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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통마케터 Jan 27. 2023

브랜딩 관점으로 바라 본 사유의 방 프로젝트

2022년 10월. 약 1년만에 관람객 53만명을 기록한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프랑스의 르부르박물관 방문객의 70~80%가 모나리자 그림을 보기 위해서 방문했다고 할 만큼 박물관 역시 특정 문화/미술품의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는데요. 오늘 소개해드릴 ‘사유의 방’ 역시 이런 이유로 전례없던 브랜드 프로젝트로 추진되었고 그 결과는 앞서 이야기한 숫자로 설명됩니다.

사유의 방에는 오직 국보 78, 83호 두 불상만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만큼 특별한 대우를 받고 있는데 두 국보가 전시된 공간은 압도적인 공간감과 연출로 내방객에게 깊은 영감을 주고 있죠.

이번 글을 통해 사유의 방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고 주목 받는 이유를 브랜딩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브랜드가 가지는 상징성을 사람들에게 인식시키는 브랜딩 과정이 사유의 방에도 동일하게 적용되었고 의미있는 사례로 생각됩니다.

01. 사유의 방 핵심가치 : 사유

사유의 방 브랜드 스토리 개발을 주도한 김아린 대표(비마이게스트)는 ‘사유’를 핵심가치로 제안했습니다. 해당 공간에 방문한 내방객이, 사유 : 두루 헤아리며, 깊은 생각에 잠기는 시간을 갖길 원했죠.

브랜드의 핵심가치는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설명될 때집중될 수 있고 그 가치가 사람들의 동의를 얻을 때 큰 힘을 발휘합니다. 사유의 방은 물건은 풍족하지만 정신적으로 피폐한 현대인에게 스스로와 주변 관계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줍니다. 사유라는 시간을 통해 스스로 돌아보고 스스로 느끼게 하죠. 어떤 이는 불멍, 물멍과 같이 ‘반가사유상멍’이라 이 시간을 칭하며 수 차례 방문하기도 합니다.

핵심가치는 브랜드가 제안할 수 있는 유일한 것과 고객(목표집단)이 원하는 것 사이에서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고객이 이해하기 쉽게 코딩(고객의 언어로..)이 되어야 하죠. 만약 금동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의 역사와 전통성 등 진부한 이야기로 접근했다면 지금과 같은 임팩트는 나오기 어려웠을 겁니다.

브랜드와 고객 사이에서 공감을 줄 수 있는 사유라는 핵심가치가 중심을 잡아줬기에 해당 공간이 특별하고 의미있게 다가올 수 있었습니다.

02. 사유의 방 가치제안 : 공간

가치제안은 브랜드가 정한 핵심가치를 고객이 느끼도록 하는 것입니다. 이는 감각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데 사유의 방은 사유라는 핵심가치를 내방객이 온전히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죠.

긴 진입로와 흙을 사용한 벽의 재질과 색감은 마치 1,400년 전 과거의 그 시간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오며, 미세하게 기울어진 바닥은 두 불상을 향해 자연스럽게 몸과 시선이 이동하도록 디자인되어 있습니다.

브랜드 경영 이론에 ‘지각된 품질’이라는 내용이 나오는데요. 품질이 훌륭한 제품도 고객이 지각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기에 고객이 느끼고 경험할 수 있도록 커뮤니케이션해야 한다는 개념입니다. (만약 고객이 자동차 타이어를 교체한 뒤 발로 차는 행위로 품질을 지각한다면 타이어 회사는 타이어를 딱딱하게 만들어 이를 느끼게 해야 하죠)

가치제안이란 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훌륭한 핵심가치를 가지고 있어도 이를 고객이 느끼고 경험하도록 만들지 못하면 소용이 없죠. 사유의 방은 사유라는 핵심가치를 온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공간을 설계해 고객이 이를 경험하도록 했습니다.

 브랜딩은 브랜드가 가지는 핵심가치를 고객이 느끼도록 가치제안을 하는 행위입니다. 때로는 기능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사유의 방과 같이 감각(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기도 하죠. 이번 프로젝트는 핵심가치가 가치제안으로 연결되는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어 마케터(브랜드 담당자)에게 의미있는 사례가 될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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