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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워홀러 류 씨 Jul 18. 2017

週刊 <워킹홀리데이@타이베이> 제15호

2017년 4월 17일부터 4월 23일까지의 일주일.

週刊 <워킹홀리데이@타이베이> 제15호


타이베이에 온 지 세 달 반, 드디어 대만에 온 목적을 이루기 시작했습니다. 크흑. 외식으로 해결하던 저녁 식사를 가게에서 일하기 전에 먹기 시작하면서 음식 사진이 급격히 줄어들었습니다.



2017.04.18 화

국부기념관 역 1번 출구 앞


이날 딴삥을 먹었는데 사진이 가게 사진밖에 없다. 여기도 맛이 꽤 괜찮네. 종종 이용해야지.


2017.04.19 수

四海豆浆大王, 台北 中山

小籠包 8個 NTD 60


아무래도 밥 먹기 전에 뭐 좀 먹어야 할 것 같아 메인 역 근처의 사해 또우장에 들러 소롱포로 끼니를 때웠다.


2017.04.20 목

點子營養早餐吧, 台北 後山埤

牛肉堡 加蛋 NTD 45


집 근처 아침 집에서 햄버거를 주문했다. 아마 소고기 버거에 계란을 추가한 것 같다. 처음에 요리가 잘못 나왔지만 내가 사진 찍는 동안 그것을 알아챈 점원 아주머니께서 미안하다며 바로 다시 가져오셨다.


2017.04.22 토

許家黃金牛肉麵, 台北 永春

蕃茄牛肉麵 小碗 NTD 140


집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의 유명 우육면 맛집이 문을 안 열었길래(시간 한 번 참 안 맞는다. 한 번을 못 가네.) 근처의 다른 우육면 집으로. 소짜라 면의 양이 많은 건 아닌데 국물까지 다 마시고 돌아오는 길에 근처에서 음료수도 하나 먹었다가 배 찢어지는 줄 알았다.

먹으면서 가게에 틀어진 뉴스를 봤는데 자막을 보니 현재 일본의 천황(일왕)이 상황이 된다는 소식을 전한다. 속으로 오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다가 한자를 조금 읽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뉴스도 조금 볼 수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다.


2017.04.22 토

珍好鍋貼, 台北 後山埤

鍋貼 개당 NTD 5


이 집이야 말로 '맛집'이라 부를 수 있는 레벨이라 생각한다. 한 번 간 가게는 재방문을 잘 안 하는 나지만, 이 집은 헛걸음도 여러 번 했고 이미 네 번째인가 된다. 오후부터 저녁 장사만 하는 집인데 저녁 식사 시간에 오면 가족 단위 손님으로 바글바글해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나야 한 명이라 보통은 빈자리 합석이지만.

메뉴는 군만두 하나에 그 밖에 탕 종류, 반찬(양배추 절임)도 주문 가능이라 아예 가게 들어올 때 군만두 개수를 말하면서 들어간다. 개당 대만돈 5원, 난 8개 먹으니까 40원, 만두 8개에 한국 돈 1400~1500원 정도.

매번 만족스럽게 먹고 간다. 이 맛있는 걸 나 혼자 먹어서 참 아쉽다.


2017.04.23 일

開丼, 台北 市政府

日出燒肉丼 牛肉 NTD 220 고기 추가 NTD 40


시정부 쪽의 신의 쇼핑가 쪽의 백화점 지하에서 먹었다. 많이 먹겠다고 고기를 추가해서 먹었다가 지나치게 많이 먹어서인지 바로 배가 아파왔다. 나도 잘 먹는 사람이고 싶다. 흐흑.

그릇에 가지런히 올려진 고기를 보니 일본에서 덮밥 집에서 일했던 게 생각난다. 이젠 진짜 까마득한 옛 일이 되었구나.


<이주의 커피>

대만에 오고 싶었던 이유는 대만 연수를 통해 생긴 막연한 호감과 중국어 배우기, 처음 정착지로 타이난을 골랐다가 타이베이로 변경한 것은 타이베이가 커피로 유명한 도시라길래. 그러니 지난 세 달 반 동안 커피도 중국어도 손대지 못했다. 호주처럼 아침 일찍 문 열어서 오후 즈음에 닫고 테이크아웃 커피 문화이기를 바랐는데 막상 대만에 와보니 테이크아웃보다는 카페에서 디저트와 함께 커피를 즐기는 것이 대만의 커피, 카페 문화였다. 게다가 커피 한 잔의 가격은 멜버른의 커피 가격과 절대 가격이 비슷할 정도. 싼 커피도 있고 무척 비싼 커피도 있지만 평균값은 대만 법정 최저 시급으로 한 시간 시급에 해당하는 정도의 가격이라 꽤나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제 투잡도 시작했겠다, 슬슬 커피를 마시러 다니기로 했다. 동시에 어차피 집에서는 공부를 안 하니 카페에서라도 공부하자 해서 한국 회사 사장님께 빌린 공부책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그동안 수집한 카페만 백 군데가 넘으니 하나하나 클리어 해나갈 예정이다. 별 거 없고 그냥 내가 메모해둔 것을 옮겨 적을 뿐이다.

 

2017.04.22 토

1) 萃咖啡, 台北 永春


집에서 가까운 곳 중 구글 평점이 좋은 곳으로 가보았다. 호주에서는 플랫화이트만 대만엔 플랫화이트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아메리카노 위주로 마시기로 했다. 가게 벽에는 동네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이 전시되어 있었고, 내 옆 자리의 큰 테이블에는 전시된 그림을 보기 위해 카페를 방문한 그림을 그린 어린이 작가님들과 그 가족들이 앉았다.

종이 사는 걸 좋아해서 또 새로 산 종이 등장.

독학을 시작한 시청화어. 중국어는 '독학이 어렵다'기 보단 '독학을 해선 안 된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혼자 하다 보면 발음과 성조가 엉망진창인 채로 굳어지기 때문이다. 나는 일단 말하기는 포기하고 기본 문장 구조와 기초 문법, 한자를 눈에 익히는 것을 우선시하기로 했다. 애초에 내가 중국어를 배우려고 한 것도 말을 배워 사업을 한다거나 일에 사용하겠다는 것이 아닌, 앞으로 다시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을 때 더 많은 논문과 자료를 얻기 위함이 훨씬 크기 때문에 말에 대한 욕심이 크진 않다. 물론 자기합리화에 핑계에 지나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 다시 보니 확실히 초반엔 아주 기본적인 단어들이 등장한다. 覺得 (Juédé, think/feel)나 知道(Zhīdào, know) 같은 동사들.


2017.04.23 일

2) 巢 nido, 台北 市政府


오랜만에 커피를 마시니 맛 구분이 안 된다. 꽃, 과일맛- 이란 말 밖에 못 하겠다. 커피와 디저트 가격이 같아 무엇이든 하나면 200nt(......) 두 번째는 150nt 이런 식으로 계산된다. 무척 조용한, 두 명 이상의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기보단 혼자 온 사람이 자기 일 하다갈 수 있는 분위기의 개인 카페. 메뉴에 떠들지 말아달라고 적혀있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없어 에스프레소 계열의 커피는 없단다.

찻잔에 담겨 나오는 싱글 오리진. 맛있는 커피였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다시 가기도 추천하기도 어렵다. 특히 여행객들에게 추천하기엔 너무 조용한 곳이다. 수제 푸딩이 무척 땡기긴 했지만 차마 도전하기엔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건물의 2층인가 3층에 있고 1층에서 벨을 눌러야 문을 열어줘 올라갈 수 있다.




1)

새로 시작한 일본 가게에서 며칠 일해 보면서 느낀 것은 '내가 다시는 일본 가게에서 일하나 봐라.' 매번 다짐하면서도 매번 결국 손을 벌리게 되는 것이 일본 음식점이다. 가장 빨리 일을 구할 수 있고 한국 가게들처럼 법정 최저임금에 딱 맞춰 준다거나 혹은 그 이하로 주는 일 없이 법정 최저임금은 최소한으로 맞춰주고(물론 일본인들이 운영하는 곳에도 안 그런 곳도 있다. 하지만 비율은 다른 것 같다.) 종종 높은 시급을 주기 때문에 수많은 이유로 한국 가게보다는 일본 가게를 선호한다.

하지만 일본 가게에서 일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게 되는 것은 역시 지나친 짠돌이 정신무급 추가 근무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풍토, 경직된 상하관계, '회사(가게)를 위해서'라며 희생 요구 등이 지금의 나의 사고방식과는 꽤 많이 거리가 있다. 아 일본은 안 그럴 줄 알았는가? 한국의 못돼 먹은 기업 문화는 일본에서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거다. 적어도 야근과 접대 문화는 일본발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상하관계는 일본식 기업 문화+한국의 군대 문화가 결합된 형태일 테고. 회사에서 일해본 적이 없어 나도 모른다. 늘 그렇듯 남들의 경험담을 토대로 생각해볼 뿐.

제일 싫은 건 팁을 '가게(사장) 주머니'에 넣는 행위다. 모아서 다 같이 회식 등에 쓴다거나 하는 거면 모를까 회사 혹은 점주의 이익으로 넣는다는 건 "쪼잔한 ㅅㄲ들"이란 생각밖에 안 든다. 일본도 한국도 팁 문화가 없는 곳이라 팁을 받았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는 건 알지만 내가 받은 팀을 본인들끼리 다 들리게 쑥덕쑥덕 대고 일방적으로 '회사 돈으로 귀속시킨다'라고 말하는 것은 기분이 상하는 게 당연하다. 대만돈으로 1000원이나 했는데.

일을 시작한 지 며칠 되지도 않았는데 일하는 곳의 못난 점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오랜만에 사람 얼굴 보면서 목소리 들으면서 일하는 거라 즐겁게 일하고 싶었는데 여기도 돈 때문에 그저 버티는 것이 최우선인 시간이 되겠구나. 사원은 자신이 북경에서 사귀었던 여자 친구가 나와 동갑인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나를 막대하는 경향이 있다. 자꾸 나한테 "자기야"라고 부르는데 나는 그 더러운 면상을 보는 것도 역겨운데 저렇게 부를 때마다 살인충동을 느낀다. 장난으로도 부르지 마라. 싫으니까 싫다고 하는 건데 왜 No를 No로 못 알아듣는 거니.

새로 일을 시작하면서 기상 시간이 너무나도 빨라졌다. 체력이 받쳐주지 못해서 잠 잘 체력도 없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참 지나서야 쓰는 포스팅이니까 쓰자면 기상 시간과 수면 시간이 정상으로 돌아오는 데에 한 달 걸렸다.


2)

장애인 바리스타가 만든 커피는 싫으세요?

http://v.media.daum.net/v/20170419030712676

'한국이 망한다면 그것은 경제, 사회, 외교의 문제가 아니라 개개인의 이기주의로 인해 내부에서 썩어 안으로 무너질 것이다.'라고 수년 전부터 말한 게 헛소리로 한 게 아니다. 그땐 헛소리로 들렸던 게 이제 더 이상 헛소리로 안 들리지 않을까. 나는 이런 사람들이 키운 아이가 올바른 사고를 가질 리 없다고 생각하고, 나는 그들의 아이들이 내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친구가 되지 않길 바란다. 한국에서 살게 되면 공교육 안 시키는 것은 물론이고(아이가 정 원한다면 상담 가능) 홈스쿨링이 아닌 언스쿨링으로 키우겠다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공교육은 시스템도 내부적인 상세 내용도 나의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하나도 없다. 물론 이건 내가 직업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에 설계 가능한 일이다.

몇 년 동안 한국은 망할 거라고(...) 종종 이야기하곤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히 사회 시스템이나 정치의 문제만이 아닌 이러한 개개인의 저급한 인식, 못돼 먹은 성격과 성질 때문이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고 어디 나라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고 또라이도 질량 보존의 법칙이 적용되지만, 아쉽게도 '평균치'라는 게 있고, 사회 구성원들이 만들어내는 '분위기', '기운'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 분위기가 잘못된 점을 깨닫고 개선해나가려는 의지의 유무는 중요하다. 한국은 아직은 그 의지가 내 눈에는 보이지 않는다.
마침 이 주에 고등학교 동창 한 놈이 갑자기 체코로 이민 갔다. 고등학교 졸업 후 중국 유학도 다녀온 동창으로, 현재 자녀가 둘 있는데 애 키우기엔 한국보다 나을 것 같다며 '탈조선'했단다.


3)

왜 일본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려오지 않는 것인가. なぜ日本には外国人労働者が殺到しないのか

http://toyokeizai.net/articles/-/166473

일본에서 한국으로 돌아가서 한국에서 지낼 때 일본 뽕에 차 있던 내가! 이젠 다신 일본에서 살고 싶지 않다, 살더라도 일은 하고 싶지 않다ㅡ로 변할 줄이야. 나의 이런 변화로 오랫동안 나를 봐 온 내 주변인들도 놀라고 있다. 나의 '살고 싶지 않은 나라 레벨'이 한국과 동급이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일이기도 하다. '엄격함'이 최고의 미덕이고 '일에 희생하는 것'도 당연한 미덕이다. 그 당시엔 그게 당연한 줄 알았고 내 기준에선 한국보다는 조금은 숨통이 트인 곳이라서 살 때는 몰랐는데 넓은 세상에 나와보니 일본 사회가 이젠 너무나도 숨이 막힌다. 게다가 여권女權은 길바닥의 쓰레기 수준.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여성은 그저 물건이고 노예에 지나지 않는다. 워킹맘은 일본에서 아이와 가정을 위하지 않는 이기적인 죄인일 뿐이다. 내 또래의 미혼 여성인 일본 친구들은 모두 하나같이 일본에 있고 싶지 않아하고, 20대 초중반에 임신으로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친구는 일주일에 한 번은 이대로 세상에서 지워져 버리는 기분이라고 일하고 싶다고 갑갑함을 호소한다.
외국인 많을 때야 '우린 외국인 안 뽑아^.^'이랬겠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변하고, 점점 갈라파고스화가 심해지고 있는 듯한 일본은 변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변하는 세상에 맞춰 변해가고 있으니 일본과 나의 관계가 예전 같을 리가 없다. 일본은 계속 일손 부족이라고 하지만 10년 전, 5년 전에 비해 정말 많은 일본의 젊은이들이 일본을 떠나 해외에서 일하려고 한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일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그래도 이런 기사가 나는 걸 보면 원인 분석은 해보려고 노력은 하는 것 같다. 간단하다,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여행지로는 매력이 있을 순 있지만 거주지로서의 매력은 '글쎄'이기 때문이다. 살기 편하고 살기 좋은 나라지만 그 나라도 안으로 깊숙이 들어가 보면 사회 부조리, 인종 차별, 성차별 등이 심각하다. 물론 일본 사회가 잘 맞는 사람들도 많다고 한다. 나도 그중 하나'였'고.


4)

얼마 전 집에서 가장 가까운 옷가게인 우펀푸 의류시장五分埔服飾商圈에서 롱스커트를 280원 주고 구입했는데 메인 역 지하상가에서 같은 제품을 690원에 파는 것을 봤다.


5)

여느 때처럼 브런치 앱을 보다가 기가 막히고 어이없는 화면이 나왔다. editor's picks 여자들의 평생 숙제 '다이어트'. 브런치를 사용하고 있지만 편집자라는 사람이 꼽은 게 이딴 타이틀이라니 브런치 담당자들도 참 알만하다 란 생각을 했다.


'다이어트'가 단순한 건강관리 차원에서라면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일 테고, 몸매 관리 차원이라면 역시 남자든 여자든 마찬가지인데 왜 여자들에게 평생 숙제로 내려주는 건가. 인간의 평생 숙제겠지. 아무래도 담당자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몸매 관리도 건간 관리도 자신을 위해 혹은 자기만족을 위해 하는 건데 마치 자신의 성적 대상(동성애자의 경우엔 동성, 이성애자의 경우엔 이성)을 위해 하는 거라고 착각하는 바보들이 있다. 물론 그런 사람들도 존재하겠지만 모든 여자들이 남성 혹은 여성에게 "잘 보이기 위해" 다이어트를 한다고, 살을 빼고 몸매 관리를 한다고 생각하지 말아줬으면 좋겠다. 하여튼 그지 같은 사회야.


6)

드디어 집주인이 미국으로 떠났다. 기쁨을 말로 할 수가 없다. 셰어하우스에 들어왔는데 얼떨결에 당분간 혼자 살게 되었다.

5.5시간 후에 집에서 출발해야 하는 집주인은 어제 짐 싼 것도 모두 풀어헤쳐놓고 집안은 개판으로 만들었다. 나는 오늘 10일 연속 근무 끝의 휴일이지만 돌아가는 꼴을 보아하니 영락없이 도와야 할 것 같고, 그러나 돕고 싶지 않기 때문에 평소처럼 출근 시간에 집에서 나왔다. 미국에서 50대 친구가 짐 싸는 걸 도와준다고 대만에까지 왔는데 집주인은 아무것도 안 하고 전화만 하면서 친구에게 일을 못한다며 구박한다.

가기 전에 냉장고 비워달라고 했는데 이 뻔뻔한 집주인은 그냥 두면 내가 할 거라 생각했는지 냉장고를 비우지 않은 것은 물론이요 쓰레기도 다 두고 갔다. 버리겠다고 연락했고, 그래서 다 버렸다. 네가 돌아와 봤자 네 물건은 없다.

쓰지 않을 물건들을 치워버리니 거실이 두 배는 넓어 보인다. 냉장고는 유통기한 한참 남은 메이플 시럽과 산 지 얼마 안 된 듯한 초콜릿만 남겨두고 모두 버렸다.


7)

독일에서 지낼 땐 마음이 다음 행선지인 대만에 가있었다. 대만에서 세 달을 보낸 지금은 다음 행선지가 정해지지 않아 그런지 아직 붕 떠있는 기분이다. 대만 생활이 세 달이 지났음에도 계속 착지는 잘 된 듯했는데 묘하게 삐걱거리다가 이제야 안정되(었다고 믿고 싶음)기 시작해서 조금 마음이 착잡하고 혼란스럽다.

남은 8.5개월, 내년 1월부터 어디에서 지내게 될지는 나도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다시 독일로 가게 될 것 같다. 사실 어딜 가든- 호주로 가든 독일로 가든 벌어먹고살 순 있다. 연고가 없는 것이 아니니 사실상 나라랑 시기를 고르기만 하면 되는 일이다. 사실 내년 1년은 한국에 있고 싶은데 알바든 계약직이든 뭐가 됐든 내게 가장 일 구하기 힘든 나라가 한국이라(일본은 비자 문제가 있어서 어렵다. 학생 비자 찬스 역시 쓰기 힘들고.) 결국 일 못 구해서 내년 봄 즈음에 강제로 어디론가 갈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아, 호주 스폰서 이민 비자 정책이 변경되었다.



작성일 기준 7월, 외교부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의 '2017년 하반기 해외통신원'에 선발되었습니다. 올해 상반기엔 대만 통신원이 없었던 걸로 아는데 이번 하반기엔 대만 통신원은 저 포함 세 명이네요. 전 세계의 워킹홀리데이 협정국에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는 많은 워홀러들이 자신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 네이버 워킹홀리데이 카페, 외교부 워킹홀리데이 인포센터 페이스북 페이지 등에서 현재 해외에서 워홀생활중인 혹은 경험이 있었던 한국 젊은이들의 이야기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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