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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단우 Mar 12. 2022

우연한 방문객, 타잔

반려동물을 키운다는 건





우연한 방문객, 타잔



오랜만에 본가에 내려와 타잔을 껴안고 두 바퀴 정도를 돌고 침대에 폭 쓰러진 채로 누워 타잔과 눈을 맞대면 사랑이라는 게 오롯이 보이는 것만 같다. 떨어져 지내다보니 곁에 있을 때와는 달리 늘 최선을 다해 있는 힘껏 마음을 표현하게 된다. 예고 없이 내 시절에 찾아온 우연한 생명이 마치 반드시 그래야만 했다는 듯 내 품에서 새근새근 거리는 걸 보며, 나는 너를 사랑한다고. 지금 이 몸짓과 눈빛과 체온이 온전한 나의 진심이라고.


혹시 네가 전해지는 사랑만 받을 수 있다면, 나는 전할 수 있는 사랑만 하는 사람이기로 하자. 안간힘 쓰지 않아도 쉽게 느낄 수 있는 마음을 건네는 사람이기로 하자. 내게 와 닿기도 전에 흩어져 날아가버리는 그런 마음을 믿으려 애쓰던 시간들도 이제 놓아주도록 하자. 이제 막 돋아난 새순처럼 따뜻한 사람이 되어 그 마음 그대로를 말하고 빵긋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고, 한 해의 마지막 날 타잔을 끌어안은 채로 다짐한다. 마치 사랑은 사랑이 불러일으키는 행동을 통해서만 존재한다는 듯, 전해지는 사랑만 믿는 사람이기로 하자. 모든 게 쉬운 듯 단순한 마음으로 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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