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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식 Oct 16. 2023

맥심 에디터가 되고 싶다

사실은 맥심 에디터 '처럼' 되고 싶다

맥심 에디터가 되고 싶었다. 직업인으로서 ''에디터' 라는 직함을 얻고 싶었던 것도 있지만 좀 더 특별하게 '맥심 코리아' 잡지사의 에디터가 되고 싶었다. '맥심' 이라는 멋진 잡지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맥심 잡지를 만드는 사람들을 좋아했다. 멋진 잡지는 멋진 사람들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나는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물론 지금도 달라진 건 없다. 


맥심 잡지를 만들던 몇몇의 사람들을 안다. 실제로 아는 사이는 아니고 그 사람들의 SNS 계정과 주요 활동들을 팔로우하면서 내적 친밀감을 쌓았다. 두 사람 모두 지금은 맥심 잡지를 만들고 있지는 않지만 여전히 멋진 사람들이다. 역시 멋진 잡지는 멋진 사람들이 만들고 있던 것이 맞았다. 맥심 잡지를 만들지 않아도 멋진 사람들을 여전히 닮고 싶다. 


내가 닮고 싶던 그 멋진 사람들을 소개하고 싶다. 내가 닮고 싶던 그 사람 중 한명은 '윤담백' 이다. 그는 맥심 잡지를 만들던 시절에 '윤마초' 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지금은 그 이름에 대한 깊은 후회와 부끄러움으로 이름을 ‘담백’으로 바꿨다. 담백한 삶을 살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담은 것이다. 나는 그의 ‘마초’라는 이름에 굉장히 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는 조금의 부끄러움에도 괴로워하는 윤동주 같은 사람이다. 그의 그런 신념이 멋있었다.


윤담백은 그가 가진 신념만큼이나 뛰어난 패션 센스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가 입는 옷, 그가 착용하는 패션 아이템들은 하나같이 멋졌는데 그 무엇하나도 유행에 따르는 것이 없다. 그가 가진 그만의 신념이 패션에도 나타나는 것 이었다. 옷 하나도 그런 올곧은 신념으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게 그가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매력이었다. 


윤담백은 패션만에 아니라 글도 센스있게 썼다. 날 것의 느낌이었지만 그 안에 치열한 고민 끝에 쓰여진 위트와 재치가 있었다. 패션 만큼이나 멋진 글이 그를 돋보이게 한다. 하지만 그가 멋진 패션과 글만 있었다면 내가 이토록 좋아하며 닮고 싶어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뛰어난 그 두 가지 능력 뿐 아니라 음악적 재능까지도 갖춘 다빈치 같은 사람이다. 


https://youtu.be/8ZZ7kJPGEtw?si=QWRfZXneTz_0ftIV

윤담백 <사랑의 공덕역> official MV

그의 능력 때문인지 그는 맥심에서의 에디터 생활을 마무리하고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음원을 내고 의류 사업과 프리랜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며 영상, 사진 등을 찍는다. 다방면에서 그가 가진 능력을 뽐내며 매력을 드러낸다. 그런 점이 내가 가장 닮고 싶은 점이다. 어느 조직에 속해 있지 않더라도 개인이 가진 능력으로 스스로 컨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점 말이다.  그런 점들을 닮고 싶어 여러 능력들을 키우고 있다. 언젠가 나도 내 이름이 브랜드 이자 콘텐츠가 될 날을 꿈꾼다. 


두번째로 소개 하고 싶은 사람은 '강지융' 이라는 사람이다. 그는 맥심 잡지를 만들던 시절 뛰어나고 탄탄한 유머가 담긴 글을 쓰는 사람이었다. 그가 맥심코리아에 합류하게 된 일화도 심상치는 않은데, 그는 페이스북에 단 유머 댓글로 맥심 에디터가 된 사람이다. 


그가 대학시절 달았던 페이스북 댓글


그는 대학 시절 페이스북 대나무숲 페이지에 재치 있는 댓글을 많이 달았다. 그의 댓글은 학우들 사이에 많은 화제가 되었고 해당 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꽤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결국 그 댓글들을 모아 포트폴리오로 제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 결과 그는 단 한번의 취업 준비로 내가 그토록 되고 싶었떤 맥심 에디터가 되었다. 나도 페이스북에 재밌는 댓글을 달았다면 에디터가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란 걸 안다. 나는 그 사람 만큼 재미있는 댓글을 쓰지 못하니까. 


그렇다고 그가 글 외에 다른 것을 못하느냐 말한다면 서운하다. 그는 스스로를 '감성충' 이라고 칭할 만큼 감성있는 사진과 영상미에 집착을 했는데 그 감각이 매우 뛰어났다고 생각한다. 그가 기획한 표지 화보가 실린 잡지가 일주일도 안되어 완판을 하거나 독자들로 부터 화보에 대한 끊임없는 칭찬을 듣기도 했으니까 말이다. 그가 운영하는 '감성충 vlog' 또한 그 감각을 매우 잘 나타내는 콘텐츠다. 그가 대학시절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것이 그가 가진 감각의 비결이 아닐까? 


https://youtu.be/CT6T7wtFetI?si=nEg2qt77kv9MfiKG

강지융 에디터가 만드는 브이로그


그렇게 감각있는 화보와 재치있는 글을 쓰던 그는 지금 맥심을 떠나 메타코미디에 실장이 되었다. 그의 능력을 알아본 것이 나 뿐만은 아니었다. 메타코미디 정영준 대표는 그의 능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메타코미디의 스타팅 멤버로 '강지융' 을 택했다. 처음엔 그의 행보에 나 조차도 물음표를 떠올렸지만 지금의 메타코미디를 생각한다면 느낌표를 10개를 떠올려도 모자를 정도다. 강지융은 안목 또한 좋은 사람이다. 


내가 닮고 싶어하는 두 사람의 공통점을 떠올리니 모두 다재다능 하다는 것이었다. 스스로를 한 가지 능력에만 국한 시키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스스로 도전하며 배우는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내가 간헐적 중독자라는 성향을 갖고 있는 것도 이 두 사람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예전보다 시간이 많이 흘렀고 그들도 이제 예전만큼 소식을 전해주진 않지만 여전히 그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 언젠가 나 또한 다양한 내 능력을 여러 곳에서 펼쳐보고 싶다. 그들 또한 여전히 그렇게 도전하고 있는 중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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