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 6일간의 킬리만자로 등반을 마치고 돌아왔다. 피로가 몰려와 몸이 노곤하다. 그러나 팀원들과 재회하는 날이어서 인지, 들뜬마음에 쉬이 잠이 오지 않는다.
약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난 팀원들. 건강한 모습이었다. 이곳으로 오는 길이 고됐는지 정대원이 털썩 주저앉았다. 오는 길에 역풍이 몰아친 모양이다. 이렇게 다시 만나니 너무 반갑고 기쁘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공유하며 회포를 풀었다. "자전거로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것만큼 지루한 일도 없다."라고 말한 여행자가 있을 정도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동안 벌어지는 특별한 일들은 많지 않다. 그러나 아프리카를 여행하는 자체가 특별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이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들은 보통과 다르다. 밥 먹고, 자전거 타고, 잠자고의 연속이지만 이 마저도 나누고 싶은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튿날, 오랜만에 함께 국경을 향해 달린다. 이번 여행의 마지막 국가 케냐까지 얼마 남지 않은 여정이다.
설익은 쌀밥을 먹는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아쉬움에 배가 차오른다.
여행의 끝이 보이니, 그저 스쳤던 모든 것들이 아름다웠다는 생각이 든다. 자전거를 타는 것이 일상인 지금인데, 이 여행이 끝나면 다시, 이 모든 것이 일탈이 되겠지. 벌써부터 오만가지 것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마지막이 아니라고 하더라. 비행기를 타고 한국으로 돌아가기 전까지는, 정리하는 마음가짐은 바람직하지 않다. 자연경관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탄자니아를 뒤로하고 일곱 개국의 마지막 국가 케냐로 넘어간다.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마지막 스테이지로 훌쩍 넘어가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