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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정원 Aug 10. 2018

느슨한 관계는 힘이 세다

빨간 풍선 10개를 찾아라


2009년 12월 5일 토요일 오전 10시. 미국 국방부 홈페이지에 글이 올라왔다. 미국 전역에 2미터 크기의 빨간 대형 풍선 10개를 설치해 놓았는데, 10곳의 위치를 가장 먼저 찾는 팀에게 4만 달러의 상금을 주겠다는 것이었다. 세계 최초로 인터넷을 개발했다고 알려진 미국 국방부가 인터넷 등장 40주년을 기념해 연 행사였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유의 힘을 알아보기 위해 기획됐다.


미 국방부는 풍선 위치를 모두 찾아내는 데 9일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MIT 팀은 8시간 52분 41초 만에 성공했다. MIT 팀은 어떻게 거대한 미 대륙 여기저기에 숨겨진 풍선 10개 찾기를 빠르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MIT 팀은 풍선 찾기에 기여한 사람에게 상금을 나눔으로써 정보를 공유할 이유를 만들었다. 

- MIT 팀에 정확한 풍선 위치를 보내 준 A: 2000 달러 

- A에게 행사 정보나 풍선 위치 정보를 알려 준 B: 1000 달러 

- B에게 행사 정보나 풍선 위치 정보를 알려 준 C: 500 달러 

- C에게 행사 정보나 풍선 위치 정보를 알려 준 D: 250 달러


이런 상금의 가지치기를 하면 수학적으로 풍선 한 개를 찾는 데 드는 인센티브가 4000달러를 넘지 않는다. MIT 팀은 4만 달러의 상금을 받아서 각 풍선당 4000달러 미만의 상금을 나누고, 남는 돈은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사람들은 발 빠르게 메일,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주변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 정보를 요청하며 MIT 팀에 협력했다. 짧은 시간 동안 5천여 명이 MIT 팀에 기여했고, 심지어 미국이 아닌 해외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도왔다. 



약한 연결은 기회를 부른다


미 국방부의 빨간 풍선 찾기는 ‘역한 연결의 힘(Strength of Weak Ties)’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약한 연결의 힘은 미국 스탠퍼드 사회학 교수인 마크 그라노베터(Mark Granovetter)가 1973년에 발표한 논문이다. 가족, 친한 친구 등 가까운 사람보다는 친하지는 않지만 알고 지내는 사람들에게서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경우가 더 많다는 것이다.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는 사람은 내 테두리 사람과는 다른 정보를 접하기 때문에 새로운 정보, 기회, 판단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라노베터 교수는 이직한 사람들이 어떤 경로로 새로운 직장을 알게 되었는지 실증 연구를 했다. 27.8%가 약한 연결을 통해, 16.7%가 강한 연결을 통해, 55.6%가 중간 세기의 연결을 통해 직장을 구했다. 



약한 연결고리를 통해 더 나은 기회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누구나 더 많은 네트워크를 원한다. SNS는 이런 약한 연결 고리를 빠르게 늘릴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SNS를 통해 누구나 쉽게 원하는 분야의 연결고리를 만들 수 있다. 그 연결의 범위는 전 세계로 확장됐고 연결의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있다. 세계 최대의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인 페이스북은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22억 명이 사용한다. 14억 명으로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중국보다 페이스북에 더 많은 사람이 모여 있다. 페이스북에 가입하면 22억 명 가운데 누군가와 가볍게 연결될 가능성이 열린다. 그 연결을 통한 배움, 성장, 성공 스토리가 매일 일어난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연결되면 더 행복하고 더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연결 고리를 찾는다. 그래서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서비스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진화한다. 



출처:
위키피디아, DARPA Network Challenge
The Strength of Weak Ties, Mark S. Granovetter, American Journal of Sociology Vol. 78, No. 6 (May, 1973), pp. 1360-13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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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들의 비즈니스 코치'이자 기업 교육을 설계하는 '혁신 전문가'

한양대학교 경영교육원(FIT) 센터장

윤정원 joan0823@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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