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어떻게 스타트업을 꿈꾸게 되었나요?
본 시리즈는 가공을 거쳐 파인드의 뉴스레터에도 함께 연재될 예정입니다
본 글은 글쓴이의 경험과 느낀 점을 바탕으로 하며, 주관적인 부분이 다소 있을 수 있습니다. 비록 미약한 경험이지만, 미래의 학생창업을 꿈꾸는 대학생 후배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대학생 여러분들은 어떤 계기로 스타트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나요?
‘스타트업’이라는 말이 참 근사합니다. 괜히 그 단어에 이끌렸던 저는 대학에 들어가기 전부터, 대학생 때 창업을 해 수많은 청년들의 우상이 된 저커버그와 같은 인물들을 보며 막연하게 ‘나도 나중에 (언젠가는) 내 생에서 꼭 스타트업을 해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품고 살았습니다. 조금 민망한 이야기지만 대학생이 막 되었을 때 제 꿈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었습니다. (지금도 그 꿈을 버리진 않았지만...)
아무것도 몰랐던 신입생 때는 괜히 ‘창업’,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괜히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성장해서 세상을 바꾸는 일인 것처럼만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창업’은 말 그대로 사업을 시작한다는 뜻입니다. 세상에 없던 SNS인 페이스북을 만든 저커버그도 창업자이고, 옷을 판매하는 일을 하는 제 친구도 창업자인 것이죠. 결국 창업은 어찌 되었건 제품, 혹은 서비스를 판매하는 일인데, 처음 대학에 들어왔을 때 저를 반겨주던 근사한 단어들은, 저로 하여금 스타트업이 ‘새롭고 멋진 것을 만들어내는 일’ 이라고만 생각하게 했던 것 같습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막연하게 언제나 항상 마음속에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품고 대학생활을 보냈습니다. 그러다 보니 평소에도 항상 창업 아이디어나 새로운 기술 등에 관심이 많았고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우리가 모르고 지나치는 문제들이 뭐가 있을까?’ 하는 고민들을 많이 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대학교를 다니는 동안, 그때그때 메모장에 아이디어를 적어두는 습관이 생겼어요. 옛 메모를 다시 꺼내보니 약 70개 정도가 되는 메모들이 남아있네요.
그러던 중 대학교 3학년으로 복학을 앞둔 시점에, 7개월 정도 조금 규모가 있는 B2B IT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해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회사 문화상 인턴에게도 주도적으로 많은 업무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고, 많은 스타트업 고객사를 상대하는 업무 특성상 IT 스타트업을 방문하고 현업에 계신 분들을 접할 기회가 정말 많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당시 스타트업들과 VC들이 어떤 분야에 관심을 많이 가진다더라, 혹은 어떤 분야는 흔히들 생각하는 것보다 과포화된 것에 비해 실제 성장성과 수익성은 별로라더라... 하는 등의 현직자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7개월간 일을 마치고 퇴사를 할 때쯤에 저는, 제 메모장 속 수많은 아이디어 중 한 가지에 완전히 꽂히고 말았습니다.
당시에는 나름 ‘스타트업들을 현업에서 이렇게 가까이, 많이 보았으니까 대학생들 중에는 그래도 내가 잘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지금 생각하면 정말로 안일한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제가 당시에 가지고 있던 것은 어깨너머로 ‘찍먹’한 스타트업 생태계 경험 조금, 그리고 (어떤 방법으로도 검증되지도 않은) ‘아이디어’ 뿐이었기 때문이죠. 그러면서도 ‘아니 그러면, 학생창업이 이것 이상 뭘 가지고 있을 수 있어?’라는 생각도 했던 것 같네요.
‘대학생 스타트업’이라는 환경에서 크게 간과할 수 있는 점이 바로 ‘아이디어’와 ‘아이템’의 경계인 것 같습니다. 한참 후 어떤 엑셀러레이터분께서 해주신 교육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요. 여러 가지 정의가 있겠지만 그분에 의하면:
‘사업 아이템’ 이 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바로 내가, 이것을 ‘실현해 낼 수 있는가?'이다
라고 합니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여도 내가 구현해낼 수 없으면 아이템이 될 수 없다는것입니다. 그게 돈이 되었건, 기술이 되었건, 아니면 인맥이 되었건,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이 아이디어를 구현해내고, 다른 사람보다 잘할 수 있는 이유가 존재해야 한다는 말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대학생 창업팀이라고 예외를 줄 수는 없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학생 스타트업이더라도, 실제로 시장에 나가면 더 성숙한 경쟁자들과 맞붙게 될 테니까요.
아무튼 당시의 저도 그걸 어느 정도는 직감하고 있었는지, 무턱대고 시작하지는 않았습니다. 일단 혼자서는 자기 객관화가 어렵다고 생각했고, 회사에 다닐 때 ‘나중에 사업을 한다면 꼭 이 친구에게 제안해야겠다’ 고 생각했던 동기에게 연락을 하게 됩니다. 제가 당시 구상했던 아이템과 관련된 O2O, 그리고 크라우드 소싱 관련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이 있기도 했고, 저와 함께 일할 때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일하는 방식이 잘 맞았기 때문이기도 했죠. 당시에는 오히려 너무 오랫동안 편하고, 친하게 알아온 사람은 일부러 피하려고 했고, 지금 생각해도 이 부분은 정말 잘한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객관성을 잃거나, 너무 좁은 시각으로 바라보려 할 때 제동을 걸어줄 사람이 없었을 것 같네요.
그리고 당장 아무런 기반이 없던 저희는, 마침 서울시와 대학교가 연계하여 선정팀에게 학생 창업팀의 ‘사업화 지원’을 해준다는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사업화 지원’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도 몰랐고, 지원금으로 제공하는 금액으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어느 정도인지도 명확한 그림이 없었지만,
어쨌건 이렇게 저희는 첫 발을 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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