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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엘 Mar 09. 2023

마지막 회사에서 받은 월급만큼의 수익에 도달했다

세미 디지털 노마드의 명암


세미 디지털 노마드에 대한 마지막 글을 쓴 이후로 거의 6개월이 지났다. 나의 메인 플랫폼 성장에 집중하느라 브런치에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나의 작고 소중한 디지털 노마드 수익은 2022년 12월부터 갑자기 폭발하기 시작했고, 2023년 2월에는 드디어 마지막 회사에서 받았던 월급에 도달했다.



디지털 노마드를 꿈꾸는 사람들이라면 가장 궁금한 것이 과연 내가 받던 월급만큼의 수익을 만들 수 있는가이다. 솔직히 말하면 쉽지 않은 여정이다.



하지만 자본금 0으로 시작하여, 매월 일정한 수익을 나의 힘으로 만들어낸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 특히 나처럼 집단생활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꿈같은 일이다.







물론 이 과정에서 프리랜서로 사는 삶의 명암을 알게 되었다.



이전에는 막연하게, 디지털 노마드는 모든 것이 좋기만 할 줄 알았다.



매일 꾸역꾸역 일어나 지옥철을 타고 회사에 도착, 회사 사람들과 얽히며 부대끼는 삶에서 탈피할 수 있지 않은가. 누구 하나 나를 간섭하는 사람도 없고, 눈치 봐야 할 상사도 없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으니 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일정한 수익만 보장된다면 나에게는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하지만 지난 6개월 동안 메인 플랫폼 성장에 집중하여 수익을 성장시킨 과정에서 느낀 바가 있었다.



1. 디지털 노마드는 디지털 노가다와 다름없다.



물론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얻느냐에 따라 다르다. 하지만 내가 사용하고 있는 메인 플랫폼으로 얻는 수익은 정신적인 노가다였다.



매일매일 콘텐츠를 발행해야 하는 작업이 이토록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는 것을 충분하게 깨달았다.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매일 일정한 개수의 콘텐츠를 발행해야 했다. 피곤한 일이었다. 강제하는 사람도 없는 일이니 나약한 인간은 하기 싫은 날이 더 많았다.



미루고 미루고 미루다가 하루가 끝나기 전 겨우 콘텐츠 작업을 마무리할 때면 부지런하고 규칙적으로 살지 못하는 스스로에 대한 혐오가 짙어졌다.



가장 두려운 것은, 도대체 이 일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었다.



평생을 매일 콘텐츠를 발행하며 사는 삶이 과연 지속가능할 것인가? 일정 수익에 도달하고 나니 새로운 수익 발생에 대한 고민이 찾아온다.



매일 발행해야 하는 컨텐츠에 허덕이다 보면 마음 놓고 여행 다니는 것도 비현실적인 일이 된다. 주말도, 휴가도, 온전한 쉼과 일의 영역이 모호해지는 것이다.




2. 수입이 들쭉날쭉한 프리랜서의 삶



2월에 드디어 전 월급만큼의 수익을 달성했지만, 마냥 기쁨에 취해 있을 수만은 없었다.



프리랜서란, 필연적으로 매월 들쭉날쭉한 수입을 받아들이는 삶이다.



2월에는 월급만큼 벌었지만, 3월에는? 4월에는? 계속해서 성장그래프를 그리는 것이 가능할까? 요즘 경기가 침체되고 있는데, 그로 인한 영향은 없을까?



매달 일거리가 들어올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는 불안감이 있다.



또한 불규칙적인 입금 또한 프리랜서의 삶을 어렵게 만든다.



어떤 건은 빠르게 입금이 되지만, 어떤 것은 최소 한 달, 두 달을 기다려야 정산이 이루어지기도 한다.



그동안 쌓아둔 일정량의 저축금이 없었다면 매달 빠져나가는 각종 고정비용의 지출에 곤란을 겪었을 것이다.






현실이 된 세미 디지털 노마드의 삶에는, 깊이를 더할수록 생각하지 못했던 명암이 존재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삶을 계속해 나가고 싶다.



내 나이쯤 되면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은 과장을 달거나, 스타트업의 경우 팀장까지도 바라보는 경우가 많다. 바깥에 있는 사람의 시선으로 볼 때는 월급도 넉넉하고, 사회적인 직함도 그럴싸하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올라갈수록 치열한 경쟁과, 눈에 보이는 성과를 보여주어야 하는 압박감에 시달리고 있다.



내가 왜 회사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나, 그 이유를 생각해 보면 버틸 수 없는 환경이라는 생각이 든다.



남들보다 조금 적게 벌어도, 수입이 들쭉날쭉하고 불안정해도, 어쨌든 지금은 나 혼자 먹고살 수 있는 수입이 되었다. 기약은 없지만 지금보다 수입이 더 성장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2023년에는 좀 더 확고한 기반을 다지는 디지털 노마드의 삶으로 나아가는 것을 목표로 하며, 오늘도 나는 컨텐츠를 작성한다. 손가락 마디마디 느껴지는 관절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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