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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졸린거북 Jan 08. 2016

오르페우스

Orpheus

오르페우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음악의 신이다. 그는 두가지로 유명한데 하나는 부인 에우리디케를 구하러 저승까지 갔다가 안타깝게 실패한 것이고 하나는 연주를 너무 잘해서 그가 리라(하프같은 악기)를 연주하면 사람이고 짐승이고 죄다 춤을 췄다고 한다.

더 자세한 내용은 브리태니커 한국어판 참고 http://100.daum.net/encyclopedia/view/b16a0661a




음악의 신이라서 그런가 그와 관련된 음악 작품들이 꽤 있다. 그중 첫번째로 내 귀를 사로잡은 것은 데이빗 실비언의 곡 Orpheus(1987). 다른 누구와도 구분되는 소리를 가진 그는 작곡도 노래도 말 그대로 배경(ambient)에 두고 뒤섞는다. 소리의 유혹이라는 측면에서 오르페우스와 가장 가까운 남자를 들라고 하면 나에겐 데이빗 실비언이다. 그는 마치 남자 사이렌인듯 듣기 시작하면 계속 들어야 하는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w5Z6jJ_o9Vk




몬테베르디의 오페라 오르페오(L'Orfeo, 1607)는 근대 오페라의 효시라고 한다. 이 부분이 눈대목이라 하니 들어보시길. 문외한이라 나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https://www.youtube.com/watch?v=8ll_u870PG8





록계의 박수무당인 닉 케이브는 Abattoir Blues / The Lyre of Orpheus(2004)라는 앨범을 냈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광기는 별로 없고 전체적으로는 연극적인 느낌의 곡이 많이 들어있다. 두번째 디스크의 타이틀곡이기도 한 Lyre of Orpheus에서 그는 이야기꾼처럼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비극을 계속 읊어주고 있다. 앨범의 마지막곡 O Children에서는 불길한 기타리프 하나가 곡 끝날때까지 계속 반복되는데 그 리프는 리라 소리를 닉 케이브답게 재해석한 것이다. 이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소리'로 앨범이 끝나도 그 소리만큼은 계속 귀에 남아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1bPSU5WMrdw





유명한 영화로 흑인 오르페(Orfeu Negro, 1959)가 있다. 기본적인 줄기는 오르페우스와 에우리디케의 얘기지만 별 관계는 없고 그냥 삼바분위기 넘실대는 브라질 영화로 보면 된다. 엉성한 내용에 비해 비평적으로도 성공해서 깐느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이 영화 자체도 흥행했지만 톰 조빔과 루이즈 본파의 보사노바가 영화음악으로 사용되어 공전의 히트를 쳤다. 보사노바쪽 음반 중에서 가장 많이 팔린 것 중 하나. 주제곡은 이미 스탠다드 연주목록 중 하나가 되었다. 어쨌거나 그리스 느낌의 정 반대에 있는 오르페.

https://www.youtube.com/watch?v=8CxcnB16Ty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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