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왜 자꾸 돈 안가져와?"
시장에 가서 고기 반근만 사와라…꼭 일신 정육점에 가야 한다.
내 나이 7살 글자를 몰라 대략 위치만 알고 근처를 두리번거리다 정육점을 겨우 찾았다.
마침 일하는 형도 나를 보고 뭘 찾느냐고 묻는다. 엄마가 고기 반근만 달란다고 했다.
어이없는 표정으로 넌 누구니? 황해 식당 아들인데요. 엄마가 말을 하면 고기를 줄 거라고…
이거 뭐 양아치도 아니고 돈도 없이 고기를 달라 한다. 그것도 일면식도 없이 다짜고짜…
그 형 옆에 어마어마하게 덩치가 큰 아저씨에게 사장님! 얘가 황해 식당 아들이라는데
고기를 외상으로 달라는데 어쩔까요? 그 아저씨 웃으면서 "줘~"
그 형과 잠시 동안 서로가 눈만 깜빡깜빡… "너 황해 식당 아들 정말 맞지?" "네~"
소고기 반근만 주면 되는거지? 다음엔 꼭 돈 가지고 와라…
네~ 대답과 동시에 고기를 받고 쏜살같이 집으로 향했다.
집에 가서 왜 돈 안 가지고 왔냐고 그 형이 뭐라 뭐라 했다고…황해 식당 모른다고…
아~ 창피해 다시는 안가!
아니 왜 몰라? 다음에 같이 가서 인사시켜 줄게…
어머니!!! 이게 말이 됩니까? 먼저 가서 인사를 시킨 후에 외상을 시켜든가 하는거 아닌가요?
최근의 어머니께 물어봤더니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한다. 와 미치겠다.
시간이 흘러 초등학교 2학년쯤 정육점 아저씨는 여전히 돈 좀 가져오라고 한다.
설마 몇 년 동안 돈을 안 준 것은 아니겠지?
근데 외상이 취미생활도 아니고 난 너무 창피하다. 돈 없으면 안 간다고 몇 번이나 말을 했는데
그때마다 돈 줬으니까 진짜 가도 된다고… 그런 말을 들은 것만 해도 수도 없다.
이번엔 성질과 짜증을 심하게 내자 당신이 가신다.
와~ 정말 돈 없이 고기를 들고 오셨다. 이젠 너한테 돈 가져오라 안 할 거라 하면서…
결국 장기적으로 나를 외상 심부름을 시킬 심사였던 것이다.
며칠 후 다신 간 정육점에서 그 형이 “너 왜 자꾸 돈 안 가져와?”
아~ 미치겠다. 대체 뭘 해결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