 신분으로 반년 가량 잠비아에서 생활하면서 빅토리아 폭포를 한 차례 방문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는 짐바브웨 측 빅토리아 폭포를 꼭 보고싶싶었기에 비교적 짧은 거리를 여행하게 되지만 짐바브웨를 경유하여 잠비아로 넘어가기로 했다.

 보츠와나에서 짐바브웨로 넘어오게 되면 야생동물로부터의 위험이 덜 할 줄 알았으나 그건 우리의 바람일 뿐이었다. 짐바브웨 국경 근처에도 수많은 코끼리들과 야생동물들이 득실거린다며 꼭 차를 타고 넘어갈 것을 당부했다. 지금까지 위험하다는 경고를 어느 정도 무시하고 여행을 강행해 왔지만 보츠와나에서의 경험은 현지 사람들의 조언을 적극 반영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

 짐바브웨 국경에서 빅토리아 폭포까지는 약 70km 되는 거리. 가는 길에 검문이 있어 한 차에 두 명을 태울 수 없다고 하여 두 대의 트럭을 히치하이킹하여 이동했다.

 500M 정도 이동했을까? 기린이 보인다.

 이에 질세라 코끼리 등장. 국경에서 빅토리아 펄스까지 놓여 있는 도로는 굉장히 좁다. 국경 근처이다 보니 화물차의 이동이 많고 업힐도 꽤나 있어 자전거로 이동하기 까다로워 보인다.

 약 1시간을 차로 이동하여 빅토리아 펄스에 도착했다.

 바분(Babun)이 마을 곳곳에서 하루를 보내고 있다. 가방을 채가기도 하고 괜히 지나가는 행인에게 주먹질을 하기도 하는 이들이기에 주의해야 한다.(가방을 빼앗길 수도 있음) 바분을 스쳐 지나갈 때면 언제 칼자루를 뺄지 모르는 그들이기에 긴장감이 맴돈다.

 빅토리아 폭포 그리고 잠베지강을 차례로 관광하며 짧은 짐바브웨 여행을 마무리한다. 잠비아측 빅토리아 폭포와 짐바브웨 측 빅토리아 폭포를 비교해 본다면, 메인 빅토리아 폭포가 있는 짐바브웨 측에서 보다 넓은 물줄기를 볼 수 있어 더욱 웅장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좋다는 것을 넓음으로만 판단할 수는 없으니 두 곳 모두 나름의 매력이 있다는 것으로 비교를 마무리한다.(짐바브웨 측이 더 좋았다는 말) 

 이튿날

 빅토리아 폭포를 지나 다섯 번째 나라 잠비아로 향한다. 짐바브웨와 잠비아를 잇는 Victoria Falls Bridge를 건너면 또 다른 스테이지가 펼쳐진다.

5년 만에 다시 찾게 되는 잠비아. 그 어느 나라보다 반갑고 정겹다. 남기고 간 흔적과 담았던 추억 모두 내 기억 그대로 일지...

두 다리 자전거에 싣고 다리를 건너 국경을 넘는 첫 번째 나라이기도하다.  

잠비아에서는 과연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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