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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자를 나처럼 바꾸려고 하지 마라.

슬기로운 결혼 생활

by 인생짓는남자

우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평생을 함께할 동반자를 만나, 환상적인 미래를 꿈꾸며 결혼이라는 문을 엽니다. 서로의 모든 것을 이해하고 맞춰가리라는 기대를 품기도 하지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때로 배우자의 생각, 습관, 생활 방식이 나와 너무 달라 불편함과 답답함을 느끼는 일은 없으신가요? 그 불편함을 없애기 위해 배우자를 내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고 합니다. 과연 배우자를 '내 식대로' 변화시키려는 시도가 진정한 행복을 가져다 줄까요, 아니면 오히려 관계의 깊은 균열을 초래하는 위험한 시도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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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대로'의 꿈이 낳은 불행


(아래는 가상의 이야기입니다.)


결혼 4년 차인 아내 민희는 남편 재민을 사랑했지만, 그의 '무심한' 생활 태도와 '느긋한' 의사 결정 방식이 늘 불만이었습니다. 민희는 깔끔하고 모든 일을 빠르게 처리하는 성격이었고, 재민의 행동은 그녀에게 '배려심 없음'이나 '게으름'으로 비쳤습니다. 민희는 재민에게 늘 잔소리를 하고, 자신의 방식대로 행동하도록 끊임없이 요구했습니다. "내가 하는 대로 하면 훨씬 효율적이고 싸울 일도 없을 거야", "왜 나처럼 생각하고 행동하지 못해?"라는 말이 민희의 입버릇이 되었습니다.


재민은 처음에는 아내의 말을 들으려 노력했지만, 점차 자신이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꼈습니다. '나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 같다'는 생각에 무력감과 함께 불만이 쌓여갔습니다. 그는 집에 들어오면 침묵으로 일관하거나, 아예 방에 틀어박히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민희는 재민의 이런 반응에 더욱 화를 냈고, "이제는 나를 무시하기까지 하네!"라며 분노했습니다. 민희는 자신이 사랑하는 남편을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재민에게는 그녀의 노력이 자신을 '고장 난 물건'처럼 여기는 일로 느껴졌습니다. 결국, 민희의 '내 마음대로 바꾸려는 시도'는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을 깊은 절망과 외로움으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배우자를 나처럼 바꾸려고 하지 마라1.jpg 이미지 출처 : 픽셀스



'다른 존재'에 대한 인정 부족에서 시작된다.


배우자를 '나처럼 바꾸려는' 시도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하나를 이루는 결혼의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됩니다. 결혼은 나와 똑같은 사람을 찾는 행위가 아닙니다. 생김새, 성별, 성격은 물론, 생각, 습관, 생활 방식 등 모든 면에서 나와 '다른 존재'인 배우자와 함께 삶을 꾸려가는 일입니다. 연애 초기에는 이러한 다름이 상대방에게 신선한 매력과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요소로 작용하지만, 결혼 후 일상이 깊어지면서 이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문제'로 인식하게 됩니다. 우리는 익숙하고 통제 가능한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나의 생각이나 방식을 기준으로 배우자의 행동을 평가하고, 자신이 원하는 틀에 맞추려 노력합니다. 이는 배우자를 나와 동등한 인격체가 아닌, '내가 통제하고 개선해야 할 대상'으로 바라보는 무의식적인 시도에서 시작됩니다. 결국, 상대방의 고유한 존재 방식을 부정하는 일이 되면서 갈등의 씨앗을 뿌리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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