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다
오랜만에 만난 언니에게 가족에게도 하지 않은 비밀 이야기를 했다.
비밀이라고 해도 거창할 것 하나 없는 것이었다.
내가 쓰고 있는 글에 대한 것이었고, 그 마저도 온전히 공개하진 못했다.
다만 글과 관련한 나의 고민에 대해 털어놓았다.
이야기를 쓰고는 있는데, 나의 글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되지 않을지,
이 글을 써도 되는 걸지 모르겠다고.
의외로 답은 명쾌했다.
'괜찮다.'
글을 소화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는 것이었다. 작가가 글을 내놓기까지의 고민과 힘듦은 거기서 끝이다. 이후에 그 글을 어떻게 다룰지는 읽는 사람의 몫이라고.
괜히 독자의 입장까지 고려하다가는 내 글에 가식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그게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사실 작가라 하기엔 거창하고, 내 글이 많이 읽힐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러니, 적어도 글을 쓰는 순간만큼은 뒷일 생각없이 쓰는 게 최선책이라는 것이 결론이었다.
조금은 용기를 얻었다.
맘에 들지 않는다면,
혹여나 내가 생각한 문제가 생긴다면.
그 때 가서 그만두어도 되니까.
괜찮다. 다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