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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지은 Jul 19. 2015

그대의 프로필 사진은 행복해 보여.

SNS가 불러온 질투 :(



 핸드폰만 몇시간 째 만지작 거리고 있다. 종종 쓸데없는 짓인 걸 알면서도, 카카오톡 친구 목록을 넘겨 볼 때가 있다. 혹은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그대의 전시회를 관람하곤 한다.

 내 삶은 그리 멋지지 않다는 생각.
생각보다 소소하고 별거 없는, 느리고 무거운 시간이 찬찬히 흘러간다. 지나가는 시간이 덧없이 아깝다가도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는 무기력함에 혼자서 갈등을 느낄 뿐.

 그녀가 멋진 남편과 함께 살고 있구나, 그는 해외로 여행을 떠났구나, 그녀는 참 여성스러우면서도 예쁘구나,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멋지구나 하는 이런 시시콜콜한 생각이 내 머리 속에 가득 차게 되었다. 어느새 SNS를 통해서 스스로 타인의 삶에 간섭하는 나를 보면서 한심하면서도 비교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이제까지 타인의 반응따위는 신경쓰지 말자고 했으면서 그간 나는 나의 기준점도 없이 다만 피해다니기만 하였나.

 삶을 살아갈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소신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나만의 기준은 어디로 갔으며, 또한 스스로 시간을 굳건히 보낼 힘은 어디에 있는지. 뜨겁고 젊은 여름이 아깝고 또 아깝다.

 나의 기준으로 소신껏 살아가고 싶지만, 타인이 내걸어놓은 간판에 휘청거리고 있는지도 모르지. 타인이 설정해놓은 행복의 기준에 흩날리고 있는지도 모르지. 나는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요 며칠 잠시 내가 SNS를 떠나있던 이유이기도 하다. 원래도 괜한 자극 받기를 꺼려하는 나였는데 어느새 타인의 삶이 차곡히 쌓여있었다. 그러나 나는 다시 밀려있던 피드의 사진을 들여다 보고 있다. 끝없이 펼쳐진 타인의 삶. 멋진 사진을 보는 재미도 있건만 누군가의 자랑 섞인 전시회에 나는 신물 났다 말하면서도 동시에 입맛을 다시는 중이다.

 이러한 이유때문에 연예인이나 유명인사의 시시콜콜한 사생활에 관심을 두기 싫어하는 나였지만, 관계라는 것을 맺어갈 때에 자연스레 서로의 삶이 노출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 모양이다. 그저 내게는 남의 떡이 더 커보이기만 했다. 나의 처지에 감사하기 보다는 타인의 삶이 좋아보이기 마련이니까.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지리멸렬하게 흘러간다. 하루에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는 시간과 내 자신이 보통 참 무의미하기만 하다. 수많은 정보에 노출되고 그 속에 질투섞인 냉소를 느끼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결국에는 흘러흘러 자본주의에 기반한 소비주의, 그리고 SNS를 통한 자기 자랑으로 귀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까. 돈이 많으면 행복하겠구나 싶은 것은 다만 나의 흔들리는 마음 때문일까. 무차별적으로 그대들의 자랑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싶다. 소신껏 살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힘을 길러야 한다.

 좋은 컨텐츠가 주는 적당한 자극으로 내 생각과 사고를 키워야 한다. 그럴 때 나만의 아이디어도 감성도 풍성해질 거 같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한 연구결과에서는 SNS를 하지 않는 사람이 행복할 확률이 높다고 말했나 싶다.

 '질투'. 우리가 모두 수직이라는 개념이 없는 수평선 상에 서 있고 저마다 가야할 목적지가 다르다면. 남들보다 빨리 갈 이유도 없고, 자신이 걷는 길에서 한 걸음 더 내딛는 게 중요하다면. 그래, 질투는 참 소모적인 감정임에 틀림없다.

 사진 한장이 모든 것을 말해줄까? 그대가 여기저기 걸어놓은 행복한 단 순간의 사진이 그대의 행복을 대변해줄까? 아마 그(그녀)도 그 순간이 특별히 행복했기에 기념하기 위해서 사진을 걸어두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 외에 어떤 순간에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는 보통 자신과 비슷하겠지만 우리는 그 조각난 사진들을 이어서 생각하고 만다. 그(그녀)의 삶은 행복할 거라고. 행복하기만 할 거라고.

 어쩌면 나도 똑같은 행동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가장 좋았던 순간을 전시하고 누군가에게 부러움이라는 감정을 만들고 있는지도. 그렇다면 그대는 내가 마냥 행복하게 '잘'지내고 있는줄로만 알겠지. 그러나 우리의 프로필 사진 한 장, 혹은 SNS에 올라오는 사진 한 장이 내뿜는 사랑스러운 모든 분위기는 단 한 순간일 뿐이다. 당신이 행복하다는 주장에 걸맞지 않은 너무 쉬운 일반화의 오류일 뿐이다. 모든 순간 행복하길 바라는 게 우리의 바람이라면, 우리는 그 바람따라 자기 기준에 맞춰진 행복이 무엇인지 알아가야 할 몫을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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