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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돈보다생명을 Jul 23. 2018

부끄러운 보건통계, 이제는 바꾸자

 사람보다 기계가 먼저인 우리나라 보건의료계의 현실

우리나라 의료는 첨단을 달립니다. 의료기관도 많고 의료기술 수준도 매우 높죠. 해외 의료진출도 활발하고 외국인 환자 유치 규모(2016년 36만명)도 날이 갈 수록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서는 감염사고, 수술사고, 수혈사고, 화재사고 같은 의료사고와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 답은 부끄러운 우리나라의 보건통계에서 엿볼 수 있습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6월 28일「OECD 보건통계(Health Statistics) 2018」을 발표했는데, 그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병상 수, 고가장비는 많은데 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 총 병상수는 인구 1000명당 12.0병상으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습니다. 이는 OECD 평균 병상 수(4.7병상)의 2.5배가 넘는 수치입니다. MRI(자기공명영상) 보유 대수는 인구 100만명 당 27.8대로 일본, 미국, 독일에 어 번째로 많았습니다. OECD 평균(16.8대)의 1.6배가 넘습니다. CT(컴퓨터 단층촬영) 보유 대수도 인구 100만명 당 37.8대로 OECD평균(26.8대) 보다 많았습니다.

병원에서 최첨단 의료장비 광고가 아닌 충분한 인력을 확보했다는 광고는 찾아보기 힘들다(출처 : D병원 홈페이지)


반면, 의료인력은 OECD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우리나라 임상의사 수는 인구 1000명 당 2.3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였습니다. OECD 평균 의사 수는 3.3명입니다. 임상고사 수는 인구 1000명당 6.8명으로 OECD국가 평균 (9.5명)보다 2.7명이나 적었습니다. 캐나다(9.9명), 스위스 (17.0명), 노르웨이 (17.5명) 등은 많은 임상간호인력을 확보하고 있었습니다.


병상과 고가장비 과잉은 과잉진료의 폐단을 낳습니다. 2016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의사에게 외래진료를 받은 횟수는 연간 17.0회로 OECD국가 중 가장 많았습니다. OECD국가 평균 (7.4회) 보다 2.3배 많은 수치입니다. 환자 1인당 입원부터 퇴원까지 병원에 머무르는 평균 재원일수는 18.1일로 OECD 평균 8.3일의 2배가 넘습니다. 결국 과잉공급된 병상과 고가의 의료장비 가동률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과잉진료를 부르고 있는 실정인 것입니다.  

보건의료인력부족은 내일의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출처 : 서울신문)
2016년 보건의료노조가 서울시청광장에서 보건의료인력법 제정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병상수와 고가장비도 물론 중요하지만, 환자안전과 의료서비스의 질을 담보하는 것은 결국 의료인력입니다. 그러나 병상 수 늘리기 경쟁과 고가장비 구입경쟁 속에서 의료인력에 대한 확보와 투자는 뒷전으로 밀렸고, 턱없이 부족한 의료인력이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환자를 돌보다 보니 끔찍한 의료사고와 안전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의료사고 없는 안전한 병원을 만들고, 과잉진료가 아닌 양질의 적정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정부의 정책과 노사의 공동노력이 무엇보다 시급합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어있는 보건의료인력을 국가의 책임하에 관리될 수 있도록, 보건의료인력법 제정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을 발굴 및 제안하고 있습니다.  

기계보다 사람, 돈보다 생명을!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보건의료통계를 바로잡고, 우리나라가 진짜 보건의료선진국, 의료복지국가로 만들기 위한 보건의료노조의 <안전한 병원만들기 국민청원운동> 에도 많은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국민청원바로가기
https://www1.president.go.kr/petitions/286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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