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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거북 Jan 14. 2016

방사능

radioactivity

방사능. 불안정한 원소는 안정한 상태가 되기위해 붕괴하면서 에너지를 내뿜는데 이러한 성질을 방사능/방사성이라고 한다. 우라늄이 대표적인 물질. 방사성 에너지의 흐름인 방사선의 투과력이나 에너지는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지만 그 에너지를 다루는 인간이 실수할 경우 돌이키기 어려운 자연파괴와 인명손실을 가져온다. 그래서 방사능은 인간의 오만을 비꼬는 강력한 상징이 되었다.

https://ko.wikipedia.org/wiki/%EB%B0%A9%EC%82%AC%EC%84%A0





크라프트베르크는 이름부터 발전소라는 독일어. 이들은 신디사이저라는 악기를 미래적인 이미지로 사용한 최초의 뮤지션이다. 그래서 음악의 성향에 맞춰 문명 예찬과 비판을 동시에 수행했고 이들의 음악은 종종 근미래를 예견했다는 평을 받는다. 이후 테크노 음악 유행의 원형질을 만들었으니 그들은 50년 가까운 시간동안 우리곁의 미래로 존재해왔다. 심지어 지금 들어도  90년대 테크노 사운드보다 모던한 느낌을 주기까지 한다. 

그들은 Radio-Activity(1975)라는 앨범 하나를 방사능에 대한 경고로 채웠다. 공연에서 실제로 방사능 피해지역의 이름을 종종 읊곤 하는데 그전까지 "Chernobyl, Harrisburg, Sellafield"였지만 얼마전에 "Fukushima"가 추가되었다. 일본에서 그들의 공연을 보면서 후쿠시마라는 음절이 흘러나왔을때 든 그 기묘한 느낌이 아직 귀에 남아있다. 그들도 이 음반의 메시지를 40년간이나 우려먹고 싶진 않았을 것이다. 별로 기쁜 물건은 아니니까.



https://www.youtube.com/watch?v=0EBTn_3DBYo





역시 이런 우울한 소재는 메탈밴드들이 더 좋아한다. 메가데스는 세기의 명작 Rust in Peace를 내면서 밴드의 마스코트인 빅 래틀헤드를 방사능을 다루는 미친 과학자 / 정치가 쯤으로 묘사했다. 그리고 한동안 이 방사성 위험 마크를 밴드의 로고로 삼았다. 이 앨범에 직접적으로 핵의 위험을 경고하는 곡은 없지만 첫곡 Holy Wars부터 전쟁의 잔혹함을 고발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QWLOKmyu40I





밴드명이 핵공격인 팀도 있다. 누클리어 어썰트. 이 밴드의 리더였던 댄 릴커(Dan Lilker)가 이전에 있던 밴드는 앤스랙스(탄저병)였다. 전염병보다는 핵공격 쪽이 더 파괴적이지만 음악적 완성도나 인기에선 앤스랙스에 미치지 못했다. 그래도 나름 한가닥 했던 스래쉬메탈 밴드로 Handle with Care(1989)가 인정받는 명반. 메가데스나 누클리어 어썰트는 모두 기타리프가 복잡하고 속주다. 이런 장르를 스래쉬 메탈이라 하는데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메탈의 주류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NhZ1jy64tCc





핵폭풍이라는 음반사도 있었다. 누클리어 블라스트. 독일에서 설립된 레이블인데 메탈 외길로 잘 달려서 이젠 메이저에서 떨려나온 각종 밴드들의 요람 역할까지 하고 있다. 최근에 합류한 슬레이어가 대표적. 누클리어 블라스트의 본래 간판이라면 메슈가나 인플레임즈 등이 있다. 메슈가를 처음 들었을 때의 기분은 묘했다. 어떤 메탈밴드도 그렇게 위협적인 소리로 느껴지진 않았는데 메슈가는 음악 이전에 그 소리가 귀를 찢고 들어오는 기분이 들었다. 누클리어 블라스트는 뭐 그런 레이블.





이탈리아 록 밴드들은 유럽에서 연주 못하는 팀들이 유독 많은걸로 유명하다. 별로 근거는 없지만 많은 팬들이 동의하는 지점. 지중해적인 감성으로 승부하기 때문에 연주를 잘 못해도 음악은 괜찮은 편. 그중에서 유독 특이하게 연주를 잘하는 재즈록 밴드가 하나 있었으니 그것이 아레아. 그들의 2집인 Caution Radiation Area(1974)는 자기 밴드명을 활용한 작명이다. 아레아의 앨범들 중에서 수작이라 할 수는 없지만 다른 흔한 밴드들에 비하면 역시 압도적인 연주력을 자랑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_5mcXBN8C90





한때 자선공연이 록계에 유행했었는데 그중 하나가 핵무기 반대를 모토로 했던 노 누크. No Nukes: The Muse Concerts for a Non-Nuclear Future(1979). 두비 브라더스나 그레이엄 내쉬, 브루스 스프링스틴 등 주로 미국에서 컨트리, 포크, 블루스 사운드를 가진 뮤지션들이 모여서 공연을 가졌다. 다 좋은 뮤지션들이지만 핵을 경고하기엔 조금 힘이 빠진다 할까. 메탈밴드들을 앞에서 듣고났더니 이 앨범은 좀 맥빠진다.


https://www.youtube.com/watch?v=x_BrOPtEf7k

잭슨 브라운 - Runnin' on Empty





덴마크에서는 원자력 발전 반대 음반이 있었다. Atomkraft? Nej Tak(1976)이라는 컴필레이션으로 번역하면 원자력발전? 됐다고 전해라~ 정도 되려나. 당연히 우리들은 전혀 듣도보도 못한 덴마크 70년대 록밴드들의 곡이 담겨있고 그래서 좀 생소하지만 나름 당대에 연주력을 인정받고 있던 밴드들이다. 그중 뭔가 들어본다면 덴마크의 밥 딜런이라는 평을 받던 세바스챤(Sebastian)을 들어보거나, 내가 이름을 들어본 유일한 밴드인 가솔린(Gasolin')의 곡을 들어보시면 되겠다.


https://www.youtube.com/watch?v=rQrXLDl22B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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