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건 돈값
나는 명품가방을 산 적이 없다.
(속칭) 개념녀 코스프레도 아니었고,
살 수 없는 형편이었던 것도 아니다.
(명품 가방 구매여부가 개념과 상관도 없고)
부담이 되는 가격이긴 해도
한 두 달 월급을 모으면 충분히 살 수 있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주변 친구들 모두, 한 두 개쯤은 명품을 갖고 있었다.
심지어 나보다 월급이 적은 후배도 어느날인가 명품을 들고 왔다.
그럼에도 나는 30이 훌쩍 넘은 나이에도 명품가방이 없다.
단지, 필요하지 않았다.
그런 내가 처음으로 명품을 구매해야 하나 고민한 것은 우연히 들은말 때문이었다.
'항상 이상한 가방 들고 다니시고...'
날 위해 한다는 말이었지만 그 말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남 시선 크게 신경쓰지 않으니
상관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신경쓰기 싫어서' 명품을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론적으로 나는 며칠간 고민만 하다가
결국 사지 않았다.
이유는 같았다. 필요하지 않았다.
그 정도의 돈값을 하냐? 라고 물었을 때
적어도 내게는 돈값을 못했다.
후보로 올렸던 가방도 몇 개 있었다.
사려고 매보기까지 했는데, 가격을 듣고 선뜻 사지 못했다.
언젠가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가방이 생기고,
그 정도 돈값을 한다고 생각이 들면 구매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 나는 시선의 귀찮음보다는
돈값이 중요한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