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력을 기술적으로 단시간에 늘리는 방법이 아닌 인문학적으로 접근한 [어른의 어휘력]을 쓰신
유선경 작가님이 일상에서 어휘력이 왜 중요한 지에 대해 강의해 주셨다.
어휘력이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힘이자, 대상과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말맛을 알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이다.
어휘력을 키운다는 것은 이러한 힘과 시각을 기르는 것이다.
혐오와 차별언어의 관점의 필요성, 어휘력을 늘리는 방법 등 어휘력과 관련된 내용은 강연을 풍성하게 채우셨다. 강연 중 기억에 남는 건 하나의 단어로 뭉뜬 그려 사용되고 있는 승자독식 단어들에 대한 내용이었다.
'좋다'라는 단어에는 어떤 의미들을 포함하고 있을까?
'즐겁다, 재미있다, 유쾌하다, 신나다, 흥미롭다, 흥미진진하다, 멋있다, 근사하다, 아름답다, 훌륭하다, 빼어나다, 대단하다, 굉장하다, 감동하다, 행복하다, 자랑스럽다, 평온하다, 후련하다, 다정하다' 등 수십여 가지의 의미를 가진다. 시의적절하게 표현되어할 단어를 '좋다'하나로 퉁치려 한다.
이렇게 사용되는 단어들에는 '좋다'의 반의어인 '싫다'와 '헐', '개', '대박' 등이 있다.
유퀴즈에 출연하신 김영하 작가님이 한예종 극작과 교수님으로 계실 때 '짜증 난다'라는 단어를 금지시키셨다는 소문에 대해 해명(?)을 하셨다.
작가님도 평소에는 '짜증 난다'라는 단어를 자주 쓰시지만 소설을 쓸 때는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짜증 난다'라는 단어를 학생들에게 금지시키셨다고 한다.
'짜증 난다'에는 다양한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서운하다, 당황스럽다, 황당하다, 분했다, 서럽다, 슬프다'등 다양한 감정이 포함되어 있는데 '짜증 난다'라는 단어 하나도 다양한 감정이 뭉뜬 그려져 표현되기 일쑤다.
덧붙여 사람들이 감정을 뭉뜬 그리는 이유는 진짜 감정을 들여다보면 괴롭기 때문이라고 한다. 서운하고 슬픈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보면 감당할 수 없을 만큼 감정이 북받쳐 오르기도 해 '짜증 난다'는 단어 하나로 감정을 억제하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어휘력의 성장은 글을 쓰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일상에서 나의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어휘력의 향상은 학습을 하는 어린이에게만 필요하다고 느끼기 쉽지만 어른에게도 필요하다는 걸 부정할 수 없다.
어휘력과 문해력은 '독서'와 '필사', '글쓰기'를 함께 실행할 때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효과적으로 성장한다고 작가님은 말씀하셨다.
하나도 하기 힘든데 세 가지를 함께 해야 한다니. 작가님의 강연을 들으니 무엇하나 놓치면 안 될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