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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서영 11시간전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고동이와 우렁이는 무럭무럭 자라나 이제 제법 커졌다. 착한 우리 예복이는  아이들을 열심히 핥아주며 또 한번 우렁, 고동의 엄마를 자처했다. 아이들은 금새 예복이를 따랐고 항상 예복이한테 찰싹 붙어지내곤 한다. 여자아이인 우렁이가 더 예복이를 따랐고 고동이는 나를 더 따랐기 때문에 나는 육아의 반을 예복이에게 의지할 수 있었다. 정말 고마운 천사예복이다.


홍삼이는 여전히 무언가를 물고 자는걸 좋아한다. 특히 장난감 공이나 장난감 인형을 물고 자는걸 좋아해 자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하지만 사실 홍삼이는 장애가 있는 아이이다. 귀가 안들리고 호흡도 조금 힘겹게 한다. 내 생각에는 호흡이 잘 때 힘들어지는 걸 보안하기 위해 무언가를 물어서 입을 벌리고 자는게 아닐까 한다. 알고보면 조금 안타깝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신의 장애를 극복해가는 홍삼이가 나는 대견하고 좋다. 



마린이는 여전히 잘 지내고 있다. 생긴 모습과는 달리 너무 순해서(내 눈에는 생긴것도 순하지만) 아이들이 자주 마린이를 놀리지만 마린이는 항상 즐겁게 행복하게 지낸다. 마린이는 그 큰 덩치에 맞지않게 아주 작은 개가 뭐라고 하면 먹던 밥도 두고 나가버릴 정도로 순하고 겁이 많다. 내가 작은 아이를 꾸짖고 마린이를 다시 불러오면서도 참 마린이가 우습고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사람에 대한 상처로 사람을 물어서 함께하기 무척 까다로운 웃짜도 많이 좋아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에게 다가오기 시작하자 이 아이가 사실은 사람을 매우 좋아하는 아이라는걸 알게 되었다. 그걸 알고나자 더 마음이 아팠다. 지금은 이렇게 손도 줄줄아는 아이가 되었으면 병원과 집을 오가며 나름의 방식으로 함께하고 있다.


우리 병원은 보호소와 연계가 되어있어 아픈 아이들이 생기면 그 아이들을 입원시켜서 치료를 해주고 있다. 처음에는 많이 아프고 낯설어 하다가 몸도 좋아지고 여기도 익숙해지면 자기 안방마냥 병원 생활을 즐기기 시작한다. 사진에 있는 아이들도 다 환자로 병원에 와서 신나게 놀다가 정신없이 낮잠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이렇게 여기서 행복하게 지내다가 다시 보호소로 가게 되는 것이 안타까워 입양도 많이 보내고 내가 입양을 하기도 한다. 천사같은 아이들이 좋은 곳으로 많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 오랜만에 소식을 올리게 되었다. 그간 많이 바쁘고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많은 분들이 우리 아이들 소식을 기다리고 계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죄송했다. 앞으로는 자주 소식 전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때 나는 언제나처럼 치즈피자를 잔뜩 시켜서 아이들과 나누어 먹을 예정이다. 다른 분들도 따뜻한 크리스마스 보내시길 바라겠다. 그와 더불어 버림받고 상처받은 아이들도 그 어느때보다 따뜻한 크리스마스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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