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하늘 28
이따금씩 짙은 회색의 아스팔트와
지친 기색의 몇 안되는 사람들의 발걸음
오래된 때가 그대로 담겨있는 낡은 건물들을 볼때면,
서울의 기운이 압도되리만큼 삭막해 질 때가 있다.
그것은 찬 공기와 어둠이 가시지 않는
새벽녁에 더 크게 다가온다.
유독 새벽녁에 자주 느끼는
아련한 외로움도 아마 그 때문이리라...
이러한 그닥 좋지 않은 기분은
나만의 감정 시위로
나를 아끼는 나의 옆 사람도, 나를 길러주신 부모님도, 내가 콜하면 언제든 와주는 내 친구도
어쩌지를 못한다..
그런데 그 치열한 혼자만의 감정 싸움을
정리해주는 단 하나의 존재가 있으니, 그것은
태양을 감싼 새벽녁 어스름한 하늘이다.
붉디 붉은 태양의 색깔은 차가운 색깔로 가득찬 새벽녁 도시에 유일한 존재가 되고,
밤새 내린 눈은 태양열의 보다듬으로 부드러운 물이 되어 또 다른 자유로 흐른다.
그제서야 고저를 넘나들며 울렁대던 내 마음도 안정을 찾는 시기가 된다.
신이 만든 자연의 그림 중 가장 넓게 그려진 하늘,
그날 그 새벽의 차가움을 감싸 안은 건
태양을 품은 하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