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뽀얀 Feb 26. 2021

하나도 안 예뻐

[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94화


꼬맹이가 미운 짓을 할 때면 속에서 부글부글 화가 올라온다.

가까이 있으면 아이에게 계속 큰 소리 칠 것 같아

아이를 두고 잠시 다른 방으로 가 버린다.


어찌 항상 예쁠 수 있으랴.


아이와 단 둘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같이 있다 보면

애 돌보는 기계가 된다.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피곤에 찌들어 안면 근육이 축 쳐지고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살다 보니

내 꼴이 보기 싫어 거울을 일부러 안 볼 때가 있다.


괴물 엄마.

내가 괴물이 된 것 같고 아이에게 미안해 훌쩍훌쩍 울 때도 있다.

마음을 지키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꼬맹이에게 버럭 한 날. 잠자기 전 하는 말이

"엄마가 짜증 내고 화내서 미안해."

이 말이다.


가장 사랑하는 대상이 가장 미워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니...

마음이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을 한다.

신께서는 나의 낡고 천한 본성을 잘 아시고 아이를 보내시어

내면의 괴물이 자극받게 하셔서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 알려주고 계시다. 

오늘도 힘들었다.


-


[육아툰 - 엄마의 사랑 곱하기]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뽀얀 홈페이지  / 뽀얀 인스타




매거진의 이전글 꿈도둑을 쫓아낼 수 있는 방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