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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릴리슈슈 Oct 08. 2022

니터스 하이

뜨개광인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뜨개실을 두 타래 샀다.

초록색이 당기던 차에 잔디 코스터가 눈에 띄길래 하나 살까 하다가, 아 저 가격이면 내가 일곱 개쯤 떠서 나눠도 줄 수 있겠다 싶어 기성 제품 대신 뜨개실을 샀다.


바쁜데 피곤한데 뭘 또 이렇게까지 하나, 앳 저녁에 졸업한 부분 아닌가, 그런 생각을 잔뜩 하는 척하며 실은 뜨개실을 살 명분을 찾고 있었는데.


마침 뜨개질처럼 손으로 뭔가를 만들어내는 활동이 도파민과 옥시토신의 균형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된다는 글을 발견하고.. (<도파민형 인간>이라고 함)

아니 그럼 다른 걸 해도 되지만 딱 뜨개질이라고 쓰여 있길래 하하 그렇다면 나의 호르몬을 위해! 라며 구입했고 컵받침 두 개를 떴다.


피곤한 일이 아닌가. 했지만 소싯적 뜨개광인이었던 나 답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즐거웠다. <니터스 하이>라는 뜨개인을 주제로 한 만화도 있던데 역시 뜨개질에는 그런 중독성이 있는 것.



취미란 생업에서 멀어질수록 의미가 깊은 것임을 다시 한번 느끼고, 근데  귀여운 잔디 코스터를 선물해도 좋아할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놓지 못한 채로 다시 대바늘을 잡아본다. 나만 귀여운가!



아니 이렇게 귀여운 피규어를 놓으면 얼마나 지브리 같게요? 잔디잔디해.. 근데 실물이 더 반듯반듯하고 예쁩니다 내 코스터..







#단정한100일의반복

#뜨개질

#뜨개광인

#잔디코스터

#초록

#니터스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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