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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람에깃들어 Feb 22. 2022

겨울이 푸르길래

바이올린 "음원을" 켰다

하늘이 화창한 날엔 죽음을 떠올렸다. 

햇살의 무게에 눌린 눈꺼풀이 빨갛게 부셔져서, 바닥이 볼록해졌다. 

구름이 포기한 땅 위엔 자갈이 모래처럼 고왔다. 

차라리 바닷 물. 

겨울의 시린 푸른색.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별빛 아래, 젖어드는 중이다

수증기는, 먼저 식어버린 곳부터 차츰, 젖어드는 중이다. 

촉촉이 축축이 되 때까지...


달이 기우는 것 같다. 오른쪽을 어둠에 내어주더니, 금새 균형을 잃어버렸다. 한 동안 마주했다. 오랜만이다. 마지막은 아마 중국에서였나. 너무 오랜 겨울이라, 잠시 기억을 흔들어 깨웠다.


밤의 나무는, 그림자 역할을 한다. 사람은 나무를 닮고자, 몸을 고정한다. 바람이 불 때만, 잠시 나부낀다. 에취! 어쩐지 여름이 길다 싶었다. 역시나.


목이 메인다. 몸이 매였다. 후각은 참 뜬금없이 치고 들어온다. 킁킁거리지 않았는데도.


눈이 눈꺼풀 안 쪽을 바라보는동안, 코는 주위를 스캔했다. 킁킁. 어디에 있나. 지난 주말부터 차에 나뒹굴던 담요 한 장. 그에게 코를 묻고, 행방을 묻는 중이다. 이제 곧 음악이 삐죽 흘러나올 시간. 빠알간 핏물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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