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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프레쉬 Aug 19. 2020

워라밸말고 '워라인' 현실

[한달브런치] 생애 최초 크라우드펀딩, 텀블벅 출판 도전

한달브런치 x 원티드 0819 질문 


마케터로서 신제품 출시때 브랜드 캠페인을 위한 시작점으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쏟는 부분이 바로 기능적 or 감성적 POD(point of difference)를 찾아 소비자 효용의 메시지로 정리하는 단계이다.


대기업 HQ 조직에서 일할 땐, 나의 차별성이 내 프로젝트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 그 자체라고 생각했다. 함께 일 하는 지법인, 사업부, 개발, 세일즈, 상품기획 등 다양한 유관 부서의 이해관계자와 소통을 잘 하고, 상사에게 업무 진행 및 결과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 일이 나의 유능함, 곧 차별성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런 기준은 모두 상대적이다. 내가 나만의 태도와 기준으로 일한다 하더라도, 프로젝트 주제에 따라, 함께 소통하는 상대에 따라, 그리고 상황에 따라 그 결과는 늘 다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외부 요인, 즉 조직의 우선순위, 상사의 이익이나 취향, 혹은 함께 일하는 파트너의 검증된 전문성이나 유능함에 따라 늘 나에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24/7 조직에 충성하며 워커홀릭으로 지냈다. 워라밸을 기대한적도 없지만 욕망한 적도 없다. 항상 일이 우선이었다. '이상적 근로자상(ideal worker norm)' 이론을 들어본적도 배운적도 없었지만, 바로 내 삶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뚜렷한 실체도, 나 개인의 생활에서 갖는 의미도 모호한 '일'이었는데 당시 내 삶의 중심은 '일'이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경력단절 5년을 딛고, 다시 내-일을 시작하며 소셜섹터, 유연한 조직문화가 특징인 곳에 속해 있다. '개인과 조직을 위한 건강한 실험실'이 모토인 이 조직은 나의 관심사와 취향을 따라 정한 주제에 도전하고 노력해 '성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다. 지지와 응원을 보내주고, 두렵고 어려운 감정도 있는 그대로 꺼내놓고 나눌 수 있는 안전감을 만들어 준다. 세상적 기준의 전문가를 해결사로 붙여 주지도, 최신 기법이나 툴을 갖추는데 발빠르게 움직이지도 않지만, 늘 기존에 레퍼런스가 없던 새로운 시각과 해석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곤 한다.


그저 책 읽기를 좋아하던 독자이기만 했던 내가, 기획자이자 에디터가 되었다. 미래의 커리어와 삶에 대해 고민과 두려움이 많던 20대 대학생들이 저자가 되었다. 90년대 후반생 Z세대 여섯명이 '여성과 일' 주제로 깊게 고민한 인생 질문을 가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는 일하는 여성 열 두명을 만나 인터뷰 한 대화를 정리하여 책으로 엮었다. 그리고, 이제 그 결과물을 세상에 소개하려고 한다. 지난 일 년간 나의 피, 땀, 눈물의 결과물인 《롤모델보다 레퍼런스》 책은 여성과 일에 대한 대화이다.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정답같은 롤모델은 없더라도 자신만의 길을 그려가는 데 참고할만한 레퍼런스가 필요한 오늘이기에! 


98학번인 내가, 98년생 Z세대와 고군분투하며 일한 경험이 귀한 배움이 되었고, 20대 치열한 인생 고민을 함께 나누다보니 마흔이 넘어 처음으로 내 커리어에 대해 깊게 고민해볼 수 있는 특권을 누렸다. 그리고, 이 책 출판을 계기로 다시 창업을 결심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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