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산후조리를 집에 와서 하라고 했다.
그런데 산후조리원에서 2주 있고 자기 집에서
산후관리사의 도움을 일주일 받고 온다고 한다.
비싼 돈 주고 산후조리원에 왜 가는지 이해되지
않지만 저희들이 결정했다니 그런가 보다 한다.
병원에서 조리원으로 옮기는 날
아기를 잠깐 안아봤다.
포대기에 싸여 잠자고 있는 아기는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작았다.
2.3Kg. 얼굴이 그야말로 주먹만 하다.
옆에 아기는 3.9kg이어서 그런지 얼굴도 크고
아주 튼튼해 보인다. 우리 아기가 상대적으로
더 여리여리 약해 보인다.
사위도 2.8킬로에 머리카락도 없이 태어났는데
지금은 키 180에 더벅머리다. 그래 요즘 먹을 것도 많은데 잘 먹이면 되지. 하는 맘으로 아기를 보지만 아기는 눈 한번 맞춰주지 않고 새근새근 잠만 잔다.
이렇게 아기를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을 위해 조리원에서는 젤리캠을 운영한다. 산모가 병실에서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를 관찰할 수 있다. 산모포함 5명을 등록할 수 있어 약 간의 비용 지불하면 퇴원 때까지 아기를 언제나 볼 수 있다.
그런데 언제나는 아니다. 아침 9시부터 저녁 10시까지 볼 수 있다. 그나마도 2시에서 3시 30분 까지는 목욕시간이고 중간중간 아기 우유 먹느라 자리를 지키지 않는다.
젤리캠을 보고 있으면 자는 아기 움찔움찔 약간의 움직임 만으로도 신기해서 흥분이 된다. 아기가 불편한 표정을 지으며 우는데 왜 울지 배고픈가 똥 쌌나 아기 우는데 왜 안 봐주는 거야 하는 생각에 조바심이 난다. 한순간 조리원은 왜 간 거야 집으로 오지 하는 속마음이 불쑥 솟아오른다. 잠시 후 아기를 안고 가는 손이 보이고 침대는 비었다. 몇 분 후 아기가 편안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안심이다.
6시에서 8시까지 아기는 병실에서 엄마 아빠와의
시간을 갖는다. 아기를 어떻게 할 줄 몰라하며 쩔쩔맨다. 아기가 너무 예뻐서 어쩔 줄 모른다. 아기가 막 태어나고 간호사가 손가락 발가락 열개씩 있다고 확인시켜 주고 사위에게 안아 보라고 하니 눈물을 흘리던 사위.
그렇게 혼자에서 둘이 되고 이제 셋이 되어 완전한 가정을 이루었다. 아기를 키우며 기쁨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갈 것이다. 또 그 힘듦이 나중에는 결국 더 단단한 행복으로 돌아옴도 경험할 것이다.
중독성이 있어 수시로 젤리캠을 들여다본다. 자고만 있으니 끄고 나면 또 궁금해 들어가 본다. 완전 중독이다. 그렇게 하루종일 아기만 보고 있으면 아기가 부담스러워 잠을 자겠냐고 남편이 한 소리한다. 그러면서도 아기 보여주면 입이 헤 벌어진다. 핸드폰으로 보는데 아기가 어찌 알까. 혹 그 에너지를 느낀다 하더라도 사랑의 눈길이니 괜찮지 않을까.
우리 집 막내는
엄마아빠 언니들이 매일 수도 없이 자기들 맘대로 이쁘다 사랑한다 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부담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아기도 자기처럼 너무 많은 사람이
사랑한다고 하며 힘들게 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한다.
막내가 말한다.
사랑도 자기가 원할 때 원하는 방식으로 달라고.
그래 사랑도 부담스럽게 말고 절제하며 적절히
표현하자. 상대가 힘들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