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계치를 넘어선 바로 그 순간
여덟 살 아들을 둔 엄마로서 너무나 불편한 제목이다.
오늘의 이 일을 잊지 않기 위해 더 선명하게 글을 남긴다.
위태로웠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이.
그대로 뒀다간 가족을 잃을 것 같았고. 나 자신이 없어질 것 만 같았다.
육아의 긴 터널을 지나던 어느 날 이대로는 내가 없어질 것만 같아서 시작하게 된 일.
지금은 이 일을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내가 없어질 것만 같다.
요즘에는 <육아 경력>이라는 말처럼 육아의 시간을 단지 아이를 돌보느라 엄마 자신의 일을 놓아버린 시간으로 바라보지만은 않지만
내가 아이를 한 창 키우던 3년 전만 해도 <82년 김지영>의 주인공처럼 불안에 떨고만 있어야 하던 시대였다.
세상은 참으로 빨리도 변한다 싶다.
지난 3년 동안 10년을 압축해 놓은 듯한 강도로 일에 집중해 온 나다.
그만큼 세상도 3배속으로 흘러가고 있는 느낌이다.
성장에 도취되고 성과에 자신만만하던 나 자신에게 어느 순간 번아웃이 찾아왔다.
누군가 그러더라... 번아웃은 열정이 더이상 남지 않을 때 오는 것이 아니라 희망이 사라지면 오는 것이라고.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지금의 이 성공이 지속되더라도 내 가족이 없어지면 의미가 있을까...
먼 훗날 행복했던 기억은 없고 허울뿐인 영광만 남게 되는 건 아닐까...
그래서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내 손에 쥔 걸 놓아야 또 다른 행복을 손에 쥘 수 있을 텐데..
아깝고 불안했다.
그렇게 위태로운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오늘 난 아들의 명치를 때렸다.
정확이 말해 우리가 알고 있는 급소의 그 <명치>는 아니다.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 나도 모르게 주먹이 나가며 그 작은 가슴을 치고 말았다.
미안하다는 말로 용서받는 것조차도 용납할 수 없는 바로 그 순간.
행복해지고 싶어서 시작한 일.
이건 진짜 아니다 싶다.
나를 찾고 싶었던.
내 삶의 주인으로 살며 멋진 엄마이자 아내가 되고 싶었던..
나의 지독한 직장 라이프.
어쩌면 나를 돌아보게 될 자아성찰기.
스타트업에서 중간 관리자까지 초고속 승진을 하며
인생의 한 고비, 한 고비를 점프업 할 때마다 초고속으로 깨달음을 얻은 듯하다.
힘겹게 오래 쌓아 두었던 이야기를 꾹꾹 눌러 이 곳에 담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