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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뉴욕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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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솜대리 Nov 20. 2024

90일_241117

미국생활 456일 차



90일이 된 둘째는 이제는 손을 나름 움직인다. 어제부턴 젖을 먹으면서 내 가슴에 손을 올리는데 그게 엄청 귀엽다. 그 감촉을 느끼고 있자면, 내가 너 하나는 제대로 먹여 살려줄게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주먹도 꽤 빤다. 손을 입까지 가져가는 과정이 쉽진 않지만 일단 입까지만 가면 야무지게 주먹을 빤다.


왠지 모르겠지만 얘는 나한테 안기는 걸 옛날부터 안 좋아했다. 언니는 잘만 안겨있었는데. 신생아 때는 안기면 먹으려고 용을 썼고, 요새는 그렇진 않지만 내가 안으면 용부림을 친다.


그래서 주로 아빠한테 안긴다. 안기는 것도 요상하게 저렇게 안기는 걸 좋아한다. 졸린데 버티는 둘째와 지친 아빠의 표정을 못 보여줘서 아쉽다.


그래도 다행히 아기띠를 하면 입은 좀 오물거려도 잘 있는데, 그때의 포근한 온도와 감촉, 안도감이 참 좋다.


아빠를 닮아서 직모인데, 머리카락이 위로만 솟구치고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위로 솟을지 궁금하다.


첫째는 여전히 둘째를 엄청 예뻐한다. 자기랑 놀다가 엄마나 아빠가 동생을 보러 가도 이해를 해준다. 첫째도 어리다 보니 나갔다 오면 자는 동생을 본다는 게, 주변 (매트리스 등)을 건드려서 애를 깨우곤 했는데, 이젠 그것도 조심할 줄 안다. 고맙고 귀엽다.


둘째 옷 입히는 첫째. 항상 ‘~야, 옷 입는 거야. 움직이지 말아봐’ 하는게 넘 귀엽다 ㅎㅎ 뒤에는 동생 보라고 붙인 그림들


엄마랑 아빠도 나름 적응했다. 주말에 애 둘이 집에 있으면 정신이 하나도 없었는데, 둘째 수유텀이 길어지곤 내가 첫째를 주로 데리고 나가고 아빠가 둘째를 본다. 주말이면 어지간하면 (특히 둘째 낮잠시간에는) 첫째를 데리고 나간다. 밥을 해 먹을 시간이 없어 힘들었는데, 이젠 둘째도 기분 좋을 땐 잘 안겨 있고 첫째도 둘째를 안은 아빠가 한정적으로 놀아주는데 적응해서, 아빠가 애 둘을 보는 사이 내가 빠르게 밥을 한다.


네 가족이 되고 90일이 지났다. 그간 잘 지내고 적응도 잘 해낸 것 같다. 아이들이 잘 지내준 덕분이다. 앞으로 잘 부탁해 얘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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