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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크 May 11. 2024

스위스 삶, 어떤가요?(3)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 만할 때는...

불편함을 겪으면서 살 만하다고 느낄 때는 ‘자연’이 삶 속에 매우 가까이 있다고 느낄 때다. 


비가 오는 날 밖에서 뛰노는 아이들

여기 어린 친구들은 비가 와도 밖에 나가는 일정을 바꾸지 않는다. 유치원은 매주 월요일마다 숲에 가는 날이고, 매일 오후수업에는 놀이터 활동을 하는데, 비가 와도 당연히 한다. 날씨는 언제든 바뀔 수 있고, 일기 예보는 언제든 틀릴 수 있기 때문에 그날의 계획을 바꾸지 않는다. 


‘비가 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비를 맞으면 안 되는 복장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비를 이겨낼 수 있는 옷과 신발을 신는다면 아이들이 밖에 나가 노는 것이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 (대게 본인 캐비닛에 방수 재킷, 방수 바지와 방수 신발을 항상 구비해 놓는다.)

민달팽이를 찾아낸 아이들

딸아이는 조심성이 많은 성격이어서 나비를 좋아해도 막상 나타나면 내 뒤로 숨곤 했다. 여기에 와서는 비 오는 날에 소풍 나온 민달팽이와 지렁이를 거침없이 만지고 탐구한다.




산속에서 찾아내는 그릴 플레이스(Grillplätze)

한국에서 Intercultural training을 받을 때 트레이너가 남편과 나에게 바비큐(grillen)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아이를 위해 사설 바비큐장을 몇 번 다녀봤다고 이야기했더니, ‘스위스에서는 진짜 바비큐를 하게 될 거야.’라고 말해주었다. 

집 근처 그릴 플레이스(Grillplatz)

정말로 공원과 산속에는 바비큐를 할 수 공용 그릴 플레이스(Grillplätze)가 많다. 나무 땔감이 준비되어 있어 소시지, 고기, 채소 등을 가져오면 누구든 이용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키즈카페, 문화센터, 어린이 체험프로그램이 많지 않기에 주말이면 산속으로 들어가 어른들은 고기를 굽고 아이들은 곤충과 나무를 탐구하며 시간을 보낸다. 

고기를 구워주시는 친정아버지: 부모님이 몇 주간 오셔서 바비큐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어떤 삶이 좋다 나쁘다 섣불리 비교하거나 단정 지을 수 없다. 그저 환경에 맞춰 나 자신을 조금씩 변화시키기도 하고, 몰랐던 부분을 깨닫기도 하며 내가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를 지속적으로 찾아나가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이 과정 속에서 매번 깨닫는 것은 '사람은 모두 스스로의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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