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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r 마르 Feb 22. 2024

어린이세상

스페인 어린이가 되고 싶다.


어린이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느낀 점을 비교해 보겠다.

시원하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스페인이 어린이들이 살기엔 더 행복한 곳은 맞다.

처음에 구구절절 엄청 길게 썼다가 다시 정리하고 심플하게 써본다. > 근데 끝에는 다시 구구절절 길어진다.


** 교육은 미취학 아동 기준으로 이야기하겠다 **

참고로 4번째 이야기인 사회적 약자에서 어린이만 세부적으로 연결된 이야기이다.





서문


아이를 낳기 전에는 아이를 안 좋아했다.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몰랐다는게 더 맞는 말이겠다. 그래서 한국에서도 아이들을 보면 날 보고 울기 전에 최대한 피했다. 그러다 스페인에서 아기 새를 낳아보니 내 아이가 귀여운 만큼 아이들이 사랑스러운 존재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귀여운 악마 같은 면도 있지만 ㅋ 그럼에도 사랑을 잔뜩 받아 마땅한 존재라는 걸  체득하며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가 자연스럽게 바뀌게 되었는데 그건 분명 스페인에서 아이를 대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나에게 영향을 미친것 같다.



한국

어린이들이 행복하기에 조금 안쓰러운 나라이다.  해야 하는 게 많고 닿아야 할 기준도 높다.



교육면


 우리나라는 나이가 만 나이로 안 하고 한, 두 살씩 더 붙여서 그런지 몰라도 어린이들이  좀 더 조숙함. (사회, 가족, 양육 기관, 미디어 영향 ) / 23년 6월부터 만 나이로 변경한다고는 함.            

  아이가 기본 이상은 해야 한다는 압박 > 우리나라는 그 기준이 높은 편 > 그건 바로 부모가 가지고 있는 기준치            

 과도한 선수 학습  > 경쟁 사회를 너무 어린 시절부터 경험시킴            

 공부에 대한 압박             

 한글보다 영어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풍토            

 부모가 무의식적으로 다른 집과 비교를 많이 하는 듯하다. 저긴 저렇게 하는데 우리 아이는 안 해도 될까 하는 불안감이 촉매제. (많이들 휩쓸림)            

 한국의 과한 교육사업이 이렇게 해야 우리 아이가 최고가 되고 그래야 아이가 행복하다고 광고와 커뮤니티로 분위기 조성.            

 한국 교육비를 포함한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가 기본적으로 비쌈  > 한국에서 교육 사업+ 어린이 사업은 절대 안 망할듯하다.            



하지만!

이미 한국의 과도한 경쟁의 교육을 경험한 아이들이 부모가 되어 대안 교육을 찾기 시작함 > 사회적으로도 점진적 변화


-집에서 자기주도 학습을 시키는 부모들도 점차 늘어나기 시작함 (잠수네 아이들 등을 참고)

-대안 교육 : 협동조합 유치원 및 어린이집, 공동육아 등 ; 성미산 마을  / 하자센터

-공립기관에서 다양한 무료 혹은 합리적인 가격의 교육 프로그램 제공 > 육아 종합 지원센터, 도서관, 청소년 수련관, 평생학습관, 구에서 운영하는 창의학습센터와 키즈카페, 공공 놀이터 조성 등등

-초등학교도 입학하면 공부의 세계로 바로 들어가는 것이 아닌, 아이들이 적응할 수 있게 한 달 정도의 시간을 들여 학교를 즐거운 곳으로 만들기 위한 시간이 있다.




한국의 어린이 세상


아이들을 대하는 사회적 온도가 차가운 편이다.

일부 무개념  양육자인 부모들과 그들의 아이들의 만행과 협박 (맘 카페) > 인터넷 커뮤니티로 인해 사회적으로 혐오 시선이 증가함 >노키즈존 2021년 기준 420개 이상


거기에 대한 나의 생각을 표현한 트위터 짤이 있길래 가지고 왔다.


부모가 잘해야 아이들이 좀 더 친절한 세상에 살 수 있다. 어린이들은 몰라서 그래도 되지만 부모는그러면 안 된다. 어쨌든 부정적 여파로 노키즈존과 맘충 단어가 생겨났다. 그런데 난 또 이게 당연한 사회현상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전 세계 어딜 가나 무개념은 존재한다. 세상이 얼마나 넓고 다양한데 모두가 올바를 수 있는가. 우리가 선진국이라 생각하는 서구 국가도 장난 아닌 사람은 다수로 존재한다.

그런데 거기는 그 개인의 문제로 보는데 우리나라는 인터넷에 글을 올리고, 인터넷 강국인 우리는 이걸 그냥 보지 않는다. 이것이 퍼 나가며 순식간에 퍼져버려 일부를 전체화해서 싸잡는다.


이 반대로 오히려 자신이 무개념 부모로 비칠까 봐 지나치게 조심하고 아이에게 심하게 엄격한 부모도 있다

아이가 아이답고 거기서 나오는 행동들에 대해선 너무 불편해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보았으면 좋겠다.


부모도 아이를 아이답게 키우고 남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들에 대해선 책임지고 교육하는 것이 옳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지 않는가.


아이 교육뿐 아니라 부모 교육도 필요하다. 다들 부모가 처음이라 어렵고 실수투성이고 아이는 물론 타인에게 상처가 되는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국가 차원에서 부모 눈높이에 맞춰 의무 교육을 해줬으면 좋겠다. 아이를 낳고 나면 교육받을 시간과 정신이 어디 있는가. 아이를 임신하게 될 때부터 준비과정이 필요하다는 게 내 개인적 생각이다.


추가 : 그런데 내가 한국 오고 나서 간 몇 개인 레스토랑이나 카페는 아이용 식기도 있고 아이를 예뻐해 주셨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다.


지나가다가 귀여워서 한 장 찍음

한국에선 저런 안내문이 특별한 걸 보면 사회적으로 아이와 강아지에게 친근하기 쉽지 않다는 인상 때문에 더 그런 것 같다. 이런 안내문을 보면 이 가게가 특별히 더 착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는다(사실 그것도 맞다).



+


공기 너무  안 좋다> 미세먼지 너무 심함 ㅠㅠ > 호흡기에 안 좋고 감기에 자주 걸린다.







스페인


교육면


일단 미취학 아동에 대한 선수 학습 시키는 학원을 못 봄 > 내가 못 본 건지 아니면 존재 안 하는지 모르겠다. > 어쨌든 어린아이들이 학원 차에 실려 이동하는 장면은 본 적이 없다.            

아이를 위해 돈을 쓰고 좋은 걸 구매하기도 하지만, 과소비하는 경향은 적다. 보이는 것 < 실용성이 더 크다.            

 아기새가 미취학 아동일 때 공부에 대한 어떤 압박도 없었다(주변 아이들도 마찬가지). 뭐,언어가 달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했다.            

서점에서 우리나라같이 문제집 섹션을 본 적도 없다

사교육을 한다면 예체능 특히 운동 쪽임 > 무술 _태권도, 가라테 등과 수영, 테니스 등이 있다.            

만 3세에 들어가는 공립 학교에 방과후 수업을 할 수 있다. (거의 예체능에 로봇 정도 비율)            




스페인 어린이 세상


아이들을 대하는 사회적 온도가 따스하다 > 이것도 4회 포스팅인 '사회적 약자'와도 이어지는데 서구권이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좀 더 배려하는 게 당연한 분위기다. > 아이들이 그 나이의 아이들 같음_천진난만




 아이 데리고 거리 데리고 나가면 예쁘다 예쁘다 해주는 분위기ㅎㅎ > 일단 아이와 있으면 더 배려 받는다.            

구역마다 공공 놀이터가 있다. > 도심 한가운데도 찾아보면 있음.            

어린이를 위한 부대시설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음            

대형마트에선 신생아~ 어린이에게 필요한 기본 용품들(기저귀, 아기 목욕용품, 이유식, 코 뻥, 아기 눈이나 코에 넣는 1회용 식염수 세트 등) 착한 가격에 판매한다.            

 동네 축제가 거의 시즌마다 있어  집 근처에서도 가족이 함께 문화적 혜택을 즐길 거리가 많다.            

 자연이 워낙 좋고 대도시도 공원이 곳곳에 있어 자연을 접하기 쉽다>파란 하늘을 보지 못하는 것과 미세먼지 걱정은 적어도 안 해도 되었다.             



< 예시가 될만한 경험담 >


-노키즈존은 상상을 못해봄. 해외에도 노키즈존이 있나 인터넷 서치해 보았는데 한국, 영미권엔 존재하는데 유럽에선 몇 레스토랑이 애들이 위험할까 봐 지정한 건 있지만. 한국처럼 알려진 개념은 아니다. 오히려 아이를 위한 장난감이 한구석에 있는 걸 많이 보았다.


-성인을 위한 유료 음악 공연 축제를 집 근처 광장에서 한 적이 있었는데 한 곳에 무료 존을 만들었는데 거기에선 음료를 팔고 아이들을 위해 DJ 가 와서 음악을 틀어주면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음악을 즐기고 춤췄다. > 포인트는 부모가 더 신남.


-바르셀로나가 속한 까딸루니아 지역 안의 어린이들은  12월-1월에 걸쳐 선물을 3번 받는다. 12월 24일 밤_까가띠오가 주는 작은 선물 / 12월 25일_크리스마스 선물/ 1월 6일은 동방박사의 날이라 이 땐 크리스마스보다 오히려 더 큰 선물을 받는다.


내가 까딸란에 사는 어린이가 되고 싶었다 ㅋㅋㅋㅋ까가띠오 처럼 너무 귀여운 전통은 언젠가 포스팅에 올리겠지만 아이들의 동심을 지켜주며 행복을 가져다주는 작은 이벤트이다. 그리고 동방박사 날은 그 전날 밤에 거리에서 동방박사 세 사람이 나타나 퍼레이드를 하며 사탕을 던져주면 줍줍 하면 된다. 또 2월엔 코스튬을 가족 단위로 입고 광장에 가서 공연 보고하는데 여러모로 아이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적 재밋거리가 많아서 좋다.



-분필로 바닥에 그림 그리기.


아기새가 정말 아기일 때 놀이터에 가니 스페인 엄마가 여러색 분필을 가지고 와서 바닥에 아이와 그림을 그리고 아기새에게도 그림 그리라고 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온 적이 있었다. 분필을 무지개색 세트로 1유로 면에 팔아서 사서 가지고 다니며 그림을 그렸는데 .... 한국에서도 아파트 단지 내에서 기본 분필을 구매해 아기새도 그리고 친구들, 동네 아이들에게 나눠져 같이 그림을 그렸다. 참고로 바닥은 폭신한 놀이터 바닥이라 사람들이 몇 번 지나가면 금방 지워지는 소재였다. 그런데 한 아이가 나에게 다가와 .. ..경비실에서 혼나지 않아요? 하고 걱정을 하며 나에게 여러 번 물어보았다. 그리고 다른 어머니랑 이야기하다가 거기 아파트 단지는 분필로 아이들이 그림 그리는데 지나가는 어른이 한소리 했다고 했고...공공 놀이터에서 분필로 그림을 그린 경우엔 물 양동이와 빗자루를 가져다가 다 지웠다고 했다. 난 사실 조금 놀랐다. 아이들을 위한 놀이터에서조치  그 정도의 자유와 창의놀이도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개념에. 나라마다 정서상 그럴 수 있다 할 수 있지만... 심지어 놀이터에서조차 눈치 봐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놀랐다. 그리고 나 어릴 때도 아파트 단지 콘크리트 바닥에 1,2,3,4나 오징어 게임, 돈가스, 땅따먹기 등을 분필로 그려 놀았던 기억이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스페인도 그렇고 영국에서의 여행 사진을 오랜만에 한번 둘러보았는데 광장 바닥의 예쁜 아이들의 분필 그림을 색칠한 걸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 우리나란 여러모로 아이와 부모가 눈치 봐야 하는 분위기임을 캐치했다.




+


하지만, 분위기가 이렇다고 모두가 행복한 건 아니다.

길 한복판에서 아이에게 소리 지르는 경우도 보고 취약계층에 아이들은 아이가 자라기 어려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내가 거리에서 본 무개념 청소년으로 자라면 어떡하지라는 걱정을 한 적도 있다. > 근데 그건 한국도 세계 전부  마찬가지 아닌가.


결론 : 그럼에도  아이와 함께 하는 삶은 스페인이 심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편했다.


그리고 이 글을 쓰면서 느끼는 건 아이들 세상을 만드는데 중요한 건  부모들, 그리고 사회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이다. 사회도 아이들에게 따뜻하고 이해해 주고, 부모도 기본적 매너를 지키는 사람들이라면 아이들을 향한 세상의 온도가 올라가고 음지에 방치된 아이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다. > 사회적으로 안전하고 밝아진다. 그리고 어린이들은 많이 뛰어놀아야 한다. 뛰어놀아야 할 나이에 어딘가에 갇혀 공부만 하고 있는 건 가혹하다. 신체 에너지를 잘 쓰고 잘 자야 애들이 튼튼하게 성장할 수 있다.  뇌가 준비가 안 되었는데 아이 원래 수준에 비해 과한 학습을 한다고 그게 잘 흡수되지 않고 아이도 힘들어서 그 학습을 싫어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천진난만하고 행복한 어린이 세상이 되어야 안심하고 아이를 낳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같이 보면 도움이 되는 다큐멘터리 : 넷플릭스  <삶의 시작  : The Beginning of Life (1시간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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