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질문과 작은 질문, 그리고 성찰 연계
지난해 1학기에 조금 재미난 일이 있었다. 고등학교 1학년 수업인 터라 4월쯤엔 수동태 진도가 나가게 되는데, 학생 여러명이 수동태의 개념을 헷갈려하는 것이었다. 이를 테면, 아래와 같은 질문이 고등학교 1학년들에게 좀 들어온다. 중학교 때는 고민하지 않고 그냥 암기를 하거나 하는 문제이지만 고등학교가 되어서 본격적으로 분사 등, 수동의 개념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어려움을 겪게 되는 문제들.
그래서 나는 내친 김에 아이들에게 확실하게 수동태의 개념을 인지시키기 위해 잠시 수업을 진행했다. EBS 다큐 프라임에서 오래 전에 방영한 <동과 서> 편이다. 리처드 니스벳의 <생각의 지도>를 활용해 제작한, 상당히 양질의 다큐다.
https://youtu.be/J5hOkggR_nk?si=S84JQ9X9CqwSFfe5
리처드 니스벳은 관계 중심, 객채 지향의 동양적 사고와 주체 중심, 분석 중심의 서양의 사고를 <생각의 지도>에서 매우 설득력있게 분석 논증해냈다. 아이들에게 이 서적은, 동서양의 관점 차이에서 발생하는 주체와 능동태, 수동태 개념을 전달하기에 매우 유용하다.
그리고 수업 말미에 나는 이렇게 이야기했다.
독서기록장은 학교생활기록부, 그리고 학생부 종합전형에서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책이 아니면, 평가자인 입학사정관이나 교수들로선, 아이들이 무엇을 읽고 썼는지 확인할 길이 없다. 인터넷 기사인가? 챗GPT가 토해낸 자료인가? 인용 하나에 생사가 오락가락하는 것이 교수이고 입학사정관인데, 인용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기록으로 가득찬 학생부 기록이란, 굉장히 난감하고 믿기 어려운 것이다. 그래서 명문대 진학을 노린다는 아이들에겐 "1년에 최소 10권의 독서기록이 학교생활기록부에 반영되어야 한다"라고 지도를 한다.
문제는 여전히 설득력이다. 어떤 책을 읽을지, 그로부터 어떻게 면밀한 사고를 해냈는지를 평가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합리적인 독서교육지도안이 교과에 내재되어 있어야 하고 학생들이 그 프로세스를 따라 책을 읽고 독서기록을 기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나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는다고 말해둔 것이다. <생각의 지도>를 제안한 것에 있어선, 나는 교과 지식과 면밀하게 연계해서 아이들에게 제시한 셈이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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