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1 / 4.10km
'달리는 곳이 곧 트랙이다'라는 진리를 깨달은 다음 날, 주말을 맞이해 오전 러닝에 나섰다. 어느덧 제법 더워진 날씨에 오전에 뛸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달리고 싶은 욕구가 그 걱정을 이겨냈다. 불광천에 도착해 러닝화 끈을 꽉 조여매고 가볍게 몸을 풀어줬다. 오전이라 그런지 몸도 찌뿌둥하고 다리도 무거운데 잘 달릴 수 있을는지. 그래도 일단 달려보자.
아직 체력과 지구력이 부족한 내게 조금 더 달릴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은 정신력이다. 머릿속으로 가벼운 동기부여와 함께 다짐을 되뇌고 또 되뇌려 노력한다. '할 수 있다', '정녕 이것밖에 못한단 말이냐!', '지금 포기하면 잘 때 후회한다', '생각보다 덜 힘든데?' 등 스스로를 세뇌시키며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내딛곤 한다. 그래봤자 아직 4km 내외지만!
오늘은 러닝 어플 내 25분 프로그램에 맞춰 달렸다. 아직 러닝 초보인 내게 달리는 동안 귓가에서 퍼지는 응원의 목소리와 코칭은 정말 큰 힘이 된다. 스스로 세뇌시키지 않아도 더 전문적이고 따뜻한 말로 내 정신력을 강화시켜 준다. 게다가 "할 수 있죠?" 등의 말도 이따금씩 주다 보니 안 할 수 없게 되어 일단 목표한 바는 끝내게 된다. 그렇게 뿌듯한 마음 안고 어느새 피어난 장미와 셀카를 찍으며 오늘 러닝 마무리. 짧다면 짧은 25분의 러닝이었지만 나름대로 지금껏 가장 오래, 멀리 달린 거리이기도 하고 몸이 힘든 오전임을 감안했을 때도 의외로 기분 좋게 마무리한 듯하다.
이렇게 점점 스스로를 세뇌시켜 가는 걸까? 작전명 세-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