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바라는 것은
언제부터인가 새해에 대한 감흥이 사라졌다.
더 이상 새해를 기다리지 않게 되었고,
새해 목표를 세우지 않게 되었다.
다만, 새해에 대한 한 가지 미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첫 날에는 울지도, 화내지도 않고 보내자.
그렇게 해야 그 한 해도 별 일 없이 지나갈 것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어쩌면, 새해 목표가 '이번 년도 무사히'가 되어버린 걸지도 모르겠다.
인생이란 굴곡진 길을 걸어가면서 깨닫게 된 것은,
그저 올 한 해도 '별 일 없이' 지나갔다면 잘 보낸 한 해라는 것이었다.
지키지 못할 포부 가득한 계획을 지키는 것보다
그저 '무사히' 한 해, 한 해를 보내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인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 년은 첫 날에 울어버렸다.
그래서,
이번 년도는 정말 오랜만에 목표를 하나 정했다.
어차피 이번 해에 무슨 일인가 있을 거라면 그것은 기뻐서 울 일로 만드는 게 낫겠지.
매일, 일기를 쓰기.
그렇게 1년 후 돌아봤을 때, 기쁘게 울 일들만 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