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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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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Apr 28. 2024

가족끼리 브루클린 브릿지+싸울 때가 됐지_240426

미국생활 253일 차



남편과 작년 가을에 브루클린 브릿지를 다녀온 후 봄이 되면 딸내미와 함께 다시 오자고 했었다. 그리고 오늘이 바로 그날이었다. 날도 춥지 않았고 햇살도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진짜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브릿지에서 진짜 무슨 걷기 대회라도 열린 줄 알았다. 다리가 길었는데 딸내미도 (전부는 아니지만) 씩씩하게 잘 걸어주었고, 다리에 대한 설명도 귀 기울여 듣고, 사진도 같이 알콩달콩 찍어주어서 좋았다.


물반 사람반의 느낌


그러다 남편과 다퉜다. 여느 부부 싸움이 그렇듯 남들이 보면 사소한 주제로 진짜 뜬금없는 타이밍에 싸웠다. 뭐 영 뜬금없는 타이밍은 아닐 거다. 아이 봄방학 7일 차니까. 한참을 서로 냉담하게 있다가 아이가 유모차에서 잠이 든 사이 일단 감정은 서로 조금 추슬러서 아이 앞에서 아닌 척 지냈지만 실제로는 서로 냉랭하게 하루를 보냈다. 이러고 뻘쭘하게 있느니 집에 가라고 내가 아이와 놀다 가겠다고 했는데, 또 가지는 않았다.


오늘따라 아이는 잘 놀았다. 햇살도 좋고 풍경도 멋지니 뭐 어지간하면 그럴 수밖에 없긴 했다. 싸 간 점심도 다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도 사 먹고, 놀이터와 잔디밭에서 놀다가 카페에서 커피까지 마시고 6시간 가까이를 놀았다. 아이가 아빠 가방을 동생이라고 애지중지하면서 어찌나 잘 놀던지. 아이는 오늘이 재밌었단다. 그래 그러면 됐지.


기방에 자기 옷 입히고 선글라스 모자 씌워서 돌보는 중 ㅎㅎ


컨디션도 엄청 안 좋고, 학기 말에 해야 할 일도 산더미인데, 너무 다 미뤄놓고 쫓아다닌다고 무리했나 보다. 미뤄놓은 기말 시험이나 페이퍼들이 더 이상 미뤄놓을 수 없는 상태가 되기도 했고. 내일은 시험 준비나 페이퍼를 좀 신경 써야겠다. 배려한다고 무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서로 좋은 게 없을 때가 온다.


그 와중에도 사진이며 커피 맛집이며 다 챙겼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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