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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Aug 10. 2018

사무실을 공유하는 위워크와 추격자들

세계 최대 공유 오피스 위워크


2008년이었다. 뉴욕 브루클린에서 아기 옷 회사를 운영하는 애덤 노이만(Adam Neumann)은 임대료 내기가 버거웠다. 작은 회사를 운영하지만 소규모 사무실을 찾기가 힘들어서 사무실을 넓게 쓰면서 임대료 걱정을 하고 있었다.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건축 설계사 미겔 매케비도(Miguel McKelvey)도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차라리 건물 한 층을 통째로 빌려서 소규모 사업자에게 싼값에 빌려주고 수익을 얻자고 의기투합했다. 건물주에게 한 층을 다 빌리겠다고 말했더니 건물주는 코웃음을 쳤다. 애덤 노이만은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고했다.


건물주는 ‘당신이 부동산에 대해 뭘 안다고?’라고 말했습니다. 저는 다음과 같이 받아쳤죠. ‘지금 당신 건물은 텅텅 비어 있어요. 그런 당신은 부동산에 대해 뭘 알고 있나요?’라고.


건물주는 월 5000달러를 선불로 달라고 했다. 돈이 부족했던 그들은 후불로 월 7500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공간을 15개로 쪼개서 사무실당 1000달러씩 총 15000달러를 받아서 절반은 임대료로 주고 절반은 수익으로 가질 계획이었다. 광고를 내자마자 자리가 금세 다 찼다. 두 사람과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2008년에 금융 위기가 시작되면서 불황으로 장기간 부동산을 임대하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필요한 공간만큼만 단기간 빌려 쓸 수 있는 서비스에 사람들이 반응했다. 이들은 1년 만에 7개 지점을 열었고, 2010년에 본격적으로 사무실 공유 회사 위워크를 시작했다. 


위워크 공간


위워크는 2018년 기준으로 22개국 74개 도시에 253개 지점을 두는 글로벌 최대 사무실 공유 회사이다. 4만 개 입주사, 25만 명의 회원이 이용한다. 위워크가 급성장한 배경은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무환경을 구축했기 때문이었다. 소규모 사업자가 적은 비용으로 좋은 사무실을 얻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다. 사무실을 구해도 사무실을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전기세도 내야 하고, 프린트 잉크도 갈아줘야 하고, 청소도 해야 하고, 마실 커피와 차도 챙겨야 한다. 많은 사람이 사무실 임대료를 나눠 내는 위워크는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고층 빌딩 사무실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쓸 수 있다. 월정액을 내면 전기세, 프린트 잉크, 청소, 음료 등을 걱정하지 않아도 위워크가 모두 제공한다. 


위워크의 창업자 미겔 매켈비는 기업에 유연성을 제공하는 위워크 모델이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처음 이 사업을 시작한 시기는 어마어마한 불경기였다. 글로벌 금융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했다. 그때 사람들이 말했다. 불황 탓에 아무도 장기 임대를 하려고 하지 않아 위워크가 성공했다고 말이다. 경기가 회복되면 위워크는 계속 성장하기 힘들 것이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기업들이 과거처럼 다시 건물을 사리라 예상한 것이다. 그런데 경기가 좋아져도 위워크는 여전히 성장하고 있다. 경기가 예전보다 좋아졌지만, 기업들은 과거의 위기를 반면교사로 삼아 어떤 상황에서든 유연하게 대처할 재무적 능력을 갖추려고 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위워크의 비즈니스 모델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게다가 게임의 법칙이 바뀌고 있다. 수많은 스타트업이 거대 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창업 시장에 많은 사업가가 뛰어들고 있다. 이들에게 위워크는 꼭 필요한 존재다.



국내 공유 오피스 시장은 이제 시작이다


위워크는 2016년 8월에 강남역점을 시작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2호점인 을지로점은 최대 3000명을 수용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로 명동 대신파이낸스센터 10개 층을 사용한다. 늘어나는 수요를 바탕으로 꾸준히 지점을 확장해 2018년 8월 기준으로 서울에서 8개 지점을 열었다. 


위워크의 성공을 바탕으로 서울에서도 공유 오피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어 있는 부동산 자산을 활용하고자 하는 건물주의 니즈와 합리적으로 유연하게 사무실을 사용하고자 하는 사업자들의 니즈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KT는 2017년에 600억 규모인 공유 오피스 시장이 2022년까지 7700억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라 전망한다. 공유 오피스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특색 있는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다. 


무신사 스튜디오 공간


국내 업체로 공유 오피스 시장을 개척한 패스트파이브는 위워크와 가장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2015년 1호점을 시작으로 2018년 8월 기준 14개 지점을 열었다. 신세계인터네셔널은 강남구 청담동에 패션업계 종사자들을 위한 공유 오피스 S.I_LAB(에스아이랩)을 열었고, 공간에서 브랜드 런칭 행사, 패션 관련 강연 등을 진행한다. 온라인 패션 플랫폼인 무신사는 동대문 현대시티아울렛 4개 층에 1200명이 입주할 수 있는 공유 오피스 무신사스튜디오를 열었다. 패션 브랜드의 성장을 돕기 위해 쇼룸, 전문 수선인이 상주하는 수선실, 11개 촬영 스튜디오, 물류 창고 등을 갖췄다. 강남역에 문 연 빌딩블럭스는 3개층 가운데 1개 층을 여성 전용 공간으로 만들었다.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를 위한 수유실과 자녀를 맡기고 일할 수 있는 키즈존을 만든다. 한미글로벌의 인테리어 분야 계열사 이노톤은 건축과 인테리어 분야에 특화된 공유오피스 이노스페이스를 열었다. 샘플룸, 디자인 라이브러리, VR, 3D 프린터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출처:
조선일보, 4년 만에 17조원 기업 된 '공유 사무실'
매거진B, WEWORK
허핑턴포스트, 공유오피스 전성시대가 열린이유, 음성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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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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