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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May 04. 2018

기술로 감정을 터치하라


사람의 감정을 읽는 인공지능이 탄생했다


미국 기술 벤처인 어펙티바(Affectiva)는 사람 감정을 읽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어펙티바 창업자인 라나 엘 칼리우비(Rana el Kaliouby)는 감정을 잘 느끼며 살기 위해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는 것은 승산 없는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기술이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와 벗어날 수 없는 이상, 기술이 인간의 감정에 더 잘 반응하게 하는 것이 더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컴퓨터 공학자인 저는 막 결혼한 어린 신부였습니다. 남편의 지원 덕분에 이집트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영국의 케임브리지대 박사 학위 과정에 입학했습니다. 하루 대부분을 노트북과 보냈어요. 노트북은 제가 행복한지 스트레스를 받는지, 제 감정을 당연히 이해하지 못했죠. 고향 가족과 온라인으로 대화하면 제 모든 감정이 사이버 공간에서 사라지는 것 같았어요. 저는 향수병을 앓았고 외로웠습니다. 기술은 높은 인지 지능(IQ)을 가지고 있지만, 감성 지능(EQ)은 없어요. 노트북이 우리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감정을 읽고 반응하는 기술을 만들었죠.”


얼굴의 감정점으로 감정 데이터를 만드는 어펙티바


어펙티바 팀은 다양한 인종, 나이, 성별의 표정 데이터를 수집했다. 75개국 2900만 개의 얼굴 영상에서 120억 개의 감정 정보점을 수집했다. 컴퓨터는 억지웃음인지 진짜 웃음인지 등 인간 표정 특징을 포착하여 딥러닝 기술로 스스로 배워 나간다.


라나 엘 칼리우비는 앞으로 모든 기계가 감정 칩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본다. 사람 감정을 이해하는 컴퓨터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폐증이 있는 사람이 감정 안경을 끼면 상대의 감정을 도식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운전자가 졸음을 참지 못해 졸음운전을 하기 직전이라거나 화를 참지 못해 난폭 운전을 하고 있다면 인공지능 자동차는 사람의 잠을 깨우거나 감정을 달래줄 수 있다.




이제 내 마음은 로봇이 어루만진다


어펙티바의 창업자 라나 엘 칼리우비처럼 혼자 사는 청년은 누구나 외롭다. TV를 시청하는 용도가 아니라 혼자 있는 기분이 싫어 누가 함께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기 위해 켜 두는 사람들도 있다. 혼자 있지만 외롭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로봇이 사람 감정을 정확히 읽고 반응하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하지만 계속해서 진화 중이다. 서비스 로봇 시장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기업은 일본 소프트뱅크이다. 소프트뱅크가 2014년에 출시한 휴머노이드 로봇 페퍼(Pepper)는 키 120cm, 몸무게 29kg의 사람 모습을 한 AI 로봇이다. 감정 엔진이 탑재된 페퍼는 카메라, 3D 센서, 마이크로 사람의 표정과 목소리를 읽고 현재 웃고 있는지 화가 났는지를 판별한다. 클라우딩 컴퓨팅으로 어떤 감정인지를 파악해 대응한다. 퇴근해서 집에 오면 ‘좋다’는 감정으로 인사를 건네고, 자리에 앉아 대화를 나누면 ‘즐겁다’는 감정을 표현한다.


일본에서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로봇 페퍼


미국 최대 완구업체인 하스브로(Hasbro)는 혼자 사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애완 고양이 로봇과 강아지 로봇을 출시했다. 기능은 적지만 저렴한 상용 모델로 100~120달러 선에서 살 수 있다. 고양이는 가르랑거리고 개는 짖는 등 사람이 만지면 동물처럼 반응한다. 고양이를 계속 쓰다듬으면 배도 만져 달라고 몸을 뒤집고, 오랫동안 만지지 않으면 지쳐 잠이 든다.




광장과 밀실 사이에서


인간은 혼자 있고 싶지만, 또 혼자는 견디지 못한다. 최인훈 소설가는 작품 『광장』에서 인간은 밀실과 광장이 모두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했다. 


“인간은 광장에 나서지 않고는 살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인간은 밀실로 물러서지 않고는 살지 못하는 동물이다. 인간을 이 두 가지 공간의 어느 한쪽에 가두어버릴 때, 그는 살 수 없다.”


감정 과잉인 서비스 사회에서 지칠 때면 밀실에 들어가 감정을 정화하고 싶지만, 혼자 오래 있다 보면 사람이 그리워지는 모순덩어리가 인간이다. 이러한 인간의 양가 감정을 잘 어루만지는 서비스에 미래 사업의 기회가 있다. 



출처: 
TED 강연, ‘This app knows how you feel — from the look on your face’
이코노믹리뷰, ‘로봇은 할머니의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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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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