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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원한 이방인 Sep 29. 2020

용기가 건네주는 위로

관심과 응원으로 화답합니다

요즘 나는 매일 여행을 떠난다. 계절이 가을로 접어들며 코로나 2차 유행의 위험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시기, 다수의 유럽국 하루 확진자 수가 천 대를 기록하며 긴장된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바티칸 성 베드로 성당 쿠폴라에서 일출을 보고, 베네치아로 건너가 물의 도시 투어에 참여한다. 그리고 순간이동을 하듯 파리 거리를 거닌다. 해당 도시에 거하는 최고 지식 가이드들과 함께 하는 여정이다. 진즉 가본 곳을 다른 각도로 마주하기도, 새로운 곳을 설렘으로 접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유튜브란 매체로 인해 가능하다.


수년간 타부시해 온 유튜브의 세계로 발을 디디게 된 동기는 지인을 돕고자 하는 간절함이었다. 코로나 발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여행업계. 가이드라는 직업을 천직으로 여기는 분들이 코로나가 장기화되자 수입이 중단된 시련 속 유튜브를 통해 대중과의 소통을 시작했다. 그중 오랜 인연의 가이드 가족을 돕고자 하는 마음으로 SNS도 않는 남편도 기꺼이 유튜브 등록을 감수했고, 만나는 이들에게 서툰 홍보를 한다. 매일 저녁 우리는 드라마 시청이 아닌 랜선 여행을 떠난다.


지인의 채널을 통해 또 다른 채널도 구독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은 모두 한 여행사의 지식 가이드들로 유럽에 거하고 있다. 그중 가장 앞서 유튜브를 시작해 2만 명 구독자 달성을 눈 앞에 둔 한 가이드 부부가 뒤늦게 시작한 동료, 선후배를 자신의 채널 구독자들에게 홍보하며 이끌어주는 훈훈함에 선한 영향력이란 어려울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임을 되짚게 된다. 남보다 앞서 시작한 이들이 겪었을 시행착오와 고뇌는 어쩌면 더 버거운 무게였는지 모른다. 그 시련을 오롯이 홀로 견뎌내어야 했기에 힘든 과정과 맞바꾼 노하우들을 누군가와 공유하기보다 나만의 것으로 움켜쥐기 쉬울 텐데... 이기적으로 변해가는 세상에 아직까지는 훈훈함이 남았구나 안도하게 한다. 선한 영향력이 많은 세상 사람들에게 감염되기를 소망해본다.




코로나라는 정체불명 적의 등장으로 광대히 열렸던 세상이 인류를 갇힌 세상으로 몰아넣었다. 다른 세상을 동경하며 여행을 떠날 수 있었던 자유마저 속박을 당한 현실 속 떠나고픈 마음은 더없이 간절해지기 마련이다.


같은 마음을 품은 이들이 모여 채널의 성장을 견인한다. 이 가족적 분위기 뭐지? 싶을 정도로 첫 방문자들을 환영해주고, 자연스럽게 '구독'과 '좋아요'를 유도해낸다. 실 스트리밍이 있는 날이면 댓글 수다가 꽃을 피운다. 짐벌을 들고 멋진 풍광을 전해주는 분의 노고가 잠시 뒷전 시 되기도 한다.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접속한 이들 간의 사담이 잠시 오갈 만큼 한껏 열린 이색적인 공간 체험이다. 이색적인 세계에서 동일한 관심사로 만난 낯선 이들이 접속 ID 하나만으로 인연이 되어가는 과정이다. 생소함, 어색함을 넘어 마음을 열기 시작하면 묘한 매력에 끌리게 된다. 실 스트리밍에 참여한 모두가 같은 추억을 안고 살아갈 사실이 경이롭기까지 하다.


가이드라는 공통분모를 가진 채널 운영자들의 이야기는 다른 듯 닮아 있기도, 같은 듯 판이하게 다른 개성으로 다가온다. 겹치는 여행지라도 풀어가는 이야기 구성과 흐름의 차이는 새로운 스토리인 양 귀를 쫑긋 세우게 한다. 앵글에 담기는 풍경 또는 명소도 제각각이다. 눈도 귀도 즐거운 투어가 릴레이 하듯  연결되는 날은 단 한 발짝 내딜 필요 없이 몹시 바쁘다.


여행지 답사와 역사적 배경, 여행자들을 위한 다양한 안내는 물론, 잔잔해 사랑스러운 일상까지 간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남의 삶을 굳이 엿볼 필요 있냐 했던 기억조차 희미해져 갈 만큼 중독성 있다, 그들의 하루하루가 평안했는지 궁금해진다.

다양한 소재로 올려지는 영상들로 내 고된 하루가 위로받기도, 활력을 띄기도 한다. 대신 떠나 주는 여행을 실시간 영상으로 체험하노라면 갇힌 세상의 막막함이 해소되는 듯하다. 이를 위해 치러야 하는 것은 단지 "우리의 관심과 응원" 뿐이니 더 매력적이지않을 수 없다. 함께 손잡고 성장해가는 공동체가 되는 뿌듯함. 이 마음들이 전해져 애정 채널들이 수익을 창출해낼 만큼 성장해나가길...




대수술을 앞두고 심리적 부담과 침체되어가는 컨디션 속 기분전환에 이보다 나은 것이 없다. 누워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천정과 벽을 뚫고, 마치 영상 속의 여행지로 실시간 여행을 떠나는 기분에 취해진다. 그 시간만이라도 내가 당면한 현실이 잊히고 설렘 그득하다.


무엇보다 반년 이상 수입이 없는 현실 속에서도 열정 하나로 새 도전을 마다치 않는 그들의 용기를 최선을 다해 응원해주고 싶다. 수술 후 최고 반년에 이르는 장기 병가를 선고받은 지라 병가 6주 이후부터 급여 지불이 중단된다(독일 의료부문 사보험자의 경우, 병가 6주까지 급여 지급). 이 사실을 확인한 후, 나는 근심으로 마음까지 병들어갔다. 그러나, 내게는 돌아갈 직장이 보장되어 있지 않은가? 이들은 코로나 시대의 끝을 알 수 없는 이상, 지식 가이드로 복귀할 날을 기약받을 수 없지 않은가? 이 분들을 통해 나는 "사치스러운 근심"에서 자유하라는 깨달음을 얻는다.


가장으로써 더없이 막연하고, 힘겨운 시기, 포기를 모르는 그들이 내어준 용기가 내게 위로를, 희망을 심어주듯, 나 또한 그들이, 그들의 가족들이 웃음을 잃지 않도록 힘껏 응원하겠노라 끊임없는 기도로 화답하고자 한다.


열정 가득 성 베드로 대성당 쿠폴라 아침 랜선투어 - 로마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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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채널 운영 가이드님들의 사전 동의 없이 유튜브 채널 사진 캡처 삽입하였음을 공지드립니다. 원치 않으실 경우, 알려주시면 조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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