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툰] 엄마의 사랑 곱하기 94화
꼬맹이가 미운 짓을 할 때면 속에서 부글부글 화가 올라온다.
가까이 있으면 아이에게 계속 큰 소리 칠 것 같아
아이를 두고 잠시 다른 방으로 가 버린다.
어찌 항상 예쁠 수 있으랴.
아이와 단 둘이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종일 같이 있다 보면
애 돌보는 기계가 된다. 사람이 아닌 것 같다.
피곤에 찌들어 안면 근육이 축 쳐지고 딱딱하게 굳은 표정으로 살다 보니
내 꼴이 보기 싫어 거울을 일부러 안 볼 때가 있다.
괴물 엄마.
내가 괴물이 된 것 같고 아이에게 미안해 훌쩍훌쩍 울 때도 있다.
마음을 지키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된다.
꼬맹이에게 버럭 한 날. 잠자기 전 하는 말이
"엄마가 짜증 내고 화내서 미안해."
이 말이다.
가장 사랑하는 대상이 가장 미워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니...
마음이 참 보잘 것 없다는 생각을 한다.
신께서는 나의 낡고 천한 본성을 잘 아시고 아이를 보내시어
내면의 괴물이 자극받게 하셔서 사랑하는 방법을 조금씩 알려주고 계시다.
오늘도 힘들었다.
-
[육아툰 - 엄마의 사랑 곱하기]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