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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호경 May 19. 2021

우리는 몸이 버겁다

공부하는 엄마의 임신 기록_11

비슷한 시기에 임신한 가까운 친구가 유산을 했다. 마음이 아파서, 같이 몇 번이고 울었다.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아이를 친구는 진통을 겪어 낳아 냈다. 젖이 나오고 몸살을 앓는다고 한다. 또 몇 번이고 같이 운다. 


몸이 마음을 미처 따라가지 못한다. 임산부는 몸이 버겁다. 마음의 상태를 재빨리 반영해 따라와주지 못하는 몸이 버겁다. 마음은 몸의 변화를 감당하기가 어려워 힘에 부친다. 마음으로는 받아들일 수 있는 일을 몸이 다 담아내지 못하고, 몸이 하는 일을 마음은 따라가기가 어렵다. 정신과 육체의 분리. 임산부는 이 일을 겪어낸다. 


각종 정보를 뒤져가며 몸의 변화를 읽어내려 부지런히 노력한다. 커뮤니티도, 책도, 심지어는 의사도 이를 다 해내지 못한다. 몸은 자기가 갈 길을 간다. 우리는 몸이 버겁다. 


13주 2021년 4월 29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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