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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May 30. 2018

재미는 그 무엇도 당해내지 못한다


재미 추구는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은 왜 재미를 추구할까? 재미는 인간을 몰입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몰입은 주변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한 가지에 몰두하는 상태다. 몰입하면 나를 힘들게 하는 온갖 잡념을 잊고 현재에 집중할 수 있다. 삶이 충만해지고 행복을 느낀다. 그 때문에 올림픽과 같은 거대한 즐거움이 있을 때면 전 세계가 올림픽에 빠져든다.


석촌호수에 등장한 러버덕 (출처. 러버덕 프로젝트 페이스북)


2014년에 서울에서 재미난 이벤트가 있었다. 석촌호수에 거대 오리 인형 러버덕(Rubber Duck)이 뜨자 연예인까지 앞다투어 찾아와 인증샷을 찍고 SNS에 공유했다. 전시 첫날에 운영 사고로 러버덕의 얼굴이 호수에 반쯤 가라앉자 보는 이들의 마음에 귀여움이 폭발했고 온라인에서는 ‘러버덕 시차적응 중’, ‘덕무룩’ 등 재치있는 글이 퍼졌다. 러버덕 프로젝트는 어릴 때 욕조에서 가지고 놀던 노랑 오리를 대형화해 강이나 호수에 띄우는 것이다. 2007년에 프랑스에서 시작해 일본, 중국, 미국, 칠레 등 전 세계로 퍼져 수 억 명에게 즐거움을 줬다.


러버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플로레나인 호프만 (출처. 러버덕 프로젝트 페이스북)


러버덕 프로젝트의 기획자는 네덜란드 설치미술가인 플로레나인 호프만이다. 그는 반복된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긴장을 풀고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 야외에 거대 조형물을 전시한다. 오리 이외에도 토끼, 파랑새, 빨강 돼지, 하마, 개, 곰 등을 거대하고 귀엽게 만들어 공공장소에 전시한다. 언론사들과 인터뷰에서 그는 “귀여운 오리를 보고 사랑과 행복을 느끼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세계는 평화로워집니다. 러버덕 프로젝트는 국경도 경계도 없고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며 어떤 정치적 의도도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의 긴장이 해소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했다.


러버덕 프로젝트가 세계 곳곳에서 꾸준히 진행되는 이유는 경제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진행된 러버덕 유료 전시에 300만 명이 다녀갔는데, 52일 동안 입장료 매출만 348억 원이었다. 서울에서도 러버덕을 보기 위해 한 달 동안 500만 명이 다녀갔고, 롯데는 투자한 10여억원 보다 더 큰 수익을 얻었다. 롯데타워몰 매출뿐 아니라 지역 상권 매출도 평소보다 10~20% 올랐다. 



큰 재미는 큰 수익으로 돌아온다


재미를 주고 이익을 얻는 대표적인 비즈니스가 엔터테인먼트이다. 한국이 전 세계에 자랑하는 한류를 이끄는 새 얼굴은 7인조 보이 그룹 방탄소년단이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미국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2년 연속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으며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보이 그룹임을 증명했다. 2017년에 한국, 북남미, 동남아, 호주, 일본 등 전 세계 19개 도시에서 40회 공연하며 55만 석을 모두 매진시켰다.


방탄소년단 일곱 멤버


전세계 10~20대가 방탄앓이를 하게 만드는 비결은 공감과 재미이다. 방탄소년단은 한국 3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SM, YG, JYP가 아닌 중소형 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한 흙수저 아이돌이다. 기성세대가 만들어준 노래를 부르는 것이 아니라 멤버들이 매 앨범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다. 왕따, 자살, 입시, 진로 등 성장기에 겪는 혼란스러움과 사회에 대한 불만을 솔직하게 담아 10~20대의 큰 공감을 얻었다. 둘째는 보는 재미가 있다. 잘생긴 외모에 한국 특유의 칼군무를 자랑하며 세계 팬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데뷔 초부터 트위터, 블로그, 유튜브 등 다양한 SNS 채널에서 팬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쉼 없는 즐거움을 줬다. 일곱 명이 한 개 계정을 같이 사용하며 연습하는 모습, 각 멤버의 개성을 살린 콘텐츠, 일상의 자연스러운 순간들을 꾸준히 올린다. 신비주의를 고수하며 말과 행동을 통제하는 다른 기획사 아이돌과 달리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공유해 팬들이 친구처럼 가깝게 느낀다.


방탄소년단을 만들고 키운 빅히트 수장 방시혁 대표


방탄소년단의 소속사인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방탄소년단만으로 2017년에 매출 924억 원, 영업이익 325억 원을 얻었다. 빅 3 기획사인 SM(109억), YG(252억), JYP(195억)의 영업이익을 가뿐히 뛰어넘으며 엔터테인먼트 회사 가운데 영업이익 1등을 차지했다. 2018년에 넷마블게임즈는 주식시장 상장을 준비하는 빅히트의 지분 25.7%를 2014억 원에 매입했다. 넷마블은 방탄소년단 멤버를 육성하는 시뮬레이션 게임 ‘BTS 월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중독성 강한 게임에 아이돌 팬심을 결합하여 헤어나올 수 없는 즐거움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 재미가 있는 곳에 수익이 따른다는 것을 돈 잘 버는 기업이 제일 잘 안다.




출처:
뉴시스,‘러버덕’ 만든 호프만 “모두를 위한 예술만 믿는다"
조선일보, '억(億)하신 몸' 러버덕… 하루 일당만 4666만원
조선일보, "방탄소년단 효과"…빅히트, 2017 매출액 924억 '창사 이래 최고'
동아비즈니스리뷰, "스토리텔링과 힙합 틈새시장 개척. 방탄소년단 '빈틈없는' 전략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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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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