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인생짓는남자 Mar 26. 2024

가족은 짐일까 아닐까

인터넷에서 이런 글을 읽었어요. 책 홍보를 위해 짜인 각본인 듯한데요. 내용 자체는 가슴 깊이 와닿더라고요. 구구절절 매우 공감하고, 동의가 됐어요.


남자의 경우 진짜 결혼 잘해야 합니다. 그리고 가급적 일찍 하시길 추천드립니다. 주변에 보면 압도적인 업무 퍼포먼스를 내시는 분들을 보면 대부분 애아빠입니다. 처자식이 있다는 것이 마이너스가 아니라 오히려 플러스 효과를 줍니다. 내 처자식을 먹여살린다는 것이 족쇄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처자식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안정된 의식주를 제공한다는 것은 남자의 의무이기도 하고 남자의 자존심이고 명예입니다. 그런 자존심과 명예가 더욱 성과를 내게 하고 위를 향해 올라서게 합니다.

결국 남자는 결과로 자신의 가정에게 증명해야 합니다. 제가 계속 가정을 이야기 하는 이유는 나중에 육아, 가사 등에 발목이 잡혀 공사 모두 어그러지는 경우를 정말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결국 남자는 결과와 성과를 지속적으로 자신의 가정과 특히 아내에게 증명함으로써 남편이 끊임 없이 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종요하다고 봅니다. 그런 남편을 존중해주는 여자를 만날 수 있다면 바로 혼인신고를 해도 좋다고 봅니다.


남자는 결과와 성과를 지속적으로 자신의 가정과 특히 아내에게 증명함으로써 남편이 끊임 없이 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종요하다고 봅니다.





솔직히 말해서 직장 생활을 하는 동안에는 가족이 때론 짐처럼 느껴지고, 또 때론 힘이 되기도 했어요. 회사에서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힘이 되어 주었죠. 당장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있기에 참을 수 있었어요.


'참자. 버티자. 내가 그만 두면, 가족들은 누가 먹여 살려.'


하고 말이죠. 하지만 사람은 참 이기적인 존재죠. 다른 마음도 같이 들더라고요.


'나 혼자였으면 당장 그만뒀을 텐데...'


혼자면야 당장 굶더라도, 아니 며칠 굶더라도 상관없죠. 참으면 되니까요. 잘 곳이야 정 안 되면 부모님에게 다만 얼마 동안 신세를 지면 되죠. 하지만 혼자가 아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잖아요. 다니기 싫어도 다녀야 하고, 다시 안 좋은 일이 생겨도 참아야 하잖아요. 그래서 '내가 왜 결혼했을까'라는 생각이 솔직히 문득문득 들더라고요. 제 능력에 한계를 느낄 때 그런 생각이 들었었어요. 해도해도 안 되고, 아무리 참아도 참을 수 없을 때 말이죠. 하지만 이미 저지른 거 책임져야죠. 그래서 다시 출근을 했고, 그렇게 생활한 지 10년이 다 되어 가요.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육아 휴직을 했지만, 이것도 안 되고 저것도 안 되니 여간 부담되는 게 아니더라고요. 휴직 종료 시점이 다가오니 마음은 불안해지고, 갈팡질팡하게 되더라고요. 나 혼자 살겠다고 휴직을 한 게 아닌데, 살아보겠다고, 더 잘살아보겠다고 도전을 한 건데 결과가 썩 좋지 않아서 불안해지더라고요. 뭘 더 어떻게 해야 할지 도무지 모르겠더라고요. 괜히 육아 휴직을 했나 싶었어요. 그냥 계속 회사에 다닐걸... 후회하는 이유가 있었어요.


남자는 결과와 성과를 지속적으로 자신의 가정과 특히 아내에게 증명함으로써 남편이 끊임 없이 위를 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종요하다고 봅니다.


아내에게 큰소리치며 육아 휴직을 시작했지만,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요. 지난 8개월 동안 결과와 성과를 조금도 보여주지 못했으니까요. 그래서 너무 미안했어요. 회사에 계속 다니고 있었다면 아내가 물질적으로 부담이 덜 되었을 텐데... 아니면 휴직하는 동안 성과라도 조금씩 내고 있었으면 아내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었을 텐데... 육아 휴직을 하게 동의한 걸 잘했다 생각했을 텐데 말이죠. 보여준 건 없으니 미안하기만 하고, 앞으로가 암담하더라고요. 그때 위에 글을 읽었어요.




처자식에게 좋은 것을 먹이고 안정된 의식주를 제공한다는 것은 남자의 의무이기도 하고 남자의 자존심이고 명예입니다. 그런 자존심과 명예가 더욱 성과를 내게 하고 위를 향해 올라서게 합니다.


글을 읽고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아직 기회가 있었으니까요. 육아 휴직이 4개월 남았으니까요. 그리고 어느덧 40대가 되었지만, 인생을 살아온 만큼 더 살아야 하잖아요. 살아야 할 날이 아직 많기 때문에 포기할 수 없었어요. 아니 포기하면 안 되죠.


지난 8개월 동안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했지만, 이제라도 보여주면 되잖아요. 당장 좋은 음식을 먹게 해주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먹게 해 주면 되죠. 결혼한 지 이제 고작 9년 째인데, 못해도 40년을 더 같이 살아야 하는데, 지금까지 함께 살아온 시간 동안 못해 준 거 앞으로 해주면 되잖아요. 지금까지 못해준 거에만 사로잡히면, 결국 가족은 짐이 되고 말겠죠.


'아무리 애써도 나는 더 올라갈 수 없는데... 괜히 결혼했네.'


이렇게 후회하게 되겠죠.




앞으로 함께 살아야 할 날이 더 많기 때문에 앞만 봐야죠. 지난 시간 동안 조금밖에 못 벌었으면 어때요. 지금부터 잘 벌어서 남자의 의무를 다하면 되죠. 아니 많이 벌고, 못 벌고가 중요한가요. 남편의 의무를 성실하게 맡는 게 중요하죠. 아내가 저에게 바라는 게 그거니까요.


남들처럼 많이 벌어서 편하게 사는 게 아니라(물론 그러면 좋겠지만 적어도), 가족을 나 몰라라 하며 살지 않는 것, 얼마를 벌든 가족을 위해 성실하게 일을 하고, 가족을 아끼며 행복하고 화목하게 사랑하는 것, 이게 아내가 바라는 거예요. 그런 여자이기 때문에 아내와 결혼한 거죠.


가족은 짐일까요? 남편의 의무를 굴레로 받아들이면 그렇게 느끼겠죠. 가족은 힘이라고요? 남편의 의무를 자랑과 기쁨으로 받아들이면 그렇게 생각하겠죠. 후회하고 싶지는 않아요. 결혼한 걸, 그리고 이왕 사는 인생을  말이죠. 가족을 발판 삼아 성실하게 살면 덤으로 저도 언젠가 저 높이 올라서 있겠죠. 그렇게 되겠죠?

매거진의 이전글 꾸준함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