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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심장세개 Nov 01. 2021

왜 평범한 중소기업 워킹맘이 박사과정을 했을까요?

3월은 입학식의 계절이죠. 2015년 봄, 제겐 이런 변화가 있었습니다.

박사과정 입학할까? 며칠 생각하고, 바로 입학을 결정했습니다.



결정이 참 빠르죠? 생각을 깊이 하고 박사과정을 시작한 게 아니죠. 그래서 박사과정을 좀 길게 했습니다. 잘 준비하고, 목표도 정하고, 진로계획도 세우고, 연구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우고 입학했더라면 박사과정을 효과적으로 다니고, 시간을 단축할 수가 있었을거에요. 저는 진지하게 고민하고 박사과정을 한 게 아니어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는데요. 아마 고민을 많이 했으면 박사과정을 시작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또 박사과정이 어떤지 알았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     


제가 좀 이래요. 저지르고 생각하고 수습하는 편이에요. 그래도 수습은 하고, 마무리도 하고. 다행히 운이 좋은 편이어서 삶은 항상 좋은 방향으로 갔었던 것 같아요.     


박사과정을 입학하는데 여러 사연이 있었어요.     


(1). 박사과정을 고민하기 전까지 사연


①특임교수 제안, 그러나 거절

정말 좋아하던 회사를 약 8년간 새벽부터 밤, 주말에도 일하고, 그 와중에 아이가 5살, 3살일 때 야간 대학원도 다녔어요. 일과 가정이 힘들었지만 포기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대학원까지 다니며 결국 번 아웃이 되었어요. 힘들어서 회사를 그만두었는데요. 제가 사장이라면 번 아웃 직원에게 휴가를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면, 좋아하던 회사를 영영 떠나진 않을 것 같아요. 쉬면 회복이 되니까요.


이렇게 다닌 대학원을 마치면서 다시는 공부 안 할 거야! 이를 악물었죠. 그런데 대학원에서 그 당시 멋진 제안을 받았었어요. 해당 대학에서 운영하는 8개의 CEO과정을 총괄하는 특임교수님 자리를요. 그것도 그 책임자 교수님께서요. 지금 같으면 당장 할 것 같은데, 그때는 해낼 자신이 없었어요. 그 성과를 내기 위해 주말과 밤이 없이 일 해야 할 것 같았어요. 그런 생활을 그만하고 싶더라고요. 지금은 다시 기회를 주시면 아주 잘할 자신이 있는데 말이에요.      


②프리랜서

그래서 회사 일을 그만두고 프리랜서 일을 시작했어요. 퍼실리테이터 교육을 받고, 퍼실리테이터로 활동하는 것이었어요. 처음엔 재밌었어요. 강사님들과 기획도 하고, 같이 이동하고, 마치면 맛있는 것도 먹고요. 그런데 그동안 작은 회사여도 ‘갑’처럼 살았는데요. ‘을’이 되어야 하더라고요. 퍼실리테이터로 수입을 올리려면 주관 기업에게 잘 보여야 되고, 또 일한 돈은 명확하지 않게 처리되고, 입금이 되었는지도 모르겠고. 그리고 지방에도 많이 가야 하는데요. 시간 대비 효율적이지 않게 느껴졌어요.      


③파트타이머

그런데 경력단절을 만들지 않기 위해 지인 소개로 ***협회에 파트타임으로 일하기로 시작했죠. 이젠 아이들과 시간도 보내고, 경력단절은 되지 않으며 일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 회사가 사람도 없고, 수입도 적고, 사장님은 좋아 보이고 그랬어요. 그래서 돈키호테 같은 마음이 생겨서 파트타임 월급 받으며 열심히 일했어요. 새벽 6시 출근, 보통 밤 10시경 집에 귀가하게 됐어요.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이렇게 일했던 것이. 회사에서는 제가 아이 엄마라는 것을 가끔 잊어버리시나봐요.

 

(2). 박사과정을 고민했어요.


①우연히 만난 교수님, 학생 모집만 잘해도?

어느 날 서울 근교에 계시는 어떤 교수님을 만났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정식 교수님은 아니지만 석사과정 학생 모집을 잘하셔서 그 대학에서 대학원에 과정도 만들어주고, 교수 타이틀로 활동을 하고 계셨어요. 보통의 교수님의 업무와 프로세스는 달랐지만 그때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박사학위를 따고, 영업력과 강의력만 갖추면 교수도 할 수 있는 세상이네? 학교에 계신 순수하게 연구하고, 학생을 지도하는 교수님들께는 죄송한 표현이지만 이런 불순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②어? 이 학교 괜찮은 것 같네?

그 당시 영업주 제로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와 교육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어요. 이 학교와 같이 프로젝트하면서, 공부해도 괜찮겠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른 박사과정은 알아보지 않고 이 대학교의 입학조건만 알아봤었습니다.      


그런데, 이 학교는

수업료? 조금...비쌉니다. 

운영시간? 월 2회 토요일과 일요일에 오전부터 오후까지. 풀~ 수업.

수업료가 비싼 만큼 간식과 식사 제공, 교제 재공을 해줍니다.   

논문을 잘 게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잘 되어있습니다.

교수님이 매우 친절합니다.  
쉽게 만날 수 없는 훌륭한 분들 박사 동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보통의 박사과정은 교수님께 잘 보여야 되고,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은데요.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이 학교의 박사과정은 돈이 많이 드는 것 빼고는 괜찮은 것 같았습니다.      


많이 비싸지만 직장인을 위한 박사과정이어 격주로 하루 종일 수업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만 해결되면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 아이들은 10살 8살이었는데요. 아이들 공부보다 엄마가 조금 더 공부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 교수님 추천으로 마음먹음과 동시에 입학을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사춘기가 된 아이를 보며, 이 시간이 가끔 미안해집니다. 아이들이 '엄마~ 놀아주세요!, 일찍 오세요!'가 소원이었던 시간이었거든요.


(3). 박사과정, 입학서류를 제출하다.


입학 의사를 전달하니, 학교 입학담당자에게 이메일을 받았습니다. 다행히 입학시기여서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aSSIST는 당시에는 1년에 한 번만 입학생을 모집했습니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1년을 기다려야 할 것 같아 서둘렀습니다.     


이메일이 이렇게 왔습니다.     


[aSSIST] 민선 아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박사과정 지원서류 안내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민선 아본 부장님,

서울과학종합대학원 박사과정 담당자 ***입니다.     

먼저, 저희 박사과정에 대한 관심에 감사드리고, 간략한 소개드리겠습니다.

아래 사항 외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 연락 주시길 바랍니다.

박사과정 소개자료 및 1학년 학사 스케줄을 첨부해드립니다.     


1. 입학요건 및 전형 안내

매년 3월에 개강하고 있으며 원서접수는 매년 10월경부터 진행됩니다.

박사과정 온라인 지원하기(클릭하기)     


2. 커리큘럼 및 수업방식

연구방법론 심화학습, 복수 지도교수제도, 논문실적관리를 통한 박사학위 취득 등 미국과 유럽식 박사과정의 장점을 채택하여 특화된 박사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업은 격주로 토, 일요일(08:30 ~ 18:30)에 진행됩니다.     


3. 학위 취득 기간

전체 course work 4학기 + 논문 작성 2학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본교의 커리큘럼에 따라서 성실하게 출석하시고 졸업요건을 충족하면 3년 내(6학기)에 학위 취득이 가능합니다.

다만, 회사 업무, 출장 등 사유로 휴학을 하게 되면 취득 기간이 더 길어질 수가 있으며, 또한 논문 3편을 통과하셔야 하기 때문에 논문 주제 선정 및 등재지 게재 등 여건에 따라 취득 기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4. 학비 (2015학년도 기준)

Course work 기간: (수료 / 1-4학기)

등록금(학기별) *,000,000원 

교재비 외 기타(학기별) *,000,000원     

논문 작성 기간: 졸업 / 5-6학기)

연구등록비(학기별) *,000,000     


5. 박사과정 입학 준비 서류     

1. 입학원서 1부

2. 연구계획서 1부(자유양식-A4 3장 내외, 샘플 2종류 첨부),

3. 재직증명서 1부

4. 서류제출 확인서 1부

5. 최종학력 졸업증명서 1부

6. 최종학력 성적증명서 1부     

6. 학교 소개 

       


시간을 돌린다면



입학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대학교, 지도교수님 선정도 중요하지만 이 시기에는 연구계획서와 구체적인 진로계획이 가장 고민해야 할 시간이었다고 봅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후회스럽습니다. 논문 주제나 진로에 대해 입학하고 찾다 보니 동기들보다 졸업이 많이 늦었습니다. 논문 주제 찾기만 3년이 걸렸네요.  이렇게 저는 박사과정이 무엇이고, 무엇을 공부하는지 잘 모르고 입학했습니다. 부끄럽지만 이랬습니다. 논문이 뭔지도 잘 모르고 들어갔다고 해야 될까요. MBA에서는 논문을 쓰지 않았거든요. 하지만 시작했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마무리는 한 것 같습니다. 시작한 것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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