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약 1년만에 관람객 53만명을 기록한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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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르부르박물관 방문객의 70~80%가 모나리자 그림을 보기 위해서 방문했다고 할 만큼 박물관 역시 특정 문화/미술품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사유의 방’ 역시 이런 이유로 전례없던 브랜드 프로젝트로 추진되었고 그 결과는 앞서 이야기한 숫자로 설명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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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의 방에는 오직 국보 78, 83호 두 불상만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두 국보가 전시된 공간은 압도적인 공간감과 연출로 내방객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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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글을 통해 사유의 방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주목 받는 이유를 브랜딩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브랜드가 가지는 상징성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브랜딩 과정이 사유의 방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고 의미있는 사례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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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사유의 방 핵심가치 : 사유
사유의 방 브랜드 스토리 개발을 주도한 김아린 대표(비마이게스트)는 ‘사유’를 핵심가치로 제안했습니다. 해당 공간에 방문한 내방객이, 사유 :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갖길 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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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 핵심가치는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설명될 때집중될 수 있고 그 가치가 사람들의 동의를 얻을 때 큰 힘을 발휘합니다. 사유의 방은 물건은 풍족하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한 현대인에게 스스로와 주변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사유라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 돌아보고 스스로 느끼게 하죠. 어떤 이는 불멍, 물멍과 같이 ‘반가사유상멍’이라 이 시간을 칭하며 수 차례 방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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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가치는 브랜드가 제안할 수 있는 유일한 것과 고객(목표집단)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코딩(고객의 언어로..)이 되어야 하죠. 만약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역사와 전통성 등 진부한 이야기로 접근했다면 지금과 같은 임팩트는 나오기 어려웠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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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와 고객 사이에서 공감을 줄 수 있는 사유라는 핵심가치가 중심을 잡아줬기에 해당 공간이 특별하고 의미있게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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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사유의 방 가치제안 : 공간
가치제안은 브랜드가 정한 핵심가치를 고객이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감각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유의 방은 사유라는 핵심가치를 내방객이 온전히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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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진입로와 흙을 사용한 벽의 재질과 색감은 마치 1,400년 전 과거의 그 시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며, 미세하게 기울어진 바닥은 두 불상을 향해 자연스럽게 몸과 시선이 이동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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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경영 이론에 ‘지각된 품질’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품질이 훌륭한 제품도 고객이 지각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에 고객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만약 고객이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한 뒤 발로 차는 행위로 품질을 지각한다면 타이어 회사는 타이어를 딱딱하게 만들어 이를 느끼게 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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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제안이란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고객이 느끼고 경험하도록 만들지 못하면 소용이 없죠. 사유의 방은 사유라는 핵심가치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해 고객이 이를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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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딩은 브랜드가 가지는 핵심가치를 고객이 느끼도록 가치제안을 하는 행위입니다. 때로는 기능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사유의 방과 같이 감각(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기도 하죠. 이번 프로젝트는 핵심가치가 가치제안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 마케터(브랜드 담당자)에게 의미있는 사례가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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