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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ulsum Mar 22. 2024

엄마와 나 사이의 강

NinhBinh, Vietnam


벼를 심은 얕은 강 위를 떠다니는 건 내 취향이 아니었다. 나는 바다가 궁금했다. 배를 타고 섬에 들어가 이틀 밤을 잤다. 하루는 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고, 하루는 섬에서 가장 높다는 전망대에 올라 커피를 마셨다. 해가 진 후에 리조트로 돌아와 텅빈 수영장에서 혼자 수영을 했다. 낮에 무릎까지 바지를 걷고 바닷물에 발을 담근 엄마가 선베드에 누워 자꾸 들어가자 보챘다. 마지막 날 아침 북쪽에 있는 선착장으로 가던 흔들리는 차 안에서 엄마는 끝을 알 수 없는 바다보다 눈을 돌리면 땅이 보이는 강이 좋다고 했다. 더 멀리 가려던 마음을 접고 호텔로 돌아가는 길에 망고를 한 보따리 샀다. 엄마는 달다 했고 나는 끝맛이 떫다 했다.

그리고 호텔 옆 여행사에 가서 내일 아침 출발하는 닌빈 여행 상품을 구매했다. 엄마를 안심시키기 위해.

.

얕고 가까운 강이 좋아지기 전에 바다를 건너야겠다.

.

NinhBinh, Vietnam,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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