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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kEYo Feb 22. 2018

이 세상에 쿨한이별 따윈 없다.

#사랑#이별#쿨한이별#고찰

‘쿨 한 이별’이란 말이 있다.     


이별에 직면한 남녀가 서로의 행복을 바라며 놓아준다, 혹은 아름답게 헤어진다.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서로에 대한 배려와 이해, 진심이 있으면, 간단히 성립되는 이별 공식 중 하나이다. 언뜻 보기엔 실로 단순해보이지만, 실제로 행하기엔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나는 솔직히 쿨 한 이별에 대해 전혀 동감할 수가 없다. 막말로 X소리라 생각한다. 적어도 내 지난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이 세상에 쿨 한 이별 따윈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 쿨 한 이별은 이별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 한 사람들이 애써 스스로 괜찮은 척 연기하기 위해 만든 애처로운 신조어에 불과하다.     


사랑이 긍정의 힘이라면, 이별은 부정의 끝이다. 이별에 맞닥뜨린 사람은 한동안 슬픔, 우울, 비참, 아픔, 괴로움 등의 부정적인 감정에서 헤어 나오지 못 한 채, 헤어진 연인을 원망하고 또 그리워하며 점차 찌질한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그렇기에 아름답게 헤어진다는 의미를 담은 쿨 한 이별은 애초부터 앞뒤가 맞지 않고, 위선적이며 상당히 모순적인 말이라 설명할 수 있겠다.     


그럼 이쯤에서 당신에게 한 번 물어보겠다.    


예를 들어, 현재 당신이 만나고 있는 여자 친구 혹은 남자 친구. 즉, 당신의 연인과 어떤 이유에서 이별을 했다고 한 번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과연, 

당신은 안녕이란 말을 남기며 사라지는 연인의 뒷모습을 끝까지 지켜볼 자신이 있겠는가. 그로 인해 생겨난 이별의 후유증에 시달리지 않을 자신이 있겠는가. 그렇게 끝맺은 과거의 연인과 앞으로 남남이 아닌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낼 자신이 있겠는가. 우연히 길을 걷다 마주친 어느 커플의 모습에서 과거의 연인과 함께했던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지 않을 자신이 있겠는가. 과거의 연인이 사라진 공허한 빈자리를 체감하며 홀로 외로움에 흐느끼지 않을 자신이 있겠는가. 과거의 연인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쳐 쓰디쓴 술로 아픈 마음을 달래지 않을 자신이 있겠는가. 남 몰래 SNS를 뒤적거리며 과거의 연인에 대한 근황을 궁금해 하지 않을 자신이 있겠는가. 그리고 언젠가 과거의 연인이 당신이 아니라 다른 누군가와 함께 사랑을 나누고 있는 모습을 보고 진심으로 기뻐하고 축하해줄 수 있겠는가.    


아마 그러지 않을 거다. 절대로 그럴 수 없을 거다.    


만약, 그렇다고 대답한다면 당신은 온 세상을 통틀어 쿨 한 이별에 성공한 유일무이한 인물로 남게 될 거다. 그리고 그런 당신을 보며 나 역시 쿨 한 이별에 대해서 쿨 하게 인정할 요량이 있다.     


하지만, 대개 쿨 한 이별을 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을 만나 왜 헤어졌는지에 대해 물어봤을 때, 그 이유에 대해서 제대로 설명해준 사람은 여태껏 단 한 명도 만나본 적이 없다.     


물론, 앞으로도 그런 사람을 만날 일은 절대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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