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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에서 뉴스가 사라지면 광고 수익은 줄어들까?

광고 수익은 그대로, 이용자 이탈 미미...뉴스 경제적 가치 재검토 필요

by 광화문덕 Mar 23.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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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시작한 ‘뉴스 없는 검색’ 실험


2025년 3월 18일, 구글은 유럽연합(EU) 전역의 디지털 뉴스 산업을 분석한 보고서《The Value of News Content in the European Digital Ecosystem》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 내 뉴스 콘텐츠의 플랫폼 기여도, 경제적 가치, 사용자 이용 행태, 수익 분배 구조의 형평성 등을 정량적 데이터와 함께 분석하며, 뉴스 생산자와 플랫폼 간의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구글 검색에서 뉴스가 사라지면, 과연 사람들은 계속 구글을 이용할까?"
"그리고 광고 수익은 얼마나 줄어들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구글은 2024년 11월부터 2025년 1월까지 약 두 달 반 동안 유럽 8개 나라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네덜란드, 벨기에, 그리스, 덴마크, 크로아티아가 대상이었다.


구글은 전체 사용자 중 1%를 무작위로 골라, 이들에게 뉴스 관련 검색 결과를 전혀 보여주지 않도록 했다. 뉴스 기사 링크는 물론, 구글 디스커버와 구글 뉴스 서비스에서도 뉴스 콘텐츠를 완전히 제외했다.


이는 단순한 UX 테스트가 아니었다. 검색, 유튜브, 지메일, 쇼핑, 디스커버, 외부 광고 네트워크 등 구글 생태계 전반에 걸친 수익 변화와 사용자 반응을 추적한 '경제 생태계 실험'이었다.


2025년 3월, 구글은 《The Value of News Content in the European Digital Ecosystem》를 공개했다


구글은 왜 이런 실험을 했을까?


이번 실험의 배경에는 유럽연합의 저작권법 개정이 있다. 유럽은 2019년에 새 저작권 지침을 도입하며, 구글 같은 플랫폼이 언론사의 기사 일부를 미리 보여주는 것에도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 법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이 바로 ‘기사 이웃권(또는 인접권)’이다. 쉽게 말해, 언론사가 만든 기사 제목이나 미리 보기 문장을 구글 검색 결과에 표시할 경우, 그 언론사에게 돈을 줘야 한다는 뜻이다.


구글은 이에 따라 유럽 24개국의 4,400여 개 언론사와 정식 계약을 맺고 비용을 지불해 왔다. 하지만 각국 정부와 언론사들은 “뉴스가 구글에 큰 이익을 주고 있으니 더 많은 보상이 필요하다”며 꾸준히 데이터를 요청했다.


구글은 이에 응답해 “뉴스 콘텐츠가 실제로 구글 수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알아보겠다”라고 밝히고 이번 실험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이 실험은 바로 EU 저작권 지침(2019년 제정) 제15조, 이른바 ‘뉴스 인접권’ 조항의 타당성을 검증하는 실증적 접근이었다.


실험 방법은 어땠을까?


실험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사용자 중 1%는 뉴스 콘텐츠가 전혀 보이지 않도록 설정했다. 구글 검색, 이미지 검색, 영상 검색, 디스커버(개인화 피드), 구글 뉴스까지 모두 적용했다. 뉴스로 분류된 유럽 언론사 도메인 13,409개의 콘텐츠가 검색 결과에서 사라졌다. 이와 동시에 광고 수익의 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유튜브, 구글 지도, 플레이스토어, 지메일 등 다양한 서비스도 함께 분석했다.


실험 기간은 2024년 11월 14일부터 2025년 1월 31일까지였다. 


실험 결과 ① – 검색 사용자 수, 약간 줄었다


실험 기간 동안 뉴스가 제거된 사용자들의 이용 변화는 다음과 같았다.   

구글 검색 사용자 수는 약 0.77% 감소했다.

구글 디스커버 사용자 수는 약 5.47% 감소했다.

구글 뉴스 사용자 수는 오히려 1.54% 증가했지만, 통계적으로 큰 의미는 없었다.

(참고: 일부 사용자가 검색에서 뉴스를 못 보자, 직접 구글 뉴스 페이지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2025년 3월, 구글은 《The Value of News Content in the European Digital Ecosystem》를 공개했다


'뉴스 콘텐츠는 플랫폼에 어떤 가치를 주는가?'


보고서는 전체 검색 질의 중 약 2~4%만이 뉴스 관련 키워드라고 밝혔다. 반면, 사용자의 검색 동기나 참여 지속 시간에서 뉴스 콘텐츠는 신뢰성과 공익성 측면에서 ‘비재무적 기여’가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유럽 이용자들은 뉴스를 통해 브랜드 신뢰도를 느끼고, 공공 이슈에 대한 입장 형성을 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단순 트래픽 이상의 사회적 공공재로서의 가치가 강조된다.


실험 결과 ② – 광고 수익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가장 관심을 끈 부분은 광고 수익의 변화였다.   

검색 광고 수익은 0.02% 증가했다. (실질적 변화 없음)

디스커버 광고 수익만 2.03% 감소했다. (디스커버는 뉴스 의존도가 높은 서비스)

유튜브, 지도, 쇼핑, 외부 사이트 등 다른 서비스들의 수익은 변하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뉴스 콘텐츠를 빼도 구글의 전체 광고 수익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없었다.

2025년 3월, 구글은 《The Value of News Content in the European Digital Ecosystem》를 공개했다


광고 수익과 사용자 트래픽의 연결 고리


구글은 뉴스 콘텐츠를 보여주는 뉴스탭(News Tab), 탐색(Discover), Google Search 등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며 이 중 뉴스탭을 통한 광고 수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


검색을 통한 광고 클릭의 대부분도 뉴스가 아닌 상업 콘텐츠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즉, 뉴스 콘텐츠 자체가 광고 수익을 직접 창출한다기보다, 플랫폼 전반의 ‘정보 신뢰도’를 높여 사용자 기반을 유지하는 간접적 역할을 수행한다는 구조다.


국가별로는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


국가별 결과를 보면 일부 차이가 있지만, 전체 흐름은 동일했다.   

스페인: 검색 사용자 수 -1.11%, 디스커버 -6.57%

벨기에: 디스커버 사용자 수가 -9.91%로 가장 큰 감소

그러나 어느 나라에서도 광고 수익이 통계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하지 않았다.

2025년 3월, 구글은 《The Value of News Content in the European Digital Ecosystem》를 공개했다


실험이 주는 메시지

플랫폼 vs 뉴스업계: 누구에게 이익이 돌아가나


이번 실험은 단순한 검색 기능 실험이 아니라, 뉴스 콘텐츠의 진짜 가치를 묻는 실험이었다는 점에서 결과는 다소 충격적으로 비춰질 수 있다.   

사람들이 구글에서 뉴스를 덜 찾더라도, 구글은 계속 수익을 낼 수 있다.

뉴스 콘텐츠는 ‘중요하지만’, 구글의 비즈니스에 직접적인 돈벌이 수단은 아니다.

구글의 광고 수익은 대부분 상업적 검색어(예: 제품, 서비스, 장소 등)에 기반하고 있었다. 


구글은 사실상 ‘실험을 통해 그 질문에 과학적으로 답했다.’ 그 결론은 분명하다.


“뉴스가 사라져도 우리는 돈을 잃지 않았다.”


이는 플랫폼 중심 디지털 생태계에서 뉴스의 직접적 시장 기여도가 그리 크지 않다는 냉정한 데이터다.

뉴스는 구글에게 ‘공공성’은 줄 수 있어도 ‘수익성’은 낮은 콘텐츠인 셈이다.


플랫폼과 언론, 관계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


이번 실험은 플랫폼과 언론의 관계에 큰 질문을 던진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뉴스가 ‘있으면 좋은 콘텐츠’ 일 수는 있지만, ‘없으면 안 되는 콘텐츠’는 아니었던 셈이다.

구글 같은 플랫폼은 뉴스 콘텐츠에 경제적으로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뉴스가 없어도 사용자와 수익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언론사는 단순히 플랫폼에 노출돼 클릭을 얻는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 신뢰 기반의 콘텐츠, 구독 모델, 브랜드 강화 등 새로운 수익 구조를 찾아야 한다.


정책 당국은 뉴스 저작권 정책이 감정이 아닌 데이터에 근거해 설계돼야 함을 깨달아야 한다. 


뉴스의 공공 가치와 시장 가치는 다르다. 이번 실험은 뉴스가 민주주의에 필수적인 공공 콘텐츠이지만, 플랫폼 시장에서는 필수적이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정책 당국은 이 간극을 직시해야 한다. 뉴스의 공공적 가치와 플랫폼 내 경제적 가치를 동일 선상에서 다룰 수는 없다. 이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저작권 정책도, 언론 지원책도 엇나갈 수 있다.


언론사도 여전히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 콘텐츠 유통을 의존하고 있다. 기사 노출을 통한 클릭 수에 기대는 수익 모델은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지금 언론이 직면한 현실은 명확하다


플랫폼이 뉴스를 선택하지 않아도 운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 언론은 플랫폼 밖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모델을 시급히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성, 신뢰성, 브랜드 충성도를 기반으로 한 구독 모델, 유료 콘텐츠, 커뮤니티 강화 등의 직접 독자 기반 수익 구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클릭 중심 모델의 한계, 플랫폼 의존 탈피가 시급하다. 언론은 이제 구글·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에만 의존하지 않고, 구독·유료화·커뮤니티·브랜드 기반 독자 전환 전략을 강화를 모색해야 하는 시기다.


플랫폼도 공공 콘텐츠 생태계에 기여해야 한다. 수익에 대한 기여는 적더라도, 사회 전체에 기여하는 뉴스의 간접 가치를 인정하고 투자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AI 요약이나 모델 학습 등 뉴스를 활용한 새로운 가치창출 영역에 대한 제도적 보상 체계도 논의돼야 한다.


뉴스 콘텐츠는 직접적인 수익만이 아닌, AI 요약, 검색 알고리즘 학습, 모델 트레이닝 등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되며 간접적인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플랫폼이 이러한 데이터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뉴스를 활용하고 있다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논의도 본격화돼야 한다. 플랫폼은 수익에 직접 기여하지 않더라도, 뉴스 콘텐츠가 지닌 사회적 기여와 데이터 자산으로서의 가치를 인정하고 그에 따른 재투자 구조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U가 만든 저작권법은 언론사의 정당한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지만, 이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논의를 재구성해야 할 시점이다. 감정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새로운 정책 설계가 필요한 시점이다.


구글은 보고서에서 "향후 협상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접근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향후 유럽 전역의 뉴스 정책, 플랫폼 규제, 미디어 생태계 설계에서 이번 보고서가 사실상의 기준선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실험이 단지 구글 내부의 실험이 아니라, 전 세계 플랫폼 정책과 뉴스 생태계 전환의 촉매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뉴스 없는 플랫폼, 언론 없는 플랫폼… 그 사이의 질문


실험이 던진 메시지는 간결하지만 무겁다.


“뉴스 없이도 구글은 무너지지 않았다.”


뉴스는 여전히 사회에 꼭 필요한 정보다. 하지만 플랫폼의 수익 구조 안에서는 그 비중이 생각보다 작을 수 있다는 현실이 드러났다.


플랫폼과 언론, 그리고 정책 결정자 모두는 이제 뉴스의 가치와 역할을 ‘경제’와 ‘공공’이라는 두 개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봐야 할 시점에 서 있다.


이번 보고서는 단지 하나의 실험 결과가 아니다. 이는 다른 플랫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논리적 전환점이다. 언론계와 정책 당국은 이 점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뉴스가 사라졌을 때 일부 사용자는 이탈했지만, 구글의 광고 수익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구글은 흔들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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