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당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시간이 많잖아.’라는 문장이 슬퍼서 흠칫했다. 정색하고 ‘아니, 시간이 많지 않을지도 모른다.’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음에 또 한 번 더 슬펐다.
사랑하는 사람아. 당신이 내 눈을 바라보는 순간을 대단히 소중하게 여겨주길. 특별할 것 없이 얼굴을 마주하고 속삭이는 지금이 영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길. 내 눈동자 속, 당신이 투명하게 웃고 있는 장면이 내겐 절망 같은 희망이라는 걸 눈치 채 주길. 끝내 아무 말도 못 한 채 속으로만 바라는 내가 이렇게 웃고 있다.
오늘 줄 마음과 오늘 할 표현을, 갖가지 이유로 미루지 않는 당신이길. 언젠가 멀리서 오늘을 회상했을 때, 아주 작은 후회나 미련도 남지 않기를. 그 언젠가의 당신은 오늘의 모습이 당신의 최선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기를. 훗날 만약 우리가 섬이 되어야 하더라도 어떠한 미련도 없이 가벼운 걸음으로 떠날 수 있는 사람이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