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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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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11시간전

뉴욕 식물원 홀리데이 트레인쇼_241116

미국생활 455일 차




뉴욕 식물원에서는 연말이면 홀리데이 트레인 쇼를 연다. 온실 안을 작은 건물 모형들과 장난감 기차들로 채우는 건데, 수많은 뉴욕 연말 행사 중에서도 꽤 유명하다. 오늘이 시작일이었는데, 마침 날씨도 따뜻하고 (11월인데 아직 낮기온이 16도까지 올라간다. 한국과 비슷해야 하는데 기후 변화다..) 좋아서 첫째와 다녀왔다.


트레인쇼는 뉴욕에서 드물게 복작복작했다. 뉴욕은 반고흐의 별의 빛나는 밤에 앞에서도 금세 독사진을 찍을 수 있을 만큼 각종 문화시설에서의 붐빔이 한국보다 덜한데, 트레인쇼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안 잡히게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 첫날이고 날씨가 유달리 좋아서 그랬나. 굉장히 드문 현상이라 그게 제일 기억에 남는다. ㅋㅋ


엄청 넓은데도 이렇게 복닥복닥


쇼 자체는 좋았다. 나는 이름이 트레인쇼이니 트레인이 주인공일 줄 알았는데, 오히려 각종 나무 부산물로 만든 건축물들이 눈에 띄었다. 나무 가지, 잎, 열매, 껍질 등을 이용해서 뉴욕의 온갖 유명한 건물들을 만들었는데 그게 꽤 정교했다. 딸내미가 센트럴 파크의 분수 모형을 보고 ‘저번에 갔을 때는 여기 물이 없었어’라고 실제 분수에 갔을 때 기억을 돌이켜 볼 정도였으니까. 아는 건물들을 아기자기한 나무 모형으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센트럴파크 분수 모향


쇼의 마지막에는 맨해튼 최남단의 스카이라인들과 자유의 여신상, 페리들을 재현해 놨는데, 기념사진 찍기 딱 좋았다.


작정하고 만든 피날레


딸내미는 처음에는 집중을 못하더니, 나중에는 간식을 좀 먹여서 그런지 점심때가 되고 인파가 아주 조금 줄어서 그런지 팔팔하게 살아나서 내 핸드폰을 들고 오만데를 찍으며 신나게 구경했다. 왕복 2시간 거리를 둘째도 떼놓고 비싼 돈 주고 힘들게 왔는데 잘 봐서 다행이었다. ㅎㅎ


자세히보면 문은 잎사귀로 만들었다


나와서도 날씨가 좋아서 정원도 조금 산책하고, 기념품 샵에서 가지고 싶은 걸 하나씩 사고, 트램 타고 한 바퀴 돌다가 집에 왔다. 연말 이벤트와 가을의 끝자락을 보고 왔더니, 올해도 얼마 남지 않은 게 실감이 난다.


이런거 보며 멍하게 트램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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