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블' 논란을 넘어, 한국 와인 시장의 구조적 성장 전략
한국 와인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홈술' 문화의 최대 수혜를 입으며 폭발적인 성장을 경험했으나, 엔데믹 전환 이후 급격한 조정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2021년 와인 수입량이 정점을 기록한 이후 2년 연속 감소세를 보였는데, 특히 2023년 상반기 수입량은 2021년 상반기 대비 22.5%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일각에서는 '와인 버블 붕괴'라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한다. 그러나 본 보고서의 분석 결과, 이는 시장의 구조적 붕괴가 아닌, 팬데믹 특수로 인한 과열된 수요가 해소되는 '일시적 조정(Cyclical Adjustment)' 단계로 해석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의 잠재력은 여전히 높다. Straits Research 등에 따르면 글로벌 와인 시장은 2033년까지 7,491억 달러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되며, 이 성장의 핵심 동력은 보르도나 토스카나 등 전통적인 명산지의 프리미엄 와인 수요 증가에 있다. 국내 시장 역시 '혼술' 열풍에 힘입은 2030세대의 소비 확산에 따라 장기적으로 현재 규모의 3배 성장이 기대되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평가한다. 특히 GS25의 O2O 스마트 오더 시스템(와인25플러스) 성공은 와인 구매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혁신적으로 높여, 장기적인 시장 확대를 위한 견고한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2024년 기준 96억 8천만 달러로 추정되는 한국 와인 시장이 장기적인 3배 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핵심 전략 축에 집중해야 한다.
프리미엄화 및 니치 시장 심화 (Deepening): 대용량 저가 와인 중심의 경쟁에서 벗어나, 고마진 포트폴리오인 프리미엄 와인과 건강 지향적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내추럴 와인의 비중을 강화함으로써 소비 단가 및 마진율을 제고해야 한다.
편의성 극대화 및 채널 다각화 (Expansion): 전국적인 유통망을 활용한 편의점 O2O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캔 와인 등 RTD(Ready-to-Drink)와 같은 혁신적인 포장 및 유통 방식을 도입하여 와인에 대한 신규 고객층 유입을 촉진해야 한다.
경험 기반 마케팅 집중 (Engagement): MZ세대의 '취향 존중' 경향에 맞춰, 비싼 와인도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는 '잔술 시음' 기회를 확대하고, AI 추천 시스템 등을 통해 와인 지식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경험 제공에 집중해야 한다.
Straits Research에 따르면 글로벌 와인 시장은 연평균 5.5%의 성장률을 보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2033년까지 약 7,491억 달러(약 1,000조 원) 규모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성장은 전 세계 Food & Beverages 섹터의 전반적인 고급화 추세에 힘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성장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수요 증가'이며, 특히 프랑스의 보르도와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와 같은 전통적인 프리미엄 생산 지역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명확하게 높아지는 추세이다.
이러한 글로벌 시장의 프리미엄화 경향은 와인이 단순한 주류 소비재의 영역을 넘어 '가치재' 또는 '취미 생활'의 영역으로 깊이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소비자들은 와인을 통해 자신의 미식 수준을 표현하고 특별한 경험을 소비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는 한국 시장의 전략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한국 시장의 단기적인 수입량 감소가 관찰되고 있지만, 공급자들은 물량 중심의 저가 와인 경쟁에서 벗어나, 고마진이 발생하는 프리미엄 포트폴리오에 집중함으로써 질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한국 와인 시장 규모는 관세청 수출입 통계 기준 2024년 약 4억 4,300만 달러(USD 443.02 million) 수준으로 집계되며, 이미 팬데믹 이전 수준을 상회하는 상당한 시장 가치를 형성하고 있다. 최종 소비자가 기준 소매 판매액은 유통 마진과 세금 등이 포함되어 이 수치보다 훨씬 클 것으로 추정된다.현재 나타나고 있는 단기적인 수입량 조정 국면에도 불구하고, 업계 전문가들은 '혼술' 문화의 확산과 2030세대의 신규 유입에 힘입어 국내 시장이 장기적으로 3배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물론, 현재 약 4억 4,300만 달러에 달하는 시장 수입액과 최근의 수입량 감소(사이클) 사이에는 괴리가 존재한다. 3배 성장에 대한 기대는 와인 소비 인구의 확산과 1인당 소비량 증가를 전제로 하며, 현재의 수입량 감소는 시장이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기초 체력을 다지기 위해 팬데믹 기간의 과도한 공급/수요 거품을 해소하는 과정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공급자들은 단기적인 재고 관리와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MZ세대의 유입 채널인 O2O나 RTD에 대한 투자를 멈추지 않고 시장의 잠재력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한국 주류 시장의 구조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2020년 주류 수입액은 전년 대비 8.2% 증가한 11억 달러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는데, 와인 수입액(3.3억 달러)이 이 성장을 견인하며 맥주를 제치고 주류 수입 1위 품목으로 부상했다. 2021년 1월부터 7월까지의 와인 수입액은 이미 작년 연간 수입액에 근접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102.4% 증가라는 경이로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폭발적인 수요 증가는 코로나 시대에 '홈술', '혼술' 문화가 자리 잡은 결과이다. 와인은 회식이나 모임보다는 집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주류로 선호되었으며,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 특성과도 부합했다. 와인이 전통적인 대명사였던 맥주를 제치고 수입액 1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한국 소비 공간이 '집'으로 이동하고 소비 트렌드가 '양'에서 '취향과 질'로 전환되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문화적 전환점이었다.
엔데믹이 본격화되면서 와인 시장은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와인 수입량은 2021년 7만 6575t으로 정점을 기록한 후, 2022년 7.25% 감소했으며, 2023년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10.8% 추가 감소했다. 이는 2021년 상반기 최고치와 비교하면 22.5%가 감소한 수치이다. 수입액 역시 감소했지만(7.9% 감소), 수입량 감소 폭이 더 크다는 점은 시장이 저가 물량 위주로 위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수입량 감소의 주된 원인은 '홈술' 열풍 약화와 주류 트렌드의 급격한 변화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외식 및 유흥 채널로 복귀하면서, 와인 시장의 급증세는 멈추고 대신 위스키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와인 수입업체들은 '저가 와인보다는 고가 제품으로 승부'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프리미엄 와인 종류를 늘리고 식당 등 B2B 판로를 다변화하여 물량 경쟁을 줄이고 수익성을 방어하려는 명확한 전략적 선회이다.
와인 시장의 둔화 속에서 위스키 시장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였다. 2023년 상반기 위스키 수입량은 전년 동기 대비 50.9% 급증했으며, 이는 2년 연속 50%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한 것이다. 와인과 위스키는 모두 MZ세대의 고급화 트렌드의 수혜자였으나, 엔데믹 이후 소비 환경이 '가정'에서 '바(Bar)'나 '외식 공간'으로 이동하면서 칵테일이나 하이볼 제조가 용이한 위스키가 환경 변화에 더 빠르게 적응했다.
와인 시장은 위스키의 아성인 하이볼/칵테일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RTD(Ready-to-Drink) 제품 혁신이 시급하다. 한편, 전통적인 주종이었던 맥주는 수입액이 급감하는 구조적 위기를 겪었지만, 건강에 대한 높아진 관심 덕분에 무알콜 맥주 수입액은 2021년 1~7월에 전년 동기 대비 179.6% 급증하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와인 시장도 이처럼 비알콜/저도주 포트폴리오를 동반 성장시켜야 시장의 안정화를 꾀할 수 있다.
한국 주류 품목별 수입액 추이 및 증감률 비교는 팬데믹 기간 중 와인이 맥주를 제치고 1위에 등극했던 과정과, 최근 위스키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와인 시장을 압박하는 경쟁 환경 변화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표1] 한국 주류 품목별 수입액 추이 및 증감률 비교 (2018년 ~ 최근)
MZ세대는 주류 소비에서 '취하는 것' 자체보다 '분위기를 즐기는 것'에 가치를 둔다. 이들은 평상시에 과음을 피하고 모임에서도 적당량만 즐기는 경향이 강하며, 이는 주종 다양화, 고급화, 제로 슈거와 같은 트렌드를 촉진하는 주요 동력이 되었다.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이러한 소비층의 성장은 와인 시장의 질적 성장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MZ세대가 와인을 선호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와인이 '음식과의 페어링'이나 '분위기 조성'이라는 목적에 더 잘 부합하기 때문이다. 와인은 본질적으로 소주나 맥주보다 미식 문화에 깊숙이 연결되어 있다. 실제로 오일 파스타와 어울리는 화이트 와인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 AI가 응답하는 사례는 와인이 '식문화의 확장'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와인 시장은 단순히 '술'을 파는 것이 아니라, 특정 요리나 상황과의 페어링 정보를 쉽게 제공하는 '미식 경험'의 보조재로 접근하는 마케팅 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와인은 맥주나 소주에 비해 높은 초기 학습 비용과 가격 부담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았다. 최근 시장에서는 이러한 장벽을 해소하기 위한 혁신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AI가 소비자 취향에 맞는 와인을 추천해 주거나, 고가 와인도 잔으로 미리 맛보고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잔술 판매' 시스템은 와인 소비의 문턱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경험 기반의 소비 확산은 와인 소비가 과거 '특별한 날의 선택'에서 '일상적으로 쉽게 접근 가능한 주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시장의 외연을 넓히고 신규 고객을 유치하는 핵심 전략이다. 와인 수입사 및 유통사들은 소용량 제품군(187ml, 375ml)을 확대하고, 스마트 오더와 같은 접근성이 높은 채널에서 잔술 시음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아울러,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로 인해 논알콜 섹션이 두 배 이상 확대되고 매출이 신장하고 있다는 점은 와인 시장에서도 논알콜 또는 저알코올 옵션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야 함을 시사한다.
한국 와인 시장의 유통 채널 구조는 편의성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편의점 GS25는 O2O 서비스의 편의성을 극대화하여 대형마트나 백화점을 제치고 국내 단일 유통 채널 중 가장 많은 와인 판매량(연간 750만 병 돌파 예상, GS리테일 자체 추정치)을 기록하며 1위로 부상했다.
GS25의 성공은 편의성과 접근성의 결합에서 비롯된다. 전국 1만 7천여 개에 달하는 점포망을 통해 소비자가 집 근처에서 5분 이내에 와인을 픽업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 기반 위에, GS25는 2020년 7월 업계 최초로 '와인25플러스'라는 주류 스마트 오더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O2O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결제하고 오프라인에서 찾아가는 방식으로, 기존 대형 유통 채널이 가졌던 가격 경쟁력이나 물량 우위를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유통 표준을 제시했다.
스마트 오더 시스템의 성공은 단순히 고객 편의 증진을 넘어, 유통 구조의 근본적인 위험을 분산시킨 모델 혁신에 있다. 고객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다양한 주류를 결제한 뒤 수령을 원하는 GS25 매장을 선택하여 찾아갈 수 있다.
매장, 특히 소규모 편의점 입장에서 볼 때, 스마트 오더는 평균 20평 이하의 공간 제약을 해소해 주는 동시에, 고가 와인과 같이 회전율 예측이 어려운 상품의 재고 처리 비용 부담을 점주가 안지 않도록 해주는 중요한 이점을 제공했다. 이처럼 재고 리스크를 중앙 물류나 플랫폼이 흡수하고 매장은 픽업 서비스만 제공하는 '위험 분산 모델'은 향후 모든 고가 주류 및 식음료 유통의 표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전통적인 유통 채널들은 이 혁신에 대응하여 온라인 전용 큐레이션 및 옴니채널 전략을 적극적으로 도입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내추럴 와인 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혼술', '홈술' 문화가 확산되면서 2030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내추럴 와인은 인위적인 개입을 최소화하는 생산 방식으로 인해 '건강'을 중시하는 최신 식문화 트렌드와 깊이 연계된다. 업계에서는 내추럴 와인을 일시적인 '열풍 혹은 버블'이 아닌, 지속 가능한 '니치(틈새) 시장' 품목으로 평가하고 있다.
내추럴 와인이 대기업이 진입하기 어려운 노동 집약적 구조를 가졌음에도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끄는 현상은, MZ세대가 와인을 소비할 때 단순히 가격이나 맛을 넘어 '가치'와 '생산 과정의 스토리'에 기꺼이 높은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는 와인 소비 문화가 깊이 있게 성숙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시장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는 긍정적인 요소이다. 따라서 수입사들은 대량 물량 경쟁이 아닌, 내추럴 와인과 같은 '니치 프리미엄' 포트폴리오를 전략적으로 확대하여 고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
글로벌 RTD(Ready-To-Drink) 시장은 편리하고 휴대 가능한 음료 옵션에 대한 소비자 수요 증가에 힘입어 2030년까지 CAGR 8.3%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와인 카테고리 역시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하여 캔 스프리처, 와인 기반 RTD 음료, 증강 현실(AR) 라벨이 부착된 혁신적인 포장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다.
RTD 와인의 확산은 와인 카테고리에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는 데 크게 기여하며, 이들이 궁극적으로 프리미엄 병 와인을 탐색하게 만드는 '유입 경로(Funnel)'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국 소비자는 단맛이 강한 와인을 선호하는 뚜렷한 경향을 보이고 있어, RTD 와인은 이러한 취향과 '편의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최적의 제품군이다. 와인 업계는 스파클링 모스카토 베이스나 과일 첨가 RTD 등 한국 시장의 선호도를 반영한 제품 개발과 유통에 공격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한국 와인 수입 시장의 구조는 FTA를 기반으로 한 신대륙의 물량 우위와 전통적인 구대륙의 브랜드 가치 우위가 혼재되어 나타난다. 수입 물량 기준으로는 칠레가 84,269 물량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며, 이어서 프랑스(60,701), 이탈리아(53,335), 스페인(49,218), 뉴질랜드(44,313) 순으로 뒤따른다.
칠레가 1위에 오른 것은 한-칠레 FTA를 통해 관세 혜택을 받으며 저가 대량 물량 공세를 성공시켰기 때문이다. 이는 시장의 '양적 성장'을 책임지는 축이다. 반면,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구대륙 국가들은 가격 경쟁력보다는 프리미엄 이미지와 브랜드 가치에 의존하며 '질적 성장'의 축을 담당한다. 와인 수입 포트폴리오 전략은 이 두 축을 동시에 관리해야 한다. 수입량 감소 국면에서는 프랑스, 이탈리아 등 고가 포트폴리오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방어하고, 칠레산 물량은 재고 위험을 고려하여 수요에 맞춰 탄력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표2] 한국 와인 수입 국가별 물량 점유율 (최신 데이터 기준)
한국에서 와인을 수입할 때는 관세, 주세, 교육세, 부가가치세 등 총 네 가지 세금이 순차적으로 부과된다. 세금은 다음과 같은 계산 구조를 따른다: 관세는 과세가격에 관세율 15%를 적용하고, 주세는 (과세가격+ 관세)에 주세율 30%를 적용한다. 교육세는 주세액의 10%이며, 최종적으로 부가가치세는 (과세가격+관세+주세+교육세)에 부가세율 10%를 적용하여 부과된다.
이러한 세금 구조는 와인에 부과되는 세금이 누진적으로 가산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는 고가 와인일수록 절대적인 세금액이 급증하여 최종 소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FTA 체결국가에서 해당국 와인을 구매할 경우 관세 혜택을 받아 세금 부담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 따라서 가격 경쟁이 치열한 저가 시장에서는 FTA 혜택을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며, 프리미엄 시장에서는 높아지는 세금 부담을 상쇄할 수 있는 강력한 브랜드 가치와 희소성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마케팅 전략이 되어야 한다.
한국 와인 시장은 팬데믹 특수 종료와 함께 주류 트렌드가 위스키 등 고도주 및 RTD/논알콜로 급변하는 변곡점에 위치해 있다. 와인 수입량의 2년 연속 감소세는 단기적인 '버블 조정' 국면을 명확히 보여주지만, 이는 시장이 팬데믹 기간의 과열을 해소하고 기초 체력을 다지는 '전략적 바닥(Strategic Trough)'으로 인식되어야 한다. MZ세대가 주도하는 유통 혁신(O2O)과 취향 다양화라는 구조적 성장 동력은 여전히 강력하므로, 장기적인 3배 성장을 위한 기반은 훼손되지 않았다.
1. 프리미엄 포트폴리오 재편 및 수익성 강화 (Depth Strategy):
수입 물량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저가 와인의 수입 비중을 축소하고, 보르도/토스카나급의 고가 프리미엄 와인 및 내추럴 와인과 같은 니치 마켓 포트폴리오를 확대하여 마진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또한, 홈술 수요 감소를 상쇄하기 위해 외식 및 유흥 채널(B2B)에 대한 영업력을 강화하는 채널 다변화가 필수적이다.
2. RTD 및 소용량 혁신을 통한 고객 접점 확대 (Breadth Strategy):
와인 기반 RTD 음료 및 캔 와인 시장에 선도적으로 진출하여, 편의성과 한국 소비자의 단맛 선호를 충족시키는 제품군을 강화해야 한다. 아울러, GS25의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소용량 및 잔술 기반의 O2O 유통 시스템을 대형마트 및 전문점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와인 소비의 진입 장벽을 영구적으로 낮춰야 한다.
3. 주류 산업 전반의 변화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
위스키, 하이볼, 논알콜 등 대체재의 급성장 추이에 주목하고, 이들 제품과 와인을 결합한 마케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무알콜 맥주 시장의 급성장에서 볼 수 있듯이, 와인 역시 건강 지향성(Zero Sugar, Clean Label)을 핵심 축으로 삼아, 첨가물을 최소화한 제품이나 저알코올 옵션을 강화함으로써 장기적인 트렌드에 대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