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다시 나를 찾은 날 5
내면의 나: 김경미
현실의 나: 김지언
경미와 지언 사이에서 고민하는 날들이 길어지고 있다. 깊어지는 고민을 어쩌라고 하면 할 말이 없다. 비슷한 시기에 입사한 동료와 베트남음식을 파는 집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지언, 요즘 회사에서 어때요?"
최근 고민하고 어느 정도 정리한 회사에 대한 의견을 가감없이 이야기했다. 고민하면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 온라인콘텐츠 제작 때문에 4년 전 만났던 한 분을 다시 봤다. 목적은 온라인클래스 제작 섭외 완료였다. 4년 만에 생각난 사람은 창고살롱 전혜영 대표님이었다.
일적인 이야기 후에 요즘 고민을 이야기했다.
"내면의 나와 현실의 나 사이의 갭이 커요. 어떤 목소리를 따라 가야 할지 모르겠어요. 내면의 나는 여전히 어린애 같아요. 나는 현실을 살아야 하는데 쉬고 싶다는 말을 해요."
- 지쳤던 건 아닐까요?
내면의 목소리를 이해하기 어려웠다. 철이 없어보였다. 현실을 살아야 하는데 아무런 대책도 없는 무뇌아 같았다. 왜 쉬고 싶냐고 질문해봐도 이유가 납득되지 않았다. 그런 상태에서 들었던 지쳤던 건 아닐까요?라는 한마디가 의식을 강하게 때렸다.
그래서 어떻게 됐냐면, 4년 만에 만난 대표님 앞에서 울고 말았다.
나는 울먹이며 말했다.
"지치면 안되는데, 지치면 안돼요."
- 왜 지치면 안돼요. 괜찮아요.
지친 나를 위로하는 일에 익숙하지 않다. 쪼아대고 쫓기고 도파민이 나올 정도로 밀어붙이는데 익숙한 나. 지친 나에게 무엇을 해줘야 하나 고민이 됐다. 지친다고 큰 일 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호들갑스럽게 된 걸까.
나는 잘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에너지를 주는 일을 선택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먹은 마음과 다르게 삶이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어디든지 나를 써주면 그걸로 감지덕지했다.
왜 지쳤던 건지, 어느 부분에서 격려나 응원을 해야 할 것인지 차차 알아갈 게획이다. 단지 지쳐서 쉬고 싶었던 나에게 미안하고 안쓰러웠다. 연민보다 자애에 더 가까운 마음이었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누군가에게 보내는 따뜻한 노래로 마무리한다.
지쳤나요?
힘든가요?
끝이 있어요!
지쳐도 괜찮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