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예지 Oct 03. 2024

리빙페어, 처음부터 끝까지

04 시선을 사로잡을 1초를 위한 나만의 가설 세우기

며칠을 위해 몇 달을 준비해서 나온 브랜드들은 정말 누구나 절실합니다. 사람들은 지나가면서 1~2초 만에도 들어갈지 말지를 판단해버립니다. 그래서 시선을 사로잡는 요소는 물론이고,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모든 과정이 좋은 기분으로 흔적을 남길 수 있도록 체크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부스를 기획할 때 종종 까먹었던 사실은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모른다는 것이었어요. 그러니 일단은 ‘저 부스는 무슨 브랜드야?’라는 생각부터 하게 만들어야 했어요. 다른 것보다 우리를 각인하는 것이 중요했죠.


이때 우리의 목적이 매출인지 노출인지에 따라서 방향이 크게 달라집니다. 매출을 목표로 한다면 콘텐츠 역시 구매 전환이 잘 될 수 있도록 설명하는 장치를 치밀하게 배치해야 할 거예요. 할인율이 큼직하게 표시된 안내문, 구매하기 좋은 고객 동선, 당장 사지 않더라도 구매가 가능한 링크를 준비할 수 있겠죠. 반대로 노출을 목표로 한다면 브랜드의 스토리, 제품을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야 합니다. 브랜드의 컬러를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VMD도 필요하겠고, 제품을 자연스럽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이벤트를 기획해볼 수도 있겠죠. 틀려도 좋으니 가설을 세우고 치밀하게 계획하고 검증해보세요.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바로 사로잡는 무언가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결국 브랜드를 각인시킬 수 있는 우리 만의 대표 상품, 특별한 경험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브랜드의 이야기를 대표 상품으로 내세우는 것도 추천합니다. 어렵지만 대체할 수 없는 스토리가 되니까요.)


✅ 적중했던 가설 1 :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법! 줄을 세우면 인기 많은 부스처럼 보여서 자연스럽게 관심이 모일거야.

- 이름만 들어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는 쉬운 이벤트인 로또를 기획해서 긍정적인 바이럴 발생

- 행사 마지막 날 기습적인 디피 상품 세일 고지로 지속적인 관심 유발


✅ 적중했던 가설 2 : 부스를 구석구석 돌아다니게 만들면 자연스럽게 우리 브랜드를 파악하게 되겠지?

- 브랜드를 상징하는 10가지의 ‘스탬프’ 를 여행 코스 밟듯이 모아보는 경험

- 여행지처럼 쉽게 모으는 맛이 있도록 굳이 미션을 주거나 숨겨두지는 않음


아직 어렵다면, 과거에 내가 모아두었던 레퍼런스를 끄집어 내봅니다. 나는 그 경험이, 그 장소가 왜 좋았는지, 우리 브랜드라면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생각해보세요.


또 하나 추천드리는 것은 작년 반응이 좋았던 부스를 모아서 살펴보세요. ‘2024 리빙페어‘와 같이 검색하면 여러 리뷰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브랜드가 있을 거예요. 나와 비슷한 규모로 부스를 만들었다면 더욱 참고하기 좋아요. 막힐 때는 작년 페어 방문기를 읽고 또 읽으면서 어떻게 구성할지 힌트를 얻어보세요.


모든 것이 다 의도대로 착착 진행된 것은 물론 아니고, 꽤 아쉬웠던 점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가설들을 만들고 어떻게 좋은 방향으로 만들 수 있을지 구상해보는 것은 큰 차이를 가져옵니다. 페어를 한두 달 남겨둔 정신없는 상황에서는 이렇게 우선 순위에 따라 결정하고 계속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더라구요.


✅ 실패한 가설 1 : 고객의 동선을 만들어 드리면 오고가는 데 있어서 보다 수월할거야.

- 고객 분들은 입구에서 가까운 쪽이 아니라 사방에서 들어왔고 동선이 오히려 통행을 방해함

- 동선을 통제하는 데에 내부 인원의 리소스가 크게 쓰였음


✅ 실패한 가설 2: 다양한 혜택과 프로모션이 있으면 매출로 이어질 거야.

- 혜택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제품을 잘 모르시는 경우 헷갈려 하시는 경우가 많았음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참가하기로 결정한 이상, 고객분들에게 아끼지 말고 베푸는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페어가 끝나고 주어진 많은 기회들이, 고객 분들에게 베푼 그 이상으로 돌아왔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네요.

작가의 이전글 리빙페어, 처음부터 끝까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