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DT HOME OF CHOCOLATE
아이의 단짝친구가 가족들과 다녀왔다는 린트 초콜릿 박물관으로 우리도 주말 나들이를 하였다. (아이가 소식을 듣고 와서부터 가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취리히 기차역(Zürich Hauptbahnhof)에서 박물관까지 거리가 좀 떨어져 있어, 자동차를 타고 갔는데 주차장이 매우 잘되어 있다.
주말 낮 12시를 기준으로 오전 시간 대에는 사람이 덜하고 그 이후는 사람이 많이 붐비는 듯하다. 예약한 입장티켓이 12시 이후였는데 11시 15분에 도착하여 티켓을 스캔했더니 기계가 읽지 못했다. 다행히도 직원이 아이와 함께 왔으니 먼저 들어가라고 도와줬다.
“고마워, 딸.”
오디오 가이드에는 우리나라 버전도 있다. 아이가 대한민국 국기를 보고 매우 좋아했다.
초콜릿 만드는 공정에 대해 세련되고 깔끔하게 공간을 구성하였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초콜릿 박물관의 백미는 바로 ‘시식’이다. 아무리 설명이 화려해도 시식이 빠졌다면 앙꼬 없는 찐빵이었을 듯.
세 가지 버전의 초콜릿 분수를 모두 시식해 볼 수 있고, 다양한 맛의 판 초콜릿은 기계에 손을 대고 있으면 자동으로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사람들이 시식코너에서 과하게 욕심부리지 않도록 많은 고민이 담겨있다.
마지막으로 박물관을 나가기 전에 Lindor ball을 종류별로 시식할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는데 쇼콜라티에 복장을 한 직원들이 사람 당 한 개씩만 가져가도록 지켜보고 있다. 종류별로 한 개씩만 가져와도 양이 어마어마하다.
박물관을 나오면서 초콜릿 샵에 들러 내가 좋아하는 오렌지 초콜릿을 사 왔다. 단 것을 좋아하지 않는 딸내미는 사라고 해도 그다지 관심이 없어 내가 더 아쉬워한다.
최근 아이가 자라왔던 순간을 담은 사진과 동영상을 남편과 다시 보게 되었다. 그 당시 우리는 예쁜 아이를 눈앞에 두고도 육아자체를 버거워했기에 소중한 순간순간을 마음껏 즐기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야 모든 것은 우리 마음이 문제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은 우리가 현재를 더 느끼고 즐기기 위해 노력한다. 예쁜 아이를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하고 가족과 더 적극적으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노력한다.
마치 오늘 이 똑같은 순간이 다시 오지 않을 것임을 서로가 알기라도 하는 듯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